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의 전 애인 C 씨 측은 A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한 뒤 입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C 씨의 지인이 올린 글. |
블로그를 개설해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A의 섹스비디오와 나체 사진, 그리고 여권과 병원 진료 기록 등을 폭로하며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대만계 미국인 C 씨가 드디어 법적 대응에 돌입했다. 지난 8일 오후 매스컴을 통해 베일에 가려져 있던 C 씨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하자 C 씨 측은 폭로전을 전면 중단했다. 지금까지의 폭로전은 C 씨의 측근인 한국계 교포 여성 B 씨가 주도해왔다. C 씨가 한국어를 잘 모르기 때문이었다.
연예관계자들 사이에선 자신의 실체가 드러난 데 부담을 느낀 C 씨가 폭로전을 중단하고 잠수 모드에 돌입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었다. 이렇게 될 경우 A 측이 고소한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등의 혐의’ 건에 대한 경찰 수사도 무의미해질 수 있었다. C 씨 측이 맞소송을 하거나 스스로 입국해 경찰 조사를 받지 않을 경우 더 이상의 수사가 불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폴 등과 공조해 미국에서 C 씨를 강제로 연행하는 방법이 있지만 미국 국적자인 C 씨가 자신의 주장처럼 미국 경찰에 ‘청부 폭력’ 관련 고발을 하고 신변보호 요청까지 해놓은 상태라면 수사기관이 아닌 외교적인 방법으로 이를 해결해야 한다.
지난 9일 블로그에 A를 비난하는 글을 올린 뒤 일주일 넘게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C 씨 측은 그 사이 국내 변호사를 물색해 사건을 의뢰한 것으로 확인됐다. 블로그를 통한 폭로전을 접고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돌입한 것. 사건을 의뢰받은 이는 굵직굵직한 연예인 관련 소송에서 승소를 거듭한 연예 전문 변호사인 이재만 변호사다. C 씨 측은 “이재만 변호사에게 이번 소송을 맡겼고 이 변호사가 곧 고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재만 변호사 측은 아직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 고소장을 접수한 뒤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C 씨 측은 이번 소송에 대해 “A 측의 고소에 대해 맞소송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블로그를 통해 밝혀왔던 지난 3월 A의 집에서 청부폭력을 당한 사안에 대해 한국 사법기관에 고소하는 것”이라며 “A 측의 협박 때문에 곧장 소송을 제기하지 못했지만 이젠 법정에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해서 C 씨가 소송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더욱 눈길을 끄는 사안은 C 씨의 법적 대리인을 이재만 변호사가 맡는다는 점이다. 이재만 변호사는 6년 전에 벌어진 A 관련 폭력 사건에서도 피해자의 변호를 맡은 바 있다. C 씨 측이 블로그를 통해 밝힌 6년 전 사건 역시 실명이 아닌 미스코리아 출신 방송인 A로 보도됐던 사안이고 이번 사건과 유사점이 많다.
당시 사건은 2005년 9월 대학교수 D 씨가 A를 상대로 ‘빌려준 돈 6억 원을 갚으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연인 관계였던 두 사람은 결별한 뒤 A의 주택 구입자금 6억 원을 두고 다툼이 생겼다. D 씨는 ‘빌려준 돈’이라고, A는 ‘교제 당시 내게 호감이 있어 집을 사준 것’이라고 주장한 것.
그해 10월 D 씨는 A 측의 연락을 받고 약속장소에 나갔지만 그곳에 온 이는 제3의 인물인 연예관계자 E 씨였다. D 씨는 E 씨를 비롯해 함께 나온 남성 세 명에게 끌려가 감금 폭행을 당한 뒤 민사소송을 철회하겠다는 각서를 쓴 뒤 풀려났다. 이 일이 있고 며칠 뒤 D 씨가 경찰에 E 씨를 감금 협박 혐의로 고소한 것. 결국 양측이 합의를 하면서 사건은 마무리됐다.
당시 이 사건에서 D 씨의 변호를 맡았던 인물이 바로 이재만 변호사다. 당시 사건이 이번 사건과 유사하다고 주장해온 C 씨 측에서는 가장 적합한 변호사를 찾은 셈. 그렇다고 C 씨 측이 이 변호사가 6년 전 사건에서 피해자 측 변호를 맡았던 사실을 알고 일부러 변호를 의뢰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연예 전문 변호사로 유명한 이 변호사의 명성을 듣고 변호를 의뢰한 뒤에야 비로소 이를 알게 됐다고.
성동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할 당시만 해도 A 측 법적대리인은 법무법인 장백이었지만 경찰 고소인 조사를 앞두고 법무법인 세종으로 법무법인을 교체했다. 요즘 연예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연예 전문 변호사로 유명한 법무법인 세종의 임상혁 변호사가 A의 변호를 맡아 임상혁 변호사와 이재만 변호사의 물러설 수 없는 법적 다툼이 시작된 것.
한편 법무법인 세종 측은 경찰 고소인 조사를 마친 뒤 “A 는 영상 내용에 대해 ‘기억에 없다’고 말했고 블로그 게재 글의 내용도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며 “지난 3월 C 씨가 아무도 없던 A의 집에 문고리를 부수고 들어와 휴대전화와 시계 등을 훔쳤고 귀가 후 마주친 A의 얼굴과 입술 등을 때린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고 밝혔다. 동영상의 진위 여부를 명확히 밝히진 않았지만 “기억이 없다”는 표현으로 최소한 ‘상호 합의 하에 촬영한 비디오는 아님’을 분명히 한 것. 또한 지난 3월 C 씨가 A의 아파트 문을 부수고 들어와 절도 및 폭행을 가했다는주장도 눈길을 끈다. C 씨 측이 주장한 지난 3월 A의 아파트에서의 청부폭력 사건과는 완전히 대치되는 주장이다. 게다가 취재 과정에서 만난 A와 가까운 한 연예관계자 역시 “A로부터 몇 달 전에 전 애인이 아파트에 몰래 들어와 도둑질을 해갔다는 얘길 들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또한 A와 C 씨가 결별 이후 금전적인 사안을 두고 다툼을 벌였다는 소문도 있다.
C 씨 측은 A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한 뒤 입국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양측의 대립이 법정 다툼으로 비화되고 C 씨가 직접 입국해 취재진을 만날 경우 A의 실명까지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섹스비디오 파문으로 시작된 이번 사안이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