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축학개론> 본 뒤 ‘배수지 갑!’이란 글을 남겼다 지운 최강희. |
지난달 말 영화 <건축학개론>을 본 배우 최강희는 자신의 트위터에 “수지가 배수지였구나. 어제 낮에 할 것이 없어 급작스럽게 실렁실렁 극장에 가봤는데 <건축학개론> 유료 시사회가 딱! 있어서 보고. 저는 이제. 봄에 탑승하게 됐습니다. 다 됐고! 배수지가 갑!”이라는 글을 남겼다.
▲ 배수지 트위터 캡처. |
하지만 최강희는 21일 자신이 쓴 글을 삭제했고 “에잇 에잇 에잇”이라는 글만 남겨 놨다. 이후 갑작스럽게 글을 삭제한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됐지만 누구도 해명은 해주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 연예 관계자는 “최강희의 뜻은 알겠지만, 다소 위험한 표현이었다”라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최강희는 자신의 의견을 밝힌 것뿐이지만 그의 발언이 영화 전체에 대한 평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강희는 이 글을 올린 후 주변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후문이다. 이 관계자는 “영화 속에서는 여러 배우들이 출연한다. 때문에 특정 배우를 지칭했을 때 다른 배우나 그들의 소속사가 기분 나빠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옥세자>가 곧 <더킹> 시청률을 넘긴다에 손모가지 건다” 발언을 해 파장을 일으킨 이시영. |
이시영은 영화 <타짜>의 대사를 패러디해 유머러스하게 쓴 글이었지만 파장은 만만치 않았다. <더킹 투하츠>의 관계자는 “개인의 의사표현을 막을 생각은 없다. 하지만 연예인의 발언 하나하나가 기사화되는 것을 감안하면 경솔한 표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시영의 발언에 기분이 상한 건 KBS 드라마국도 매한가지였다. 이시영은 현재 방송되는 <적도의 남자>의 전작인 <난폭한 로맨스>의 여주인공이었다. 한 KBS 드라마국 관계자는 “굳이 후속작인 <적도의 남자>를 응원해달라고 말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KBS와 일했던 배우가 대놓고 타사 드라마를 응원하니 서운한 마음이 든다”고 토로했다.
SNS는 스타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마당일 뿐만 아니라 팬들이 스타들의 근황을 체크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팬들은 수시로 좋아하는 스타의 SNS에 접속해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챙긴다. 때문에 ‘힘들다’ ‘우울하다’ 등 지극히 개인적인 멘트 하나가 뜻하지 않은 논란을 불러 오기도 한다.
최근 이혼조정 중인 사실이 알려진 배우 류시원의 경우 지난해 8월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린 글이 뒤늦게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당시 류시원은 “요즈음 참 생각이 많아졌다. 뭐라 말할 수 없는 답답함과 어긋남, 근데 어디다 얘기할 데가 없다”며 “어디론가 가버리고 싶지만 그것도 내 맘대로 안 되는 게 현실… 그저 평범한 한 사람으로서 자유를 누리고 싶을 뿐. 내 마음 속에 와 보지 않고, 나에 대해 평가하지 마라”고 적었다. 언론과 팬들은 이 글을 본 후 뒤늦게 가정불화에 대한 토로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스타의 매니저는 “되도록이면 SNS를 하지 말라고 권하고 있다. 괜한 오해와 말썽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건이 발생해 사용하던 SNS를 정지하거나 탈퇴하면 그 역시 기사화되면서 온갖 억측들이 나온다. 원래 말이 많을수록 꼬투리 잡힐 일도 많아지는 법이다”라고 말했다.
아이돌 그룹의 경우 SNS 통제가 더욱 엄격하다. 물론 SNS를 하지 않을 순 없다. 요즘 10대 팬들이 대부분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SNS에 접속하기 때문이다. 동방신기 소녀시대 빅뱅과 같은 톱스타들은 발언 하나가 그대로 기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개별적인 SNS 사용을 아예 금하고 있다. 하지만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한 신인이나 중견 그룹의 경우 SNS를 통한 활발한 활동이 이뤄진다.
이런 경우 멤버들에게 개별 아이디를 부여하기보다는 그룹명으로 된 대표 아이디를 사용한다. 하지만 멤버들이 직접 SNS를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한 아이돌 그룹 홍보팀장은 “대부분 회사 차원에서 운영된다. 그룹의 스케줄이나 앨범 발매 소식 등을 알리는 창구로 사용한다. SNS를 통해 스타들이 직접 팬들과 접촉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이미지 소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SNS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NS는 소셜테이너를 탄생시킨 주역이기도 하다. 이효리 김제동 윤도현 김여진 등이 자신의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며 소셜테이너의 선두주자로 손꼽히고 있다. 이들은 ‘할 말은 하는 연예인’으로 분류되며 대중들에게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하지만 각종 방송 및 행사 스케줄을 잡아야 하는 소속사 입장에서는 연예인들이 특정 색깔을 갖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 톱스타의 소속사 대표는 “이미 톱스타 반열에 올랐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통제가 불가능하다. SNS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결코 나쁘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이미지를 먹고 사는 연예인의 경우, 정치적인 발언 하나가 연예계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때문에 소속사 직원들에게 항상 SNS를 체크하고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털어놓았다.
안진용 스포츠한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