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캠페인 일환으로 시작해 고객 반응 뜨겁자 200개 매장에 ‘클레츠카사’ 도입 결정
바로 네덜란드 전 지역에 700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한 슈퍼마켓 체인점 ‘점보’가 얼마 전 도입한 ‘느린 계산대’ 서비스다. ‘클레츠카사(kletskassa)’라고 불리는 이 계산대에서는 누구나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계산원과 소소한 대화를 나누면서 계산을 할 수 있다. 물론 느리다고 해서 눈치를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2019년 여름 네덜란드 정부가 시작한 ‘외로움에 반대하는 사람(One Against Lonelity)’이라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시작된 이 계산대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처음 클레츠카사가 설치된 곳은 노르트브라반트주의 블리멘 마을에 위치한 지점이었다. 이곳에서의 반응이 긍정적이자 점보 측은 곧 전국에 200개의 느린 계산대를 추가 설치할 계획을 세웠다. 더 나아가 지역 주민들이 오며 가며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잡담을 나눌 수 있는 자그마한 공간인 ‘수다 코너’도 선보였다.
점보 CCO인 콜레트 쿨스터만-반 이르드는 “많은 사람들, 특히 노인들은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가족 회사이자 슈퍼마켓 체인인 우리 회사는 지역 사회에서 구심점 역할을 한다. 우리 슈퍼마켓들은 지역민들의 만남의 장소이고, 바로 이 점은 우리가 외로움과 싸우기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클레츠카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르드는 “우리는 직원들이 느린 계산대에서 기꺼이 근무하고자 한다는 사실 또한 자랑스럽다. 그들은 정말로 고객을 돕고 싶어 하고, 고객들과 접촉하기를 원한다. 이는 작은 행동이지만 특히 디지털화되고 속도가 빨라지는 세상에서 충분히 가치 있는 행동이다”라며 뿌듯해 했다.
클레츠카사의 선한 영향력이 더욱 빨리 퍼져나갈 수 있는 이유는 이 서비스가 비단 노인 전용이 아니라는 데 있다. 나이와 상관없이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면서 하루의 고단함을 풀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환영이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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