▲ 신개념 외식브랜드 ‘스쿨스토어’를 론칭한 토니 안. 요즘 한창 가맹점 모집 중이다. 윤성호 기자 cybercoc1@ilyo.co.kr |
“처음엔 단순히 내 앨범을 만들기 위한 1인 기획사를 차리려고 시작했어요. 그런데 평소 친분 있던 노진영 대표하고 서로 보완해주면 좋은 회사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노 대표님은 매니지먼트 전문가이고 난 연예인의 심리를 잘 아니까. 그렇게 정형돈과 려원을 영입하면서 티엔엔터테인먼트가 시작했죠.”
단순한 계기로 시작된 연예기획사 설립이라지만 지금 티엔엔터테인먼트는 토니 안을 필두로 김규리 김빈우 신봉선 이휘재 정형돈 조혜련 등 20여 명의 연예인을 보유한 굴지의 회사로 성장했다. 토니 안이 티엔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대표가 된 것은 지난 2004년, 고작 스물여섯 살이란 어린 나이였다. 그리고 그해 교복업체 스쿨룩스의 대표 자리에도 앉았다.
“HOT가 해체하고 JTL도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빨리 깨달았어요. 인기는 영원한 게 아니라는 걸. 그때부터 30대 이후를 생각하게 됐죠. 그렇게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어요. 요즘 아이돌 후배들한테 제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의 인기는 영원하지 않으니 늘 30대 이후를 생각하라고 충고해줍니다.”
토니 안은 열여덟 살의 나이에 HOT의 멤버로 데뷔하자마자 최고의 아이돌 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리고 다시 20대 중반에 사업가로의 변신에도 성공했다. 늘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업가로의 변신을 시도하던 20대 중반 시절이 토니 안에겐 너무나 힘겨운 시간이었다고 한다.
“JTL이 해체되면서 압박감이 컸어요. ‘HOT 떨거지’라고 공격하는 네티즌들을 보며 성공에 대한 압박감과 중압감이 너무 심했나 봐요. 그러다 결국 부러지고 만 거죠. 당시엔 외로움이 컸는데 외로움이 점점 자라 우울증이 되더군요. 힘든 일이 있으면 누군가에게 털어 놔야 하는데 언제부턴가 그런 얘길 못하겠더라고요. 나도 이런 저런 힘든 일이 많은데 내가 그런 얘길 하면 행복한 고민으로 들릴까봐 그냥 참곤 했거든요. 늘 남의 얘길 들어주기만 하고 정작 내 자신은 아무한테도 말을 하지 못하다보니 나중엔 대인기피증까지 오더라고요.”
우울증을 앓는 연예인은 예상보다 많다. 그런 만큼 우울증이 심해져 가장 가슴 아픈 합병증인 자살로 팬들의 가슴에 큰 상처를 남긴 연예인들도 여럿 된다. 다행히 토니 안은 적극적인 치료로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약물치료와 정신과 의사와 상담을 하며 극복해 나갔어요. 다행히 저는 정신과에 대한 편견이 없었던 터라 빨리 병원을 찾았거든요. 그땐 약으로 버티며 방송 출연까지 했어요. 안 좋은 생각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우울증으로 힘겨워하다 세상을 떠난 동료 연예인들을 보면 어느 정도는 왜 그런지도 알 것 같아요.”
최근 토니 안은 프리미엄 분식 프랜차이즈 업체 ‘스쿨스토어’를 설립해 대표로 취임했다. 가장 먼저 강남역 인근에 1호 매장을 오픈한 데 이어 다섯 개의 매장이 오픈을 앞두고 한창 준비 중이다. 요즘 한창 가맹점 모집 중이다. 토니 안은 요식업을 고민하다 분식이 가장 자신 있는 음식이라 분식점을 오픈하게 됐다고 말한다.
“맛집 찾아다니는 게 취미일 정도로 워낙 먹는 걸 좋아해서 요식업에 대한 생각을 오랫동안 해왔어요. 내가 뭘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도중 방송국 대기실에서 분식을 먹다 우연히 깨달았어요. 내가 그동안 제일 많이 먹은 음식이 분식이니 분식은 자신 있다는 걸. 방송 스케줄이 바쁠 땐 하루 한 끼 이상 분식을 먹었거든요. 분식은 길거리 음식과 배달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깔끔한 분위기에서 먹으면 또 다른 느낌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처음에는 여성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매장을 생각했지만 토니 안의 의견이 적극 반영돼 여성 고객은 물론 커플들에게도 저렴한 가격에 멋진 데이트를 할 수 있는 매장을 만들게 됐다고 한다. 메뉴 역시 기존 분식집과는 전혀 다르다.
“대표적인 메뉴는 ‘먹물 포카치아’예요. 제가 이태리 음식을 좋아해 이태리 음식의 맛과 멋을 더한 분식 메뉴를 개발하고 싶어 만든 역작이거든요. 또한 국내 최초의 분식집 샐러드 바인 ‘모닥바’가 우리 매장의 비밀무기이고요.”
사업가로 성공한 만큼 큰돈을 벌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안타깝게도 그렇지는 않은 모양이다. 그가 당장의 수익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사업가이기 때문이다.
“재산은 있지만 남들 생각하는 것만큼 많지는 않아요. 뭐 지금도 월세 살고 있으니까요. 얼마 전까진 붐하고 같이 방 두 개짜리 오피스텔에서 월세 반반씩 내며 같이 살다가 최근에 서로 독립했을 정도예요. 워낙 지출이 많은 편인데다 여기저기 투자도 많이 하거든요. 마흔 살 전까진 손해를 보더라도 이것저것 해보고 싶어요. 절약으로 부자가 되는 것보다 손해를 볼지언정 다양한 경험을 쌓아 그 경험으로 일어서고 싶거든요. 제가 아직은 젊잖아요(웃음).”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