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의 결실을 거두는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추석은 햇곡식, 햇과일을 이용해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며 온 가족이 음식을 만들어 나눠 먹으며 추수의 기쁨을 즐기는 우리 민족의 가장 큰 명절로 꼽힌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으나 추석에는 흔히 송편, 토란국, 잡채, 소갈비찜, 삼색나물, 튀김, 각종 전 등을 즐겨 먹는다. 명절 음식 준비 등으로 다른 때보다 실내외에서 주방기기 및 화기 취급이 늘어나는 만큼, 화상 사고에 주의를 해야 한다.
실제 보건복지부의 2020년 추석 전후 휴일 사고로 인한 일평균 응급의료센터 환자 내원 현황에 따르면 화상 환자가 평소 일평균 90건인 반면 추석 연휴에는 일평균 221건으로 246%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불, 뜨거운 물, 전기, 화학 물질 등에 의해 피부 및 연부 조직이 손상된 상태를 화상이라고 한다. 명절 음식 준비 시 뜨거운 물에 의한 열탕 화상, 뜨거운 냄비, 전기 그릴이 피부에 닿는 접촉 화상 압력 밥솥 등의 뜨거운 증기로 인한 증기 화상 등을 주의해야 한다.
화상의 정도에 따라 1도부터 3도 화상으로 분류한다. 1도 화상인 경우 피부 가장 겉인 표피층에 화상이 발생해 피부가 붉어지고 부종, 통증 등이 나타나며 물집은 생기지 않는다. 흐르는 물을 이용해 열을 식히도록 하며 피부 보습제 등을 발라 손상된 피부를 보호하도록 한다.
화상이 깊어 표피 안쪽 상부 진피층에 손상이 일어나면 물집이 발생하며 이때부터 2도 화상으로 분류한다. 화상이 깊어 하부 진피층까지 손상이 일어나면 감각이 없어지거나 피부가 창백해지기도 한다. 물집을 터트리면 2차 세균 감염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터트리지 말고 의료기관에 내원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진피 전 층과 피하조직까지 손상이 발생한 경우 3도 화상이라고 하며 침범 부위가 넓을수록 치료 기간이 길어지며 수술 및 피부 이식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빠르게 의료기관에 내원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손가락 및 관절 부위에 화상이 발생했다면 크기가 작더라도 회복되면서 살이 오그라들 수 있으므로 전문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대동병원 외과 구기범 과장은 “일상생활에서 화상을 입는 원인은 생각보다 다양하므로 평소 안전수칙을 알아두고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추석 연휴에는 더욱 전기와 불을 많이 사용하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며 “간혹 공휴일 응급실은 비싸다는 이유로 집에서 민간요법으로 소주, 된장, 감자 등 민간요법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감염의 우려가 있으므로 금지하며 화상이 깊다고 판단될 때에는 반드시 가까운 의료기관에 내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명절 음식 조리 시 가전제품이나 주방기기를 동시에 사용하는 행동은 삼가도록 하며 튀김 등 불을 이용하는 요리를 두고 자리를 비우거나 장시간 가열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 뜨거운 음식 등 주의가 필요한 음식이나 제품들은 어린이가 닿지 않는 곳에 두도록 하며 어린이 및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 등은 서로의 안전을 위해 가급적 주방 출입을 삼가시키는 것이 좋다.
#“콜레스테롤, 음식이 문제가 아니라 식습관이 문제”
직장인 A 씨(남, 35세)는 추석을 앞두고 고향에서 가족들과 함께할 식사자리가 부담스럽기만 하다. 얼마 전 병원에서 받았던 건강검진 결과 이상지질혈증 의심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평소 기름진 음식을 즐겨 먹지 않았고 정상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관리를 해왔던 A 씨는 기름지고 열량이 높은 추석 음식 생각에 올해는 고향 방문을 취소할까 고민 중이다.
고지혈증이라고도 불리는 이상지질혈증은 혈액 속에 총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증가하거나 HDL콜레스테롤이 감소된 상태를 의미한다. 대부분 비만, 당뇨병, 음주 등의 원인에 의해서 발생하지만 혈액 내 특정 지질이 증가되는 유전적 요인도 원인일 수 있다.
A 씨처럼 이상지질형증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콜레스테롤에 나쁜 영향을 주는 음식을 찾아 섭취를 줄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식단 개선의 노력에도 호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는 음식이 아니라 생활습관의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바쁜 직장 생활에 점심을 거르는 일이 잦고 과일, 아이스크림, 빵 등으로 식사를 대신하거나 저녁에 몰아서 폭식하는 생활 습관이 이상지질형증의 원인이 된 것이다.
콜레스테롤은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영양소이나 나쁜 콜레스테롤이 몸속에 많을 경우 동맥 혈관 안쪽 벽에 쌓이게 되어 혈관이 좁아져 동맥경화증이 발생하며 이로 인해 협심증,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 심뇌혈관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평소에 콜레스테롤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콜레스테롤은 과체중이나 육식을 즐기는 사람에게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오해한다. 콜레스테롤 관리를 위해 지방이 있는 육류, 동물성 지방 제품, 우유, 아이스크림 등 포화지방산이나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의 섭취를 주의하면 이상지질혈증을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콜레스테롤 수치는 단순히 음식만의 문제가 아니라 식습관, 가족력, 운동 부족 등 원발성 원인과 갑상선기능저하증, 신증후군, 만성간질환 등 기저질환, 약물복용, 임신 등의 이차성 원인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일상에서 콜레스테롤 이상을 예방하려면 음식 섭취뿐만 아니라 생활 습관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기름진 음식을 한꺼번에 많이 먹는 경우 외에도 폭식 후 다음날 굶거나 식사량이 일정하지 않는 경우, 끼니를 거르는 경우 등 식습관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릴 수 있다. 굶거나 평소보다 적게 섭취할 경우에 우리 몸은 밤과 비슷한 상태로 인식해 당 흡수를 늘리고 간에서 많은 콜레스테롤을 만들게 된다. 음식으로 영양소가 충분히 채워지지 않을 것을 대비해 미리 콜레스테롤을 저장하고 체지방이 늘리는 것이다.
대동병원 심장혈관센터 김수형 과장(순환기내과 전문의)은 “물론 기름지고 고열량의 음식 섭취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들은 각기 다양한 영양소를 가지고 있으므로 특정 음식을 안 먹는 것보다는 어떻게 먹을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무엇보다 규칙적인 식사습관은 콜레스테롤 수치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건강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어 불규칙한 식습관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규칙적인 식사습관을 기르기 위해서는 하루 섭취 칼로리를 생각해 골고루 영양소를 분배하며 부족한 영양소는 식사 사이 2회 정도 우유, 과일 등의 종류로 200kcal가 넘지 않는 선에서 섭취하도록 한다. 식품 구입 시에는 원재료 및 영양표시를 확인해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은 피하도록 하며 살코기, 생선, 계란 콩 등 양질의 단백질과 섬유소 섭취를 늘리도록 한다.
과음을 하게 되면 간에서 지방합성을 촉진해 이상지질혈증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절주하도록 하며 음주 시 기름진 안주를 피해야 한다. 섭취한 칼로리를 소비하기 위해서 운동은 필수이므로 본인 체력에 맞는 운동을 선택해 꾸준히 실시하도록 한다.
이혜림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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