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21세기 한국 축구가 한발 나아가는 데 토대를 마련했던 1990년대 당시 연령별 대표와 A대표를 오간 수비수 이상헌은 캐릭터가 강한 선수였다. 부상에도 굴하지 않고 몸을 던지는 수비는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현재 인천지역에서 유소년팀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가 선수 시절을 되돌아보며 함께 뛰었던 동료들 중 '베스트 11'을 뽑아봤다.
국가대표팀 수비수로 활약했던 이상헌 감독이 자신이 선수시절 함께한 동료들 중 베스트11을 뽑았다. 사진=김상래 기자그는 자신만의 팀에서 골문을 지킬 선수로 김병지를 뽑았다. "실력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실점을 많이 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김병지는 월드컵 본선 3경기에서 9실점을 기록했으나 실점 숫자 못지 않은 선방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상헌 감독은 4-4-2 포메이션의 포백 수비로 전재호 홍명보 김태영 이영표를 선택했다. 전재호는 인천 유나이티드, 이영표는 안양 LG에서 호흡을 맞춘 측면 자원이었다. 그는 자신이 현역시절 센터백 위치에 섰기에 특히 대표팀 동료였던 홍명보와 김태영에 대해 많은 설명을 이어갔다.
이상헌 감독은 조심스레 자신이 생각하는 동료 베스트11을 선정했다."홍명보 선배는 스리백에서 좋은 능력을 보였지만 포백을 선정한다 하더라도 뺄 수 없을 만큼 훌륭한 선수 아닌가. 나도 투지 있고 터프한 선수였는데 김태영 선배는 나보다 그런 쪽에서 더 앞서는 수비수였다고 생각한다. 정말 지는 것을 싫어했다. 내가 스트라이커였다면 정말 싫어했을 것이다(웃음). 생활 속에서도 승부욕이 돋보이는 선배다."
중앙 미드필더로는 올림픽 대표팀 핵심이었던 윤정환, A대표팀에서 함께한 고(故) 유상철을 꼽았다. "유상철 선배는 당시 수비수로 많이 뛰기도 했는데 미드필더로도 손색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측면 미드필더로는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췄던 이상윤과 서정원의 이름을 떠올렸다. 이상윤은 1998 프랑스 월드컵 룸메이트이기도 했다. 그는 "그때 내가 막내급이었기 때문에 방에서는 선배님 컨디션을 해치지 않으려 눈치를 봤던 기억만 있다"며 웃었다.
투톱 공격수 자리는 1990년대를 대표하는 공격수 황선홍 김도훈 최용수, 3명을 놓고 고민했다. 이상헌은 황선홍과 김도훈을 선택했다. "경기장에서 보이는 모습과 오랜 기간 함께 팀에서 생활하며 훈련까지 지켜보는 것은 차이가 있다"며 "내 취향상 두 선배님을 골랐다. 최용수 선배께는 죄송하다(웃음)"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