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권 진출 ‘영순위’ 정준호. |
연예계 잠정 은퇴를 선언하고 외부 출입을 삼가고 있는 강호동의 이름이 정치권에서 거론돼 눈길을 끌고 있다. 한나라당 인재영입위원회의 내년 총선 영입 후보군 가운데 강호동이 포함돼 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아이디어일 뿐’이라며 접촉까지 이뤄진 단계는 아니라고 밝혔고, 강호동 측 역시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강호동의 지인들은 하나같이 국회의원 출마설이 현실성 없는 얘기라고 지적한다. 강호동의 한 측근은 “강호동의 성격으로 볼 때 정치인인 상대 후보와 치열한 선거전을 치러야 하는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럼에도 출마 가능성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계속되는 잠행이다. 잠정 은퇴를 선언할 당시만 해도 종편 개국에 맞춰 컴백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소속사 측은 “잠정이라는 단어를 붙이긴 했지만 사실상의 은퇴에 가깝다”며 조기 컴백설을 부인했다. 따라서 사업가로서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됐다.
전 소속사 스톰이앤에프의 내부 문제로 출연료 미지급 파동을 겪을 당시 유재석이 전속계약을 해지하고 소송을 제기한 데 반해 강호동은 조용히 전속계약 기간을 모두 채우고 소속사를 떠났다. 강호동은 전 소속사 주주였던 터라 소송 제기를 하지 못했던 것이다. 전 소속사 시절부터 사업에 대한 관심을 보여 주주가 되기도 했던 그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잠정 은퇴 당시 강호동은 전 소속사를 떠나 새로운 연예기획사를 설립해 연예인 CEO가 된다는 소문부터 새로운 프랜차이즈 사업을 구상 중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강호동은 사업적으로도 전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행보가 바로 내년 총선을 겨냥한 것이라는 것이 출마 가능성을 제기하는 측의 주장이다. 인맥에 거액 제안까지 총동원된 종편의 강호동 영입 노력이 무산된 까닭 역시 총선에 출마하려면 내년 초엔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다.
그렇지만 측근들은 그의 성격상 총선 출마는 가당치도 않은 소리라고 한다. 다만 한 측근은 “본인이 직접 선거전을 치르지 않아도 되는 비례대표를 제안 받는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얘길 들려준다. 만약 한나라당에서 그를 비례대표 후보로 영입해 일개 지역구가 아닌 전국 단위 선거 운동의 기수로 내세울 전략을 가지고 있다면 그의 총선 출마가 현실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강호동이 안철수 신당에 참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경철 안동신세계병원장은 모두 강호동이 진행하던 ‘무릎팍 도사’에 출연해 유명세를 얻은 인연을 갖고 있기 때문. 또한 안철수 측과 가까운 연예인으로 알려진 김제동과의 친분도 두터운 편이다.
안철수 신당이 가시화될 경우 평소 그를 지지해온 연예인들이 여럿 총선에 참여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연예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내년 총선 출마가 유력하다고 점쳐지고 있는 배우 김여진이 대표적이다. 홍대 청소 노동자 문제부터 적극적으로 현실 정치에 참여해 제 목소리를 내온 김여진은 2차 희망버스 행사 현장에선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기존 연예인들과 달리 시위 현장에서 경찰에 연행되기까지 하는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온 김여진은 최근 안철수의 멘토로 알려진 법륜스님과 ‘청춘콘서트2.0’을 진행하고 있다. ‘청춘콘서트’는 안 원장과 박 원장, 김제동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청춘콘서트’에 박 원장과 법륜스님 등 안철수 측 핵심 인물과 더불어 연예인 김여진과 김제동이 참여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김제동도 총선 출마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지만 선거 운동을 지원할 가능성은 높지만 직접 출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과 함께 진보 진영에선 개그우먼 김미화의 이름도 종종 거론되고 있지만 본인은 “출마하려면 벌써 했을 것”이라며 “자꾸 나를 정치권 진출과 연결 짓지 말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최근 급격히 눈길을 끄는 인물은 배우 정준호다. 워낙 탄탄한 인맥을 자랑하는 정준호는 정치권 진출 연예인 후보 영순위로 분류됐었다. 정준호가 2012년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장 큰 이유는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전 대표의 총선 불출마 선언 때문이다. 이 전 대표의 지역구는 충남 홍성·예산으로 예산은 바로 정준호의 고향이다. 이 전 대표의 불출마 선언이 정준호에겐 고향 지역구를 통해 정계로 진출할 최적의 기회가 될 수 있는 것.
▲ 지난 11월 22일 지상욱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의 북파티에 아내 심은하가 참석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
지난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유정현 의원과 같은 깜짝 카드가 될 연예인이 누군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지방 선거에서 참패한 한나라당이 서울과 수도권에서의 당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연예인 카드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특히 차인표와 같이 기부와 봉사활동 등으로 이미지가 좋은 연예인의 이름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