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물성 지방 섭취로 인한 콜레스테롤은 대사과정에서 암물질을 만든다. 우태윤 기자 |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박동일 교수는 최근 대장선종이 있는 40세 미만 41명과 40대 이상 78명을 대상으로 대장내시경을 통해 절제한 대장선종의 유전자 분석한 결과, 40세 미만 젊은 층에서 ‘미소위성체 불안정성(MSI)’ 발생빈도가 31.4%로 40대 이상 6.4%보다 5배나 높았다고 밝혔다.
이는 40세 이전에 대장선종이 발생하는 환자의 3분의 1가량은 MSI가 원인이고, 이는 고령에서 발생하는 대장선종보다 성장속도가 빠르고 조기에 대장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다.
‘미소위성체 불안정성’은 일정한 규칙성을 가지고 배열된 유전자 염기 서열의 오류를 수정하는 시스템의 이상으로 인해 미소위성체 길이에 변화가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MSI 양성 대장암이 진행되면 성장속도가 빠르다는 특징이 있다.
지금까지 대장암은 유전적 요인, 음주, 흡연, 비만,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 요소에 의해 암 전단계인 대장선종에서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장선종이 생기면 10년 정도에 걸쳐 대장암으로 서서히 진행된다.
하지만 MSI 양성 대장암은 대장 내시경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발견되는 암인 중간암에서 많이 발견된다. MSI양성 대장암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고, 오른쪽 대장에 흔하게 발생한다. 다행히 치료 경과는 양호한 편이라고 한다.
▲ 왼쪽은 대장내시경 검사 모습. 사진제공=강북삼성병원 |
대장암이 있더라도 초기에는 별 증상이 없거나 설사나 변비 등 흔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암인지 모르고 그냥 지나쳐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변을 볼 때 변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하는데, 이때도 치질 정도로 생각해서 방치하는 이들이 많다.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된 다음에는 식욕부진, 체중감소가 나타나거나 장출혈로 혈액이 손실되어 빈혈이 생길 수 있다. 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고, 변이 가늘어지거나 변을 보는 횟수가 잦아지는가 하면, 배에서 평소에 만져지지 않던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한다. 암덩이가 커져 장이 막히면 배가 불러오고 복통과 구토가 나기도 한다.
대장 점막이 비정상적으로 자라 조그만 혹같이 돌출되어 있는 것이 대장선종이다. 대장선종이 있다고 무조건 암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떼어내지 않고 그냥 두는 경우 10년 후 대장암이 될 확률이 약 8%, 20년 후 대장암이 될 확률이 약 24% 정도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정기적인 검사가 매우 중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대장암의 가족력이 없는 경우 만 50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5~10년 간격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권하고 있다.
박동일 교수는 “젊은 층의 대장선종이나 대장암 발병 원인이 노년층과는 다르고, 암으로의 진행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운동량이 부족하고 비만, 스트레스가 많은 직장인은 50세 이전부터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소화기내과 의사들은 40세 이상부터 5년 정도에 한 번씩 대장내시경을 받을 것을 권하고 있다.
#지나친 고기 섭취, 스트레스, 음주, 흡연 피하라
미리미리 대장암을 예방하려면 식생활을 바꿔야 한다. 우선 지나친 고기, 고지방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동물성 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간에서 콜레스테롤과 담즙산의 분비가 늘어난다. 콜레스테롤은 대사 과정에서 발암물질을 만들고, 담즙산은 대장 세포를 손상시킨다.
채소를 충분히 섭취해 섬유질 섭취량은 늘려야 한다. 섬유질은 음식물이 장을 통과하는 시간을 단축시켜 발암물질과 장 점막의 접촉시간을 줄이고 장내 발암물질을 희석시킨다.
또한 조리방법도 중요하다. 고기를 먹을 때는 살코기 부위를 준비해 굽거나 튀기는 조리방법보다는 삶거나 찌는 조리법이 좋다.
스트레스나 불규칙한 생활습관, 과도한 음주와 흡연도 대장암의 한 원인이므로 주의한다. 또한 유전적인 요인도 있어서 약 10~30%의 환자에게서 가족력을 보인다.
운동 역시 대장암 예방, 치료에 꼭 필요하다. 걷기나 달리기 등 일상생활에서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운동으로 주 5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꾸준히 해준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박동일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박동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