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기남> 박시연. 사진제공=더홀릭컴퍼니 |
박시연은 <간기남>에서 가슴과 전라 뒤태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영화가 개봉되기 전까지만 해도 박시연의 노출 사실은 일급 비밀이었다. 게다가 박시연은 시사회 전 모든 언론 인터뷰를 마쳤다. 주연 배우가 작품을 공개하기 전 인터뷰를 모두 소화하는 것을 의아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영화를 본 후에는 대부분 고개를 끄덕였다. 한 영화 관계자는 “박시연은 데뷔 후 가장 파격적인 노출 연기를 선보였다. 게다가 박시연은 지난해 11월 결혼한 새댁이다. 때문에 결혼 후 첫 작품을 공개하며 노출에 모든 초점이 맞춰지는 것을 걱정했다”고 귀띔했다.
언론시사회가 끝난 후 언론의 관심은 “박시연이 왜?”로 쏠렸다. 박시연은 시원스럽게 설명하지 않았지만 박시연의 소속사를 보며 답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박시연은 동료 배우 조여정이 속한 이야기엔터테인먼트에 몸담고 있다. 조여정은 지난 2010년 영화 <방자전>에서 파격적인 노출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이 작품으로 그해 청룡영화상에서 인기스타상도 수상한 조여정은 배우로서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단순히 노출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내면 연기까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기 때문. 2005년 데뷔 이후 뚜렷한 전성기가 없었던 박시연 역시 <간기남>의 과감한 노출을 통해 전환점을 마련해야 했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조여정을 보며 박시연이 어느 정도 자극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여배우에게 노출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히 선택할 수밖에 없다. <간기남>은 개봉 3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절반의 성공은 거뒀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방자전>으로 300만 관객을 모았던 조여정 역시 6월 <후궁:제왕의 첩>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작품은 일찌감치 ‘19금 판정’을 받고 예고편과 포스터마저 심의 반려 처리돼 노출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방자전>을 통해 재미를 본 조여정이 또 다시 노출을 감행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하지만 <후궁:제왕의 첩>은 <창>의 각본을 쓰고 <번지 점프를 하다> <혈의 누> 등을 연출한 김대승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작품 자체에 대한 평단의 기대도 높다. <후궁:제왕의 첩>의 관계자는 “노출은 영화의 이야기를 이끌어가기 위한 하나의 소재에 불과하다. 여배우의 노출에만 모든 초점을 맞추는 것은 잘못된 자세”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전도연은 <해피엔드> 이후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하녀> 등에서 노출 연기를 감행했다. 하지만 누구도 전도연을 노출 전문 배우라 칭하지 않는다. 여배우에게 작품을 위한 노출은 연기의 폭을 넓히는 과감한 도전이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은교> 김고은. |
결국 이 자리는 신인 배우 김고은이 꿰찼다. 걸그룹 출신 아이돌 스타와 기성 배우를 포함해 약 300명이 오디션을 봤지만 정지우 감독의 선택은 김고은이었다. 개봉 당시 파격적인 정사 장면으로 화제를 모은 <해피엔드>를 연출해 전도연을 스타덤에 올린 정지우 감독의 눈은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정지우 감독은 정작 오디션을 보러 온 김고은에게 모진 말만 했다. 기복이 큰 감정 연기부터 파격적인 노출까지, 신인 여배우가 감당하기에 <은교>는 너무 크고 묵직한 작품이었다. 때문에 정지우 감독은 김고은의 감정의 끝을 보기 위해 속을 긁고 또 긁었다. 김고은은 “최악의 상황만 생각하자고 하셨다. 영화가 잘 되면 빛을 볼 수 있지만 안 되면 그냥 ‘노출한 배우’로만 기억될 거라 해서 너무 무섭고 막연했다. 이런 마음을 붙잡고 갔기 때문에 <은교>를 마칠 수 있었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노출 연기에 대한 부담을 털어내기 위해 카메라 앞에서 춤을 추거나 엉덩이로 이름을 쓰는 등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은교>는 같은 날 개봉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를 상대로 개봉 첫 주 만에 60만 관객을 모았다. 게다가 김고은은 벌써부터 ‘한국의 탕웨이’ ‘포스트 전도연’이라 불리며 유명인이 됐다. 과감한 캐스팅과 노출을 시도한 <은교>가 성공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 <돈의 맛> 김효진. |
‘돈의 맛’의 관계자는 “여배우가 옷을 벗는다고 해서 무조건 야하다고 볼 수 없다”며 “작품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노출은 그 자체로 예술의 한 부분이라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배우들도 카메라 앞에서 옷을 벗을 결심을 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안진용 스포츠한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