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대표는 “이수만은 2019년 홍콩에 ‘CT 플래닝 리미티드’(CT Planning Limited, CTP)라는 회사를 자본금 100만 달러로 설립했다”며 “이 CTP는 이수만 100% 개인 회사로 ‘해외판 라이크기획’”이라고 밝혔다. 라이크기획은 SM엔터가 1990년대 후반부터 회사와 음악 및 프로듀싱 자문 관련 용역계약을 맺은 이 전 총괄의 개인 회사로, 이 전 총괄은 SM엔터 임직원으로서의 보수와 배당뿐 아니라 라이크기획을 통해 지분 비율보다 더 많은 돈을 챙겼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SM엔터 경영진이 올해부터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라이선스 계약을 종료했으나 아직 CTP의 존재와 그 계약 사항은 그대로 남아있다는 폭로다.
이 대표의 폭로에 따르면 SM엔터는 WayV(웨이션 브이), SuperM(슈퍼 엠), aespa(에스파)의 글로벌 음반 및 음원 유통과 관련해 각각 중국의 애사애몽, 미국의 캐피털 레코즈·워너레코즈 등과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CTP를 거치며 기형적인 계약 구조를 형성했다. 해당 그룹들은 SM엔터에서 음반과 음원을 포함한 모든 콘텐츠를 제작하므로 당연히 SM엔터와 각 레이블이 선 수익을 정산한 뒤 SM엔터에 정산된 금액에 대해 라이크기획, 즉 이 전 총괄이 6%를 지급받는다. 그러나 이 전 총괄은 해당 그룹들이 각 레이블사와 별도의 계약을 맺을 것을 지시한 뒤 정산 전 수익의 6%를 CTP를 통해 선취하고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주장이다.

이 대표는 “하이브와 이수만의 주식매매계약에 따르면 이수만의 국내 프로듀싱은 3년 동안 제한돼 있지만 해외 프로듀싱은 전혀 제한이 없다. 왜 굳이 이 계약서에 ‘해외 프로듀싱’ 관련 약정을 했겠나”라며 “하이브는 ‘이수만의 개인 회사인 CTP’의 위법요소를 알고도 동조하거나 묵인한 것인가, 아니면 모르고 계약한 것인가”라고 강조했다.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이 종료되면서 이 전 프로듀서가 SM엔터에 미치는 영향이 사라졌다고는 하나 실제 SM엔터 내에서 이 전 총괄은 여전히 임직원들에게 각종 지시를 내리며 사익 추구에 앞장섰다는 게 이 대표의 주장이다. 2023년 1월부터 이 전 총괄이 직접 또는 측근을 통해 SM엔터 경영진에 지시한 내용에는 △(SM엔터 소속) 아티스트는 이수만이 필요하다고 언론에 성명을 낼 것 △임직원들을 시켜 이수만이 필요하다는 선동을 할 것 △이수만과 SM엔터는 국내 임시 고문 계약을 맺고 이수만의 활동에 정당성을 부여할 것 △앞으로 해외에서 제작되는 모든 앨범과 아티스트 활동은 이수만 소유 해외법인 즉 CTP와 직접 계약을 체결할 것 △이수만이 없는 회사는 매출액이 나오지 않도록 1분기 매출액을 낮출 방안을 강구할 것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역외탈세 의혹 폭로부터 하이브의 인수 후 이수만 전 총괄의 경영 및 프로젝트 참여 가능성까지 지적하고 나선 이성수 대표의 이 같은 입장 발표에 하이브 측도 반박을 내놨다. 16일 하이브는 “하이브와 SM엔터 간 체결된 주식매매계약상의 조항에서 이 전 총괄의 해외 프로듀싱 허용은 SM엔터와는 관련이 없는 개인적인 프로듀싱 업무를 의미하므로 해외 프로듀싱 업무 수행이 SM엔터와 연계돼 진행될 것이란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이 전 총괄의 국내 프로듀싱을 3년으로 제한하는 것은 경업금지(사업자와 경합하는 업무를 행하지 아니함)에 관한 관행적인 내용이며 3년이 경과한다고 SM엔터로 복귀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이브는 이 전 총괄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 전 총괄이 CTP란 회사를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도, CTP가 SM과 계약이 체결돼 있단 내용도 전달받은 바가 없다. 그리고 당사가 인지하지 못하는 거래관계가 있을 경우를 대비해 해당 거래관계가 발견되는 경우 이 전 총괄이 이를 모두 해소하도록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총괄이 CTP를 소유하고 있고 CTP와 SM엔터 간 계약이 체결돼 있다는 것이 확인될 경우 해당 계약의 종결을 요구하겠다는 게 하이브 측의 입장이다.
한편 현재까지 이 전 총괄은 침묵을 지키고 있으나 오는 3월 주주총회 전까지 이 대표의 추가 폭로 사안에 따라 맞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역외탈세 문제의 경우 이 대표 등 현 경영진의 책임도 함께 물을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이에 대한 이 전 총괄의 역공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