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기존의 이런 생각을 뒤집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최근 새롭게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남아공 케이프타운대학의 닐스 버그만 소아과 전문의는 “신생아들은 가급적 엄마 품에서 자는 것이 좋다. 그리고 서너 살이 될 때까지도 한 침대에서 자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엄마와 아기가 함께 자는 습관이 아기의 두뇌 발달과 심장 발육, 그리고 훗날 청소년이 됐을 때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연구팀이 16명의 신생아들을 대상으로 엄마 품에서 잘 때와 아기 침대에서 잘 때를 번갈아 관찰한 결과 둘 사이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나타났다. 가령 아기들은 아기 침대에서 따로 잘 때 스트레스를 3~4배 더 받았으며, 수면의 질 역시 더 나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잠을 잘 때 깊은 수면 단계와 렘수면 단계(활동적 수면 단계)를 번갈아 오간다. 그런데 아기 침대에서 잠이 든 16명의 아기들 가운데 단 6명만이 깊은 수면 단계에 빠졌다. 두 가지 수면 단계를 자연스럽게 순환할 때 두뇌 발달이 더 잘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처럼 깊은 잠을 자지 못하는 아기들의 경우에는 두뇌 발달이 더딜 수밖에 없게 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렇게 자란 아이들이 훗날 청소년이 됐을 때 나타난다.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 호르몬에 노출된 아이들의 경우 대인관계가 원활하지 않아 결국 사람을 사귀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아기와 엄마가 함께 자는 것을 권장하고 있는 ‘영국국립아동기금’은 부모들이 흡연을 하거나 술을 마시거나 약물을 사용하거나 비만이거나 아프거나 지나치게 피로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능한 아이와 엄마가 한 침대에서 자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실시된 유아 돌연사와 관련된 조사 결과는 과연 이런 방법이 옳은가 의문이 들게 한다. 연구 결과 영국에서 최근 원인을 알 수 없이 돌연사한 아기의 3분의 2가 엄마와 한 침대에서 자다가 숨진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버그만 박사는 “아기들이 질식사하거나 돌연사하는 것은 엄마와 함께 잠을 잔 것보다는 유독가스, 담배연기, 알코올 냄새, 너무 큰 베개, 위험한 장난감 등 다른 이유들 때문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