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은숙 기자 |
#평창 땅 재단 기부
국민 MC의 자리에 올라 유재석과 예능계를 양분했던 강호동은 지난해 연이어 호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강호동을 잠정 은퇴 선언으로 이끈 세금 탈루 의혹을 시작으로 동계올림픽 개최지 인근 지역인 강원도 평창 부동산 투기 의혹이 결정타였다. 세금 탈루 의혹은 단순 회계상의 실수로 이미 추징금을 전액 납부하면서 마무리됐다. 부동산 투기 의혹 역시 문제의 땅이 맹지(도로가 연결되지 않은 부동산)인 데다 개발 제한에 걸려 있어 투기용도 매입으로 보기 힘든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직접 농사를 짓지 않고 타인에게 토지를 대여해줘 농지법 위반은 문제가 됐다. 그렇지만 강호동 측은 지난 2월 문제의 강원도 평창 땅(20억 원 상당)을 아산복지재단에 기부하면서 모든 논란을 불식시켰다.
그러나 평창 현지 부동산 업자들 사이에선 이번 기부를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기자가 강호동의 부동산 투기 의혹 취재 과정에서 만났던 강원도 평창 현지의 한 부동산 업자는 최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땅을 기부했고 모든 법적조치를 끝마쳤다는 기사가 나왔던데 왜 여전히 그 땅이 강호동 명의인지 모르겠다”는 얘길 들려줬다. 확인 결과 평창 소재 강호동 부동산 두 곳의 소유자 명의는 여전히 아산복지재단이 아닌 강호동이었다(한 곳은 부인과 공동소유).
이에 대해 서울 아산병원 홍보팀 관계자는 “왜 소유주 명의가 아직 강호동 씨로 돼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명의 변경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았을지라도 공증을 받는 등의 방식으로 기부 절차가 이뤄졌을 것”이라면서 “법무사를 통해 모든 법적 조치가 마무리된 뒤에 그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고 밝혔다.
기부에는 여러 가지 방식이 있다. 일반적인 부동산 기부는 소유권 자체를 넘겨주는 방식이지만 소유권은 기부자가 유지하며 토지이용권 등만을 기부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도 이미 기부된 부동산인 터라 추후 기부자가 부동산을 매각해도 그 권리는 대체적으로 기부를 받은 이(또는 단체)에게 있다. 강호동의 경우 해당 평창 땅이 매각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소유권 명의는 강호동으로 유지하지만 매각되면 매매금액이 아산복지재단에게 기부되도록 공증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당 부동산이 맹지라 매매가 빨리 이뤄지지 않으면서 오해의 소지가 생겼을 수 있다.
▲ 강호동 소유의 평창 소재 땅(흰색 점선 안). 강호동이 아산복지재단에 이 땅을 기부했는데 아직까지 명의 이전이 안돼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
강호동을 브랜드로 내세운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체인 (주)육칠팔의 지분 수익을 기부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의혹의 시선이 존재한다. 강호동 측은 강호동이 갖고 있는 (주)육칠팔의 지분 33.3%의 수익을 전액 사회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이 역시 다른 연예인들과는 조금 다른 방식의 기부다. 한번에 일정액을 기부하는 방식이 아닌 (주)육칠팔이 매년 올리는 수익 가운데 강호동의 몫으로 배분되는 수익을 꾸준히 기부하는 방식으로, 강호동 측은 “아직 구체적인 기부 대상과 사용 방법은 미정이지만 장기적인 나눔 활동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이번 강호동의 기부 발표가 (주)육칠팔의 브랜드 마케팅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육칠팔’과 ‘백정’ 등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육류 구이를 주된 아이템으로 했던 (주)육칠팔은 지난해 9월 치킨 사업 론칭을 시작으로 올해 들어 양대창구이전문점, 꼬치구이전문점, 떡볶이와 튀김 등 스낵 전문점 등을 연이어 론칭하며 사업 영역을 넓혔으며, 미국 LA와 애틀랜타 등에 지점을 내는 등 미국 진출까지 시도하고 있다.
이처럼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발표된 강호동의 보유 지분 수익 기부는 (주)육칠팔의 브랜드를 홍보해주는 효과로 연결되고 있다. 이런 까닭에 경쟁 업체들 사이에선 강호동의 장기적인 기부가 실제로는 (주) 육칠팔의 브랜드 마케팅 전략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만 브랜드 마케팅 효과로 회사 수익이 증대될지라도 강호동의 수입과는 무관하다. 강호동의 지분 수익도 같이 증가하겠지만 이는 기부금이 늘어나는 효과로 연결될 뿐이다. 또한 (주)육칠팔은 홈페이지에 ‘육칠팔과 강호동의 행복한 나눔’이라는 배너 창을 띄워 놓고 회사 수익의 일부를 기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주)육칠팔 관계자는 “강호동의 지분 수익 외에도 본사와 가맹점도 수익 일부 기부에 동참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컴백 신호탄이라고?
강호동이 아산복지재단에 평창 땅을 기부하면서 이미 몇 년 전부터 아산병원 소아병동을 찾아 남몰래 봉사 활동을 벌여왔음이 드러났다. 이처럼 강호동은 예전부터 기부 및 선행 활동을 펼쳐왔지만 매스컴에 알리지 않는 편이었다. 그렇지만 올해 들어선 연이어 그 사실을 매스컴에 공개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컴백 수순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많다.
그렇지만 강호동의 소속사 관계자는 “컴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전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방송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아직까진 별다른 정황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강호동의 컴백과 관련된 구체적인 정황은커녕 접촉설조차 거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최근의 선행 및 기부 행진과 그의 연예계 컴백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 관계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컴백이 아주 요원한 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잠정 은퇴를 선언할 당시의 이미지 훼손이 이미 다 복구된 데다 그를 기다리는 팬들의 요청이 더욱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화끈한 기부처럼 화통한 그의 연예계 컴백 뉴스도 머지않아 들려올 것으로 기대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