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선보인 속편 액션+코미디 업그레이드…“믿고 보는 관객들 실망시키지 않으려 노력”
“흥행에 대한 부담이 없을 순 없죠. 그런데 그걸 온전히 저 혼자 책임지는 게 아니라 다 ‘n분의 1’ 하는 거잖아요(웃음). 사실 2편을 찍는다면 저 없어도 되게끔 쓸 수도 있었을 건데. 아무리 그래도 잠깐이라도 나와야 하니까요(웃음), 그런 부분에 대한 책임감도 있었던 것 같아요.”
2017년 ‘공조’가 780만 관객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서 후속편에 대한 이야기가 설왕설래 이어졌다. 주·조연들의 차기작 촬영 스케줄과 시나리오 완성, 감독 선정 등 촬영 전반의 문제가 전부 해결돼 2편의 제작이 들어가기까지 꼬박 4년이 걸려 5년 만에 관객들 앞에 ‘공조2: 인터내셔날’이라는 이름으로 설 수 있게 됐다. “전편만 한 속편이 많겠느냐”는 영화계 징크스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지만, 유해진은 그런 부담감을 다른 이들과 함께 지고 있다는 데서 편안함을 찾겠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잔혹한 글로벌 범죄 조직을 쫓아 남한에 파견된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 분)과 광역수사대 복귀를 위해 그의 파트너를 자청한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 분), 그리고 미국 FBI 소속 잭(다니엘 헤니 분)의 ‘삼각 공조 수사’를 그린 ‘공조2: 인터내셔날’은 모든 면에서 전편보다 곱절은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더욱 커진 액션 스케일과 사소한 신에서조차 빵빵 터질 수 있는 코믹 요소의 강화까지, 말 그대로 ‘이를 갈고’ 나온 셈이다. 초반부 달리는 차량에 찰싹 달라붙은 채로 쫓아가는 추격 액션을 직접 선보인 유해진은 “이번에도 액션은 정말 힘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액션 신을 한 번에 찍는 게 아니라 밤새 찍거든요. 안전장치가 있더라도 제 힘이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되다 보니 과하게 힘을 줘서 후유증이 오더라고요. 물리치료도 받고, 제가 이 정도인데 현빈 씨는 어느 정도겠나 싶고(웃음). 사실 액션 신이 또 1편보다 많아진 것도 있어요. 예전엔 휴지 가지고 흉내 내는 정도였지만 이번엔 좀 더 진지해졌죠. 제 생각엔 옥상에서 현빈 씨와 진선규 씨(장명준 역)가 보여준 곤돌라 신이 정말 잘 나온 것 같아요. 너무 상투적일 수도 있는데 손에 땀을 쥐게 하더라고요. 저도 시사회 때 보다가 그 신에서 순간적으로 ‘으악!’ 했다니까요(웃음).”
4년 만에 형사로서 다시 만난 현빈과의 호흡에는 자연스럽게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어느새 호형호제를 하게 됐다는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연기의 주거니 받거니를 찰떡같이 이어나갔다고. 여기에 새롭게 등장한 FBI의 미남 수사관 잭 역의 다니엘 헤니와도 유해진은 생각보다 더욱 빠르게 가까워질 수 있었다고 했다. 스케줄이 없는 시간 동안 틈틈이 본 유튜브 영어 교육 프로그램이 크게는 아니더라도 도움이 됐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현빈 씨 하곤 정말 배역을 떠나서 스트레스 없이 서로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그냥 이렇게 하자면 이렇게, 저렇게 하자면 저렇게. 저도 세월이 지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변화한 것도 있겠고 현빈 씨도 세월의 여유가 생겼어요. 그런 부분들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굴러가도록 만드는구나, 그런 걸 많이 느꼈죠. 또 다니엘 헤니 씨는 진짜 좋은 매너를 가진 분이에요. 한국말을 정말 잘하는데, 제가 최근 영어 공부를 해서 영어로 대화를 걸고 싶었던 거예요. 그래서 ‘아임 쏘 글래드 서머 이즈 오버(여름이 다 지나가서 기쁘다)’라고 한마디 했더니 거기다 또 쭉 영어로 답해주더라고요. ‘예, 미투’만 해주지(웃음).”
그런가 하면, ‘공조 시리즈’에서 로맨틱 코미디를 책임지고 있는 강진태의 처제 박민영 역의 임윤아에 대해서도 유해진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작품에서 ‘중요한 조연’으로 승진(?)한 임윤아는 그에 맞게 분량도 대폭 늘어났다. 강진태, 림철령, 잭 모두와 관계를 맺고 스토리의 또 다른 축으로 활약하는 그에 대해 유해진은 “조언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너무 잘해준 배우”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제가 1편을 찍을 때 윤아 씨한테 ‘넌 이 작품 하길 잘한 것 같아’라는 말을 했어요. 왜냐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윤아 씨의 예쁜 모습이 담긴 작품들은 많이 들어올 거고 그런 역을 많이 했는데, 이렇게 푼수 같은 역을 하면 굉장히 좋은 영향이 있을 것 같았거든요. 가수로서는 뭐 말할 것도 없지만 배우로서도 잘된 게 너무 기분이 좋아요. 이번에 보면서 예전에도 그랬지만 정말 이제는 더 안정되고 신뢰가 간다는 걸 느꼈던 것 같아요.”
주변인들의 칭찬을 다 하고 나면 남은 건 ‘나’뿐이다. 일정한 기간을 두고 연속해서 같은 캐릭터를 맡는다는 건 배우에게 영광이면서 동시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5년 만에 같은 캐릭터로 대중 앞에 서게 된 유해진은 자신의 연기, 그리고 자신이 구축해 낸 강진태란 캐릭터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연기를 업으로 삼아 20년을 넘게 보냈어도 유해진은 여전히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는 데 서툴다면서 손사래를 쳤다.
“시간이 지나야 제 연기를 객관적으로 보고, 제가 나온 작품을 전체적으로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원래 제가 하는 연기는 늘 아쉽죠. ‘이번 연기는 참 나름대로 만족해요’ 이런 경우가 잘 없어요. 퍼펙트하단 말이 잘 나오겠어요(웃음)? 그 아쉬움 때문에 다음 작품을 할 때 안 놓치려고 하는 것 같아요. 저를 믿고 보신다면 감사한 이야기이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따르니까요. 믿고 보셨는데 ‘야, 유해진 믿지마’ 하면 어떡해요, 믿고 봤는데 기대했던 만큼이 아니니까(웃음). 그렇게 안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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