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의 폭로로 촉발된 민간인 불법사찰 재수사가 난항에 빠졌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지난 4월 20일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과 최종석 전 행정관을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지난 2010년 검찰이 민간인 불법사찰 수사에 착수하자 진경락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 장 전 주무관 등에게 주요 파일이 저장된 컴퓨터 하드디스크의 영구삭제를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장 전 주무관에게 ‘입막음용’으로 금품을 전달한 의혹도 받고 있다.
그러나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재수사가 ‘꼬리 자르기’로 끝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야권에선 “검찰은 수사 의지가 없다”면서 “어차피 특검에서 풀어야 할 사안”이라고 벼르는 중이다. 민주통합당 중진 의원은 “이영호 전 비서관이 기자회견에서 ‘내가 몸통이다’라고 했는데, 실제로 이 전 비서관이 몸통인 채로 수사가 끝날 것 같다”면서 “마치 이 전 비서관이 수사 가이드라인을 정해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새누리당의 한 소장파 의원 역시 기자들과의 사석 자리에서 “어차피 검찰은 끝까지 못 간다. 정치적으로 수사하고 있는 게 뻔히 보인다”면서 “수사 시작한 지 한 달이 다 돼 가는데 의혹만 커질 뿐 확인된 게 없다”고 비난한 바 있다. 검찰 측은 관련자들이 모두 기존 주장만을 되풀이하고 있어 수사에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한다. 수사팀 관계자는 “대질심문을 했는데, 서로 자기 말만 한다. 누군가 뒤에서 ‘코치’를 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변호사는 “핵심 인물들의 신병확보, 그리고 압수수색 과정에서 검찰이 미적거리는 동안 ‘입 맞추기’를 하지 않았겠느냐”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사건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관봉 5000만 원의 출처와 관련된 검찰 수사도 뭇매를 맞고 있다. 불법 사찰을 은폐하고 증거 인멸을 지휘한 최고 책임자는 돈 흐름을 추적하면 자연히 드러나는데도 검찰은 아직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시중 은행 관계자들은 “관봉이 일반인들에겐 낯설어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다. 5000만 원 정도면 당연히 그런 형태로 지급해 준다”면서 “검찰이 마음만 먹으면 출처를 밝히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 수사력에 문제가 있거나,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편, 장 전 주무관에게 관봉을 건넨 류충열 전 총리실 복무관리관은 “지난 2월 사망한 장인이 마련해준 것”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
검찰 믿은 게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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