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명가수 적우가 MBC ‘나는 가수다’ 캐스팅 의혹이 불거지면서 화제에 올랐다. 자료제공=MBC |
#의혹 1. 가난한 무명 가수였나?
가수 적우를 둘러싼 첫 번째 의혹은 적우가 과연 가난한 무명 가수 출신이었느냐 하는 부분이다. 얼마 전 한 인터뷰를 통해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아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으며 가장이었던 터라 룸살롱에서 노래를 부르는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밝힌 부분을 보면 가난한 무명 가수였음이 분명해 보인다. 그렇지만 지난 2004년 한 스포츠 신문에 일기 형태로 보도된 기사에서 적우는 “2001년, 나는 마침내 내 꿈의 일부를 이뤘다. 부모님께 물려받은 돈과 있는 돈, 없는 돈을 다 털어 서울 압구정동에 5인조 밴드가 서는 라이브 바를 연 것이다”라고 밝혔다. 가장이었다는 얘기와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돈이 있다는 부분이 서로 대치되고 있으며 압구정동에 라이브 바를 열었다는 부분 역시 ‘가난’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어 보인다.
‘무명가수’라는 타이틀 역시 데뷔 당시 쇼케이스를 그랜드하얏트호텔의 ‘리젠시룸’에서 화려하게 열었다는 점, 적우가 조용필 김광진 이문세 박선주 등과 함께 예술의 전당에서 콘서트를 가진 몇 안 되는 가수라는 점 등과는 매치가 잘 안 된다.
#의혹 2. 룸살롱 마담 출신인가?
적우의 ‘나가수’ 출연이 확정되면서 가장 화제가 된 부분은 과거 그가 “나는 룸살롱 마담이었다”라고 밝힌 인터뷰 기사였다. 게다가 “내가 운영한 룸살롱에는 각계 유명 인사들이 자주 방문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한 번의 인터뷰 기사에서만 이런 입장을 밝혔을 뿐 그 이후에는 입장을 바꿨다. 룸살롱에서 일한 부분은 사실로 인정하고 있지만 호스티스나 마담이 아닌 노래하는 가수로서만 일했다는 것.
그럼에도 네티즌들 사이에선 적우의 룸살롱 마담설이 거듭 제기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적우의 본명이 문유경임을 들어 강남 유흥업계에서 문유경이라는 이름의 마담이 실제로 유명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적우의 본명은 박노희인데 문유경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문유경은 적우의 데뷔 초 예명으로, 배우 김수로가 ‘가슴을 적시는 붉은 비’라는 뜻의 ‘적우’라는 예명을 지어주기 전까지 사용했다.
#의혹 3. 보이지 않는 손 있나?
애초에는 적우의 ‘나가수’ 출연 계기가 장 교수의 추천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적우가 두 번째 경연에서 ‘나 홀로 뜰 앞에서’를 불러 혹평을 받자 장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적우를 섭외한 것이 담당 PD라고 밝혔다. 게다가 “적우의 기용을 합리화하기 위해 예전에 내가 적우를 언급했던 인터뷰 내용을 과장되게 보도해 정당화하려는 의도가 개입됐던 것 같기도 하다”고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정당화하려는 의도’라는 표현은 그 이면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있을 수도 있다는 의미로 들리기도 한다. 이런 상황은 지명도가 떨어지는 적우의 출연에 불만을 갖고 있던 일부 네티즌들이 ‘스폰서가 있다’ ‘제작진에 돈을 주고 출연했다’ 등의 루머를 양산하는 것으로 연결됐다.
이런 다양한 의혹들의 실체는 무엇일까.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일요신문>은 두 개의 키워드를 발견했다. 우선 하나는 ‘J 카페’, 그리고 또 하나는 ‘엄청난 인맥’이다.
소문의 시작점이 ‘룸살롱 마담설’인 만큼 유흥업계 종사자들에게 적우에 대해 문의한 결과 공통적으로 손을 가리킨 곳이 바로 ‘J 카페’였다. 압구정동 소재의 ‘J 카페’에 대해 한 유흥업계 종사자는 “인테리어는 가라오케에 가까운데 술값만 놓고 보면 텐카페에 가깝다”며 “노래할 수 있는 시설이 있어 라이브 바로 볼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별도의 룸은 없어 룸살롱 형태로 볼 수는 없다고. 유흥업계 종사자들은 대부분 적우가 ‘J 카페’에서 ‘바지사장’으로 일했다고 알고 있었다.
압구정동에 열었다는 라이브 바, 본인이 운영했으며 유명 인사들이 자주 방문했다는 유흥업소 등이 모두 동일 장소인 ‘J 카페’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
실제로 ‘J 카페’는 라이브 바였으며 각계 유명 인사들이 단골이었다고 한다. 한 유흥업계 종사자는 “‘J 카페’의 실제 소유주는 유흥업계에서 유명한 사장이고 실질적인 운영은 적우가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한다. 바지사장이었던 만큼 그의 역할을 마담으로 볼 수도 있지만 적우는 주로 노래를 불렀고 단골손님 대부분 적우의 노래에 매료된 이들이었다고 한다.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돈’이 그리 거액이 아니라면 관련 의혹이 대부분 풀리는 대목이다.
‘엄청난 인맥’이 표면적으로 드러난 대목은 2004년 그의 데뷔 쇼케이스였다.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 리젠시룸에서 열린 데뷔 쇼케이스에 적우는 각계 인사 101명을 초대했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조순 전 총리, 정동영 민주통합당 의원, 강제규 감독, 박중훈, 황신혜 등이 초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제작자 신철은 “이들 유력 인사들은 대부분 적우의 노래를 듣고 후원자가 되겠다고 자진해서 나선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데뷔 이전에 적우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주된 장소는 ‘J 카페’였던 만큼 그곳을 찾았던 손님들일 가능성이 크다.
적우는 스포츠 신문에 일기 형태로 보도된 기사에서 제작자 신철 역시 유흥업소에서 노래를 부르다 손님으로 처음 만났다고 밝혔다. 또한 자신이 운영한 라이브 바의 단골손님으로 최민수 최민식 정준호 김형석 김현철 등을 언급했다. 김형석과 김현철은 현재 ‘나가수’ 자문위원단에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유흥업계 종사자들 역시 ‘J 카페’가 유력 인사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유명했다며 그 중심에는 적우의 노래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형성된 탄탄한 인맥이 적우의 가수 활동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