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밥집 민폐 영상 3건에 관련 기업 시총 1640억 증발…‘좋아요’에 목매는 젊은이들 10년 전에도 대소동
#철없는 장난으로 시총 1640억 원 증발
처음 발각된 것은 1월 7일경이었다.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 젊은 남성이 레일 위를 이동하는 초밥을 가로채 먹는 동영상이 확산됐다. 해당 영상에는 ‘맛있어 보여서 먹어버렸다’, ‘타인이 주문한 스시’라는 뻔뻔한 해시태그가 달려 있었다.
1월 9일에는 ‘와사비테러’ 동영상이 올라왔다. 한 남성이 다른 손님이 주문한 초밥 위에 와사비를 가득 넣는 모습이다. 영상은 24시간 뒤 사라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 기능을 사용했지만, 트위터를 통해 확산되면서 온라인이 시끌시끌했다. 두 영상 모두 회전초밥 체인점 ‘하마스시’에서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동이 커지자, 하마스시 측은 경찰에 피해 신고를 했다.
이런 가운데 또다시 회전초밥집에서 ‘위생테러’가 발생했다. 문제의 영상에는 금발의 소년이 대형 체인점 ‘스시로’를 방문해 장난치는 모습이 담겼다. 소년은 손가락에 침을 묻히더니 레일 위를 지나는 초밥을 문지른다. 그리고 웃으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식탁 위에 놓인 간장병을 들고는 주변을 둘러본 뒤 간장병 입구를 핥기도 했다. 심지어 손님들이 사용하는 컵을 집어 들어 입으로 침을 바른 뒤 다시 제자리에 올려놓았다.
충격적인 영상이 공개되자 “이제 무서워서 회전초밥집에 갈 수 없다”며 인터넷이 들썩거렸다. 파문은 해외로까지 번졌다. 미국 타임 온라인판은 “스시 테러는 일본 음식의 안전을 위협하는 바이럴 동영상 트렌드”라고 보도했다. 해당 논란으로 스시로의 모기업 ‘푸드&라이프컴퍼니스’는 주가가 폭락했고, 단 며칠 새 시가총액 170억 엔(약 1640억 원)이 날아갔다. 스시로 측은 “영상 속 당사자와 보호자가 사과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민사·형사적으로 엄중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절도나 기물손괴죄, 업무방해죄 가능성도
그렇다면 각각의 행위는 형사, 민사에서 어느 정도의 페널티가 부과될까. 우선 형사처벌이다. 일본 경제지 ‘주간다이아몬드’는 “다른 사람이 주문한 초밥을 몰래 가로채 먹은 경우 절도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만 엔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와사비를 혼입하거나 간장병 입구를 핥는 행위는 기물손괴죄에 해당한다. 이 죄는 타인의 물건을 손괴·상해 입히는 것이 전제지만, 실제로 훼손하지 않더라도 심리적으로 사용할 수 없게 하거나 그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도 손괴로 간주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만 엔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그 밖에도 동영상이 확산된 결과에 대해 위계업무방해죄나 위력업무방해죄를 물을 가능성도 있다. 두 죄 모두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만 엔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아울러 당사자뿐 아니라 동영상을 촬영하며 부추긴 동료도 공범이나 방조죄에 해당돼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민사는 행위에 따라 배상금이 수십만에서 수백만 엔대다. 주간다이아몬드는 “스시로의 경우 고액이 될 것 같다”며 “당사자나 동영상 투고자는 ‘주목받고 싶어서’ ‘가벼운 장난’쯤으로 여겼을지 모르지만, 생각보다 큰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악질 장난 영상, SNS의 폐해인가
이번 소동을 계기로, 일본 소셜미디어(SNS)에서는 도가 지나친 ‘민폐 영상’들이 네티즌들에 의해 속속 발굴되고 있다. 그 가운데는 고깃집에서 사용한 이쑤시개를 다시 통에 집어넣는 모습이 담겨 충격을 안겼다.
위험천만한 영상도 있다. “캬하하하! 잠깐, 진짜로 할 거야?” 편의점으로 보이는 가게 안에서 라이터 오일을 들고 있는 남성. 상품 진열장을 향해 오일을 뿌리더니, 라이터를 켠다. 불이 붙자 남성은 입김으로 불을 끄는 행동을 반복했고, 옆에 있던 여성은 태연히 웃으면서 촬영하는 내용이다. 일본 매체 ‘주간여성프라임’은 “자칫 대형참사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기물파손을 넘어 방화에 해당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 밖에도 교복을 입은 여고생이 “여러분 안녕하세요. ○○입니다. 이번에는 이걸 해보려고 합니다”라며 어느 시설 화장실에서 라이터를 켠다. 불꽃을 인식해서인지 화재경보기가 작동하고, 경고음이 울려 퍼진다. 여고생은 웃으면서 달아나고 화면에는 ‘화장실 앞에 경비원이 서 있어서 엄청 쫄았다’ ‘이거 너무 위험해’라는 자막이 흐른다.
일련의 영상들은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주로 올라오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찍고 찍히는 것에 익숙한 이른바, ‘Z세대(1990년 후반~2000년 초반 출생)’가 많기 때문에 “Z세대 그들의 뇌 구조를 이해할 수 없다”는 비난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하지만 IT저널리스트 미카미 요 씨는 “꼭 Z세대만의 문제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2013년에도 비슷한 소동이 일본에서 벌어진 바 있다. 점포 아르바이트생들이 자랑하듯 너도나도 민폐 행위를 트위터에 올렸던 일이다. 당시 바보를 뜻하는 일본어 ‘바카’와 ‘트위터’를 합쳐 ‘바카터’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을 정도다. 일례로 편의점 남자직원이 냉장고에 드러누운 사진을 올리는가 하면, 패밀리레스토랑 직원은 신발을 신고 주방 냉동고에 들어가 위생논란을 일으켰다. 장난삼아 올린 사진 한 장 때문에 이 패밀리레스토랑은 항의가 빗발쳐 아예 문을 닫게 됐다.
10년 전 소동을 기억하는 일본인들은 “한동안 잠잠하더니 바카터에 이은 바카스타그램, 바카톡의 등장인가” “사진에서 동영상으로 진화됐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 SNS의 ‘좋아요’ ‘팔로어’ 숫자가 없어지지 않는 한, ‘바보’들 또한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 저널리스트 미카미 씨는 “피해를 입은 업체들이 상대가 미성년자라도 엄정하게 대응하는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경솔한 행동이 타인에게 큰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망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기 바란다”는 당부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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