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재석.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한성주. |
프리랜서 선언 이후 방송 활동이 뜸했던 김성주를 섭외한 것은 제작진 입장에서도 일종의 모험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네 번째 생방송 무대부터 대타 진행에 나선 김성주는 첫 방송을 마친 뒤 “오죽하면 임창정 씨가 중도에 하차했는지 이해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베테랑 MC에게도 대규모 생방송 무대는 쉽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 이후 김성주는 <슈퍼스타K>의 원조 격인 미국의 <아메리칸아이돌> 녹화 테이프를 수백 차례 반복 시청하는 등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이젠 <슈퍼스타K>에서 김성주가 아닌 다른 MC가 “60초 후에 공개하겠습니다”를 외치는 모습은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그는 <슈퍼스타K>의 대타가 아닌 붙박이 4번 타자다.
지금은 폐지됐지만 많은 화제를 낳은 예능 프로그램 ‘천하무적 야구단(천무단)’. 이 프로그램은 연예인 출연진으로 실제 야구단을 꾸렸던 터라 각종 부상과 스케줄 문제 등으로 인한 대타 출연자가 수두룩했다. 대표적인 이가 그룹 노라조의 조빈. 그는 ‘천무단’이 한창 인기를 끌 무렵에 중도 투입됐다. 그의 중도 투입은 주전 포수 마리오와 이하늘의 부상에서 비롯됐다. 촬영 당일 경기에 출전할 선수가 부족해지자 제작진이 부랴부랴 급하게 섭외에 나섰던 것. 그러나 촬영 당일 서울도 아닌 전라도까지 만사 제치고 달려올 출연자는 많지 않았다.
이에 제작진은 ‘천무단’ 출범 당시 오디션에 탈락했던 이들을 수소문했고 마침 스케줄이 없던 노라조의 조빈이 급하게 합류했다. 당시 조빈은 “첫 오디션에서 야구실력이 아닌 춤과 노래만 보여줘서 떨어졌었다”며 “다시 주어진 기회를 어떻게든 살리고자 이 악물고 열심히 했다”고 고백했었다. 실제 조빈은 경기 당일 대타로 타석에 나서 시원한 3루타를 치는 맹활약을 펼친 끝에 기어이 ‘천무단’의 고정 자리를 꿰찼다. 진정한 대타 캐스팅이 이뤄진 셈이다.
국민 MC 유재석도 한때는 누군가의 대타 출연자였다. 그가 대신했던 이는 다름 아닌 탤런트 홍석천. <출발 드림팀> 시즌1 당시의 이야기다. MC 이창명과 이상인 조성모 홍석천 등의 고정 출연해 인기 정상을 달리던 <출발 드림팀>은 시청자들의 사랑에 힘입어 마침내 뉴질랜드 해외 특집을 떠나게 된다. 그렇지만 홍석천이 시트콤 출연 관계로 뉴질랜드 행 비행기를 탈 수 없게 돼 유재석이 <출발 드림팀>에 합류하게 됐다.
당시 유재석은 <서세원쇼> ‘토크박스’ 등에 출연하며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대중적인 인지도는 다소 부족했던 상황. 때문에 전성기였던 <출발 드림팀>은 어렵게 찾아온 기회였다. 딱히 체력에 자신이 없던 터라 그는 악으로 깡으로 버티겠다고 다짐했다고. 깡으로 단단히 무장한 덕분에 그는 예상치 못한 몸 개그를 곳곳에서 터뜨리게 됐다. 장대높이뛰기를 하며 수직으로 하늘에 솟구쳤다가 수직으로 매트에 떨어지는 등 온갖 어설픈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배꼽 잡게 한 것. 고소공포증으로 유명한 그는 번지점프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유재석은 지금도 국민들에게 자신을 각인시켜준 출세작으로 당시 <출발 드림팀> 뉴질랜드 편을 손꼽는다.
▲ 정형돈 캐리커처. 리터칭=송유진 기자 eujin@ilyo.co.kr |
김현철이 비자가 없다는 말을 전해들은 제작진이 그를 대신해 급하게 개그맨 정형돈을 투입시킨 것. 김현철이 당시 미국 비자를 갖고 있었다면 정형돈의 예능 버라이어티 데뷔는 늦어졌을 것이고 정형돈과 당시 <상상원정대> PD였던 <무한도전> 김태호PD와의 만남도 이루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제는 <무한도전>의 정식 멤버로 활발히 활동 중인 그룹 리쌍의 길 또한 <무한도전> 첫 출연이 대타로 시작했다. 지난 2009년 피겨스타 김연아 특집을 준비 중이던 <무한도전>은 바쁜 김연아의 스케줄 때문에 원래 녹화일인 목요일이 아닌 토요일에 녹화를 해야 했다. 문제는 당시 뮤지컬 공연 중이던 정준하의 스케줄. 주말 지방공연이 겹쳐 정준하는 김연아 특집에서 빠지게 됐고 제작진은 부랴부랴 대타로 길을 섭외했다. 엉겁결에 국민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길은 자신만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보여주며 단 한 번의 출연으로 고정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주영민 연예 칼럼니스트
문천식 한때 라디오 프로 11개 고정 게스트로 출연
▲ 윤정수와 문천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