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걷기나 낮은 산 오르기를 꾸준히 하면 뼈 주변 근육과 허벅지, 무릎관절 근육이 튼튼해진다. 전영기 기자 yk000@ilyo.co.kr |
건강한 척추는 옆에서 보면 S자 형태다. 목뼈는 앞으로 볼록하고 등뼈는 뒤로 볼록하며, 허리뼈는 앞으로 볼록한 곡선이다. 이 척추만곡은 생후 12개월 정도에 걸음마와 함께 만들어진다. 잘못된 자세나 생활습관, 반복되는 일, 부상 등으로 만곡이 무너지면 무게중심이 크게 흔들려 몸의 균형을 잡는 데 과도한 에너지가 소모된다.
예를 들어 거북목증후군으로 옆에서 보면 C자형인 목뼈가 뒤틀리면 이를 보상하기 위해 허리의 S자 균형이 깨지게 된다. 때문에 항상 피곤하고 쉽게 지치게 되며, 척추가 보호하고 있는 신경이나 주위 관절, 인대, 근육에 손상이 오게 된다. 계속 방치하면 척추질환이 찾아온다.
때문에 미리미리 척추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 척추건강에 신경을 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건강한 척추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척추 건강에 나쁜 습관은 하나씩 고치고 좋은 습관을 들이는 노력이 중요하다.
# 바른 자세부터 신경 써야
허리를 구부정하게 만드는 잘못된 자세나 생활습관, 일 등이 자꾸 반복되면 혈액순환이 원활치 않아 허리근육이 굳고 염증이 생긴다. 결국 근력이 떨어지고 인대도 딱딱해져 척추를 단단히 잡지 못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척추를 지지하는 근육과 인대의 일부가 짧거나 늘어진 상태로 변한다. 요통이 찾아오는 것이다.
척추 주변 조직이 힘을 잃는 요통을 방치하면 척추가 중력의 영향으로 점점 주저앉는다. 척추뼈 사이가 좁아지면서 디스크가 눌리고 튀어나오는 ‘추간판탈출증’이 생길 수 있다. 척추 중앙에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지는 ‘척추관협착증’, 척추를 정면에서 봤을 때 좌우측으로 휘는 ‘척추측만증’ 같은 척추질환의 위험도 있다.
정동원 안산자생한방병원 원장은 “오래 서 있거나 무리한 일을 한 후에 허리가 뻐근하다가도 괜찮아지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늘 허리가 뻐근하고 불편하며 조금만 무리해도 극심한 통증이 있을 때는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바른 자세는 어떤 것일까.
▲허리는 항상 일직선으로 편다=서 있을 때 바른 자세를 취하려면 성악가가 손을 모으고 노래를 하는 모습을 연상하며 따라해 본다. 엉거주춤한 자세는 피하고 체중이 두 발에 똑같이 실리도록 한다.
앉거나 눕거나 활동을 할 때는 반드시 허리를 일직선으로 펴고 행동하며, 준비운동 없이 갑자기 허리를 뒤트는 자세는 피해야 한다. 그러나 너무 억지로 바른 자세를 취하려고 척추 근육을 과도하게 긴장시키는 것도 통증의 원인이 되므로 피해야 한다.
쪼그리고 않아 하는 작업은 굽은 허리를 만들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어려울 때는 20분마다 한 번씩은 허리를 뒤로 젖혀준다.
너무 고개를 숙이고 책을 본다거나 엎드린 채로 공부하는 등의 태도는 시력을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경추, 흉추, 요추에 무리를 줄 수 있다. 고개를 숙이고 작업을 할 때는 10분마다 고개를 뒤로 젖히는 등 목운동을 해야 한다.
▲머리와 등을 기댈 수 의자가 좋다=바른 자세를 위해서는 항상 스스로 체크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거울을 자주 보면서 머리가 정중앙에 있는지, 양 어깨의 높이가 같은지, 허리띠가 수평으로 매졌는지, 바지의 무릎 주름이 대칭인지를 확인한다. 서 있는 자세뿐만 아니라 앉은 자세에서도 확인을 해야 한다.
특히 바른 자세로 앉기 위해서는 의자의 선택이 중요하다. 무릎을 90도로 구부린 상태에서 발바닥이 자연스럽게 땅에 닿는 높이가 적당하고, 가능한 한 등과 머리를 기댈 수 있는 의자가 좋다. 뒤로 편하게 기댈 수 있을 때 디스크로 가는 압력이 훨씬 줄어든다.
소파에 허리를 비스듬하게 해서 오래 누워 있는 자세는 피한다. 허리에 비정상적인 하중이 가해지면서 통증과 함께 각종 척추질환을 만들 수 있다. 맨바닥에 앉는 것도 디스크 압력을 가장 높게 증가시키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 척추건강에 좋은 운동은?
척추건강에 가장 필요한 운동 효과는 바로 ‘유연성’과 ‘근력’ 강화다. “하지만 통증이 있는 상태라면 운동은 최대한 부드럽고 가볍게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척추에 좋은 운동은 빠르게 걷기. 1분에 100미터를 걷는다는 생각으로 30분 정도 걷는다. 걷기를 하면 자연스럽게 척추 주위 근육이 움직이게 되고 강화된다.
체력이 된다면 걷기보다는 낮은 산 오르기가 낫다. 몸의 무게와 중력이 척추에 걸리면서 뼈의 주변 근육과 허벅지, 무릎관절 근육을 튼튼하게 하고, 골밀도를 높여준다. 배낭 없이 휘파람을 불며 올라갈 정도의 속도를 유지하도록 한다.
수영은 허리 근육을 단련시키는 매우 좋은 운동이다. 하지만 허리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접영은 피해야 한다. 스케이트와 인라인 스케이트 역시 허리근육을 강화하고 유연성을 길러주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자세가 어색한 초보자나 무릎관절 통증이 있는 사람에겐 금물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실내 자전거 타기도 좋은 운동이다. 척추신경의 구멍을 넓혀주므로 척추관이 좁아진 척추관협착증 환자에게 특히 좋다.
요가는 허리를 긴장시킨 상태로 오래 앉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척추질환이 있는 사람에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건강한 사람도 허리를 삐는 급성 요통이 올 수 있다. 요가를 비롯해 볼링이나 골프, 테니스, 야구같이 허리를 순간적으로 뒤트는 운동을 하기 전에는 반드시 운동 전 10분 정도 준비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 잠자는 버릇도 살펴라
수면습관이 나쁘면 척추에도 그만큼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평소 허리 통증이 심하다면 잠자는 자세와 침구 등을 점검해 본다.
▲똑바로 잔다=허리 통증 때문에 밤에 편안한 잠을 자지 못하면 피로가 누적되고 또 다시 불면을 초래하는 원인이 된다. 수면 자세를 바꾸기가 쉽지 않지만, 의식적으로라도 반듯하게 누운 상태에서 무릎 아래에 베개를 괴고 자는 등의 수면 습관을 갖도록 노력하는 게 좋다.
척추질환을 앓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척추에 무리를 줄 수 있는 자세로 잠을 잔다고 한다. 특히 상체를 구부리고 사지가 가슴 앞으로 오도록 구부린 ‘태아형’ 자세와 엎드려 자는 자세는 피해야 한다. 태아형의 경우 습관적으로 한쪽 방향으로만 자게 돼 척추나 근육의 배열이 한쪽으로 치우칠 가능성이 높다. 엎드린 자세는 척추가 등 쪽으로 젖혀져 목이 비뚤어지고 허리에 압력이 가해져 허리 건강에 가장 나쁘다.
▲베개는 6~8㎝가 좋다=베개나 매트리스도 척추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우선 너무 낮은 베개는 바닥과 머리 사이의 간격을 없애고, 지나치게 푹신하면 머리와 목이 파묻혀 경추의 곡선이 유지되지 못하여 척추의 통증과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베개는 목이 편안하고 경추의 C자형 커브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높이는 6∼8㎝가 적당하다.
너무 푹신한 매트리스는 머리와 목, 척추의 올바른 정렬을 방해하고 허리 근육을 긴장시켜 요통과 척추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반대로 바닥이 너무 딱딱할 경우에도 허리 주위 근육과 어깨에 통증을 만들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 소식이 척추건강에 좋다
그렇다면 척추건강에 좋은 음식도 있을까. 척추에 좋은 음식을 골라 먹기 전에 적당량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소식은 필수다. 체중이 불어나는 경우 그만큼 척추에 무리를 주게 되어 척추가 고달파진다. 몸을 지탱해주는 기둥의 역할을 하는 것이 척추이므로, 지탱해야 하는 무게가 늘어날수록 무리가 되는 것이다.
영양소 중에서는 칼슘 섭취에 신경 쓴다. 칼슘은 골량을 적절히 생성하고 유지하며 중요한 뼈를 구성하는 데 중요하다. 우유나 뼈째 먹는 생선, 시금치, 달걀, 채소 등을 골고루 먹도록 한다. 변비로 인해 요통을 호소하는 이들이라면 변비 예방에 좋은 신선한 채소, 과일을 가까이한다.
홍합과 미역, 콩도 척추건강에 좋은 식품이다. 홍합은 칼슘과 인의 흡수율을 향상시켜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적이며, 혈중 칼슘과 인의 양을 정상치로 유지시켜 뼈 건강에 좋다. 미역은 골격 형성에 필요한 칼슘과 근육을 구성하는 단백질이 풍부해 곧은 척추를 지탱할 수 있게 한다. 콩의 단백질은 허리 근육과 척추를 튼튼하게 하기 때문에 허리 근육 약화로 나타나는 요통에 도움이 된다.
곰국, 뱀탕, 장어, 보약 등 고단백 식품은 좋은 음식이지만 활동량이 적을 경우에는 오히려 체중을 늘릴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칼슘 흡수를 방해하고 배설을 촉진하는 콜라나 고기, 귤, 커피, 소금, 설탕 등도 피하는 것이 좋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정동원 안산자생한방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