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한도전>에 출연 예정이던 레이디가가는 100% 실내촬영 원했으나 김태호 피디가 콘셉트에 안 맞는다는 이유로 ‘퇴짜’를 놓았다. |
얼마 전 오랜만에 CF 나들이에 나선 톱스타 A. 대한민국 최고의 미모로 남성들을 울리던 A는 결혼 이후 미시족의 대표주자가 돼 또 한 번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게다가 각종 사회 활동과 기부 등으로 이미지 쇄신에도 성공한 A지만 촬영 당일 CF 현장 스태프들에겐 “그럼 그렇지~”라는 씁쓸한 평을 들어야만 했다.
A의 까다로운 성격을 익히 들어왔던 터라 스태프들은 어느 정도 마음의 각오를 하고 촬영장에 왔다고 한다. 의외로 이날 A의 요구 사항이 그리 다양하진 않았다. 다만 한 가지 특별한 요구 사항을 주문했는데 그 내용은 바로 화장실 단독 사용이었다. 스튜디오에 있는 단 하나의 남녀 공용 화장실을 본인이 혼자 사용하겠다는 것. 그러다 보니 이날 촬영 현장인 스튜디오의 화장실엔 ‘사정상 화장실 사용을 금합니다. 스태프들은 스튜디오 밖 화장실을 이용해주세요’라는 문구가 떡하니 붙어 있었다.
현장에 참여했던 한 스태프는 “대중을 상대로 이미지 변신에는 성공했다지만, 그 말에 동의하는 스태프는 아무도 없다”고 분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추운 날씨에 찻길 건너 100m가량 떨어진 화장실을 오가야 했던 수십 명의 스태프들이 A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갖게 됐을지, 충분히 상상이 가는 대목이다.
루머 많기로 유명한 가수 B. B는 최근 출연한 한 프로그램 녹화를 앞두고 자신의 매니저와 제작진들에게 이색 주문을 했다고 한다. 장시간의 녹화에 대비해 자신의 대기실에 국내에서 파는 모든 종류의 담배를 일렬 종대로 준비시켜 놓으라는 것. B의 지나친 억지에 해당 스태프들은 난처해했으나 어렵게 섭외에 성공한 B를 위해 인근 편의점에서 담배를 사다놓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실제로 B는 녹화 도중 수시로 휴식을 요청했고, 이때마다 대기실에서 마음에 드는 담배를 골라 피웠다고 한다.
▲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 회고전’에 초대된 김지미. 연합뉴스 |
10년 만에 공식석상에 나서는 대배우를 위한 일이라는 점을 감안해 주최 측은 객실 15개와 전용버스를 대절해주는 선으로 마무리했지만, 지나치게 요란한 행보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는 없었다. 김지미 측이 언론과의 인터뷰에 일절 나서지 않았던 것도 본인의 요구 사항이었다고 하니 그를 기다리는 팬들의 입장에서도 아쉬움이 남는 일이었다.
▲ 릭윤 |
당시 영화제 측도 심사위원으로서의 릭윤의 위상과 영화제 홍보를 위해 그의 요구 조건을 전폭 수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릭윤은 기자회견을 통해 특별대우 논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힌 바 있는데, 그는 “양복 한 벌 제대로 맞춰주지 않더라”며 특별대우 논란을 애써 위트 있게 넘어가려 한 바 있다. 한편 당시 논란은 릭윤이 개봉 예정이었던 영화 <삼나무에 내리는 눈>의 제작사 유니버셜 측에서부터 비롯된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와 다른 배우 관리시스템을 갖고 있는 할리우드 스타일이 낳은 해프닝인 셈이다.
실제로 해외스타들은 내한 과정에서 각종 무리한 요구로 스태프의 피를 말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09년 세계적인 팝스타 레이디가가의 내한 당시 그는 인기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할 예정이었다. 평소 거침없는 언행과 파격적인 의상으로 유명한 레이디가가답게 김태호 PD를 비롯한 <무한도전> 제작진들에게도 깐깐한 요구를 했다고 하는데, 그 가운데 백미는 ‘100% 실내 촬영’이었다.
이유인즉, 야외 촬영일 경우 자신에게 비춰지는 조명을 조절할 수 없으므로 자신이 직접 조명과 무대 세팅을 할 수 있는 실내 촬영만 응하겠다는 것.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프로페셔널한 월드스타의 모습이긴 하지만, 항상 맨땅에 헤딩하는 <무한도전>의 콘셉트와는 맞지 않아 김태호 PD가 과감히 레이디가가를 퇴짜(?)놓았다.
록그룹 스콜피온스의 요구도 독특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자신들의 대기실에 시바스리갈 18년산 500㎖를 준비시켜 달라는 것. 그들은 항상 무대에 오르기 직전 시바스리갈을 다섯 명의 멤버가 나눠 마시며 건배를 외치는 것으로 유명한데, 한국 공연을 앞두고도 이 의식(?)을 준비했다. 문제는 준비해놓았던 시바스리갈을 공연 전 한 스태프가 깨끗이 마셔버린 ‘대형참사’가 벌어진 상황이다.
결국 대기실은 비상 상황이 연출됐고 공연관계자들이 주변의 편의점을 샅샅이 뒤져야만 했다. 그러나 편의점에선 시바스리갈 미니어처만을 판매하고 있었고, 울며 겨자 먹기로 편의점 창고에 보관 중이던 미니어처까지 공수해 총 40개의 시바스리갈 미니어처를 스콜피온스 앞에 대령했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다행히 스콜피온스는 병들이 너무 귀엽다며 웃음을 터뜨렸고, 40개의 미니어처를 모두 비우고 즐거운 마음으로 무대에 올랐다는 후문이다.
주영민 연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