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그맨 김준호가 <개그콘서트>의 인기코너 감수성 녹화 도중 삭발을 해 화제를 모았다. 사진제공=KBS |
<개그콘서트(개콘)>의 인기코너 감수성을 이끌고 있는 고참 개그맨 김준호. 그는 얼마 전 녹화 도중 삭발을 해 화제가 됐다. 슬랩스틱을 비롯한 다양한 개그 아이템으로 오랜 기간 사랑받은 그였지만, 녹화 도중 갑작스럽게 삭발을 감행한 그의 모습에 시청자들이 적잖이 놀랐다.
관객들은 자신의 몸을 희생해 웃음을 유발하는 김준호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지만, 이내 그의 대사를 듣고는 자지러질 수밖에 없다. 그가 직접 밝힌 삭발의 이유는 다름 아닌 연말 시상식 수상. “이렇게 하면 상 받을 수 있겠지?”라며 시작된 그의 돌발 행동은 제작진조차 미처 몰랐다고 한다. 흐름상 후배 개그맨 이동윤이 삭발을 할 예정이었으나 김준호가 녹화 직전 자신이 머리를 밀겠다고 나선 것.
이날 그의 돌발 행동에는 숨은 사연이 있다. 지난 2007년 김준호의 단짝이자 그해 KBS 연예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던 김대희. 당시 김대희는 개그맨 최초로 녹화 도중 실제 삭발을 감행했고, ‘삭발투혼’이라는 칭찬까지 들으며 생애 첫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김준호는 본인이 직접 밝혔듯 내심 연말 시상식 수상을 노리고 김대희의 삭발투혼을 슬쩍 흉내 낸 것이다.
과연 원조 삭발 개그맨 김대희는 김준호의 수상가능성을 어떻게 볼까? 한 인터뷰를 통해 그는 “삭발 모양도 웃기게 나온 데다 최효종과 김원효라는 강력한 후보들이 있어 어려울 것 같다”며 그의 수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과연 연말 KBS 연예대상에서 김준호가 상을 받을 수 있을지 더욱 궁금해진다.
한편 <개콘>의 최장수 코너로 사랑받으며 얼마 전 대단원의 막을 내린 코너 ‘달인’. 달인의 주인공 김병만은 코너를 내리며 제작진은 물론 주위 동료들에게 상당한 회유를 들어야 했다고 한다. 특히 ‘달인’을 어떻게든 연말까지 끌고 가야지 않겠냐는 충고가 많았다고 그는 고백한다. 그가 코너를 연말까지 끌고 갈 경우 대상 수상은 떼어논 당상이라는 것이 이유였다. 실제로 김병만은 강호동 잠정 은퇴 선언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만큼 대상 수상에 대한 기대가 컸던 상황.
이에 김병만은 “박수칠 때 떠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 일찌감치 코너를 내렸다”며 “기회가 오면 언젠가 대상을 타지 않겠냐”는 입장을 밝혔다. 수상을 위한 억지 아이템 짜내기보다는 운명론을 주장하는 김병만. 달인 코너를 내리며 현재 종편 채널을 비롯한 타 방송사의 각종 예능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출연으로 활동 폭을 넓힌 그의 대상 수상 여부는 오는 12월 24일 K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개그맨 사이에서 공공연히 수상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이는 다름 아닌 박명수다. 그는 4년 전 <무한도전> 멤버들과 함께 공동으로 대상의 영광을 누린 바 있지만 이후 내심 단독 수상을 노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때문에 그는 연말시상식을 앞두고 출연하는 프로그램마다 혼신의 힘을 쏟기로 유명하다. 공개적으로 예능국장에게 영상편지를 띄우는가 하면 몸 개그는 물론 각종 분장쇼와 패러디 무대를 마다하지 않는 열정을 선보이곤 한다.
그러나 그의 이런 노력이 때론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지난 2009년 <무한도전>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였던 봅슬레이 특집편. 당시 박명수는 자신이 멤버들에게 도움이 되지못했다며 서러운 눈물을 흘려 시청자들의 가슴을 짠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한편에선 당시 <무한도전> 게시판을 비롯한 인터넷 상에서 박명수의 눈물이 가식적인 ‘악어의 눈물’ 같았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급기야 <무한도전> 멤버인 정형돈이 방송을 통해 당시 눈물의 진위(?)를 물었고 박명수가 강력히 부인하다 결국 “나중에 상이라도 줄까봐 좀 쥐어짰다”고 실토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가 언제쯤 홀로 연예대상을 수상해 길고 긴 2인자 자리에 마침표를 찍게 될지 시청자들도 기대하고 있다.
배우들에게는 묘한 연말 시상식 공식이 있다. 바로 시상식 시즌과 가까운 하반기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일수록 수상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 반면 제 아무리 많은 사랑을 받았어도 상반기 종영한 드라마의 배우들은 수상에 대한 욕심을 비울 수밖에 없다. 이름 하여 ‘상반기 드라마의 저주’.
▲ 공효진이 출연한 <최고의 사랑>. 사진제공=MBC |
지난 2009년 <내조의 여왕>으로 화려하게 브라운관에 컴백한 배우 김남주. 드라마가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그는 연말 연기대상의 강력한 대상 후보로 꼽혔지만, 결과는 아쉽게도 최우수상 수상이었다. 김남주는 <내조의 여왕> 방송 당시 연말 대상은 떼어논 당상이라며 자신의 대상 수상을 점쳤다고 한다. 그러나 <선덕여왕>이 인기를 끌자 마음을 비웠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상반기 드라마의 저주’는 물론 ‘사극출연=대상’이라는 또 하나의 공식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고. 이듬해 김남주는 결국 하반기 드라마를 선택하고야 말았는데 <내조의 여왕> 시즌2에 해당되는 <역전의 여왕>. 그리고 결국 그는 비로소 대상을 수상했다.
주영민 연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