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국내 무대에 오른 뒤 러시아 무대에까지 오른 경기도립극단의 연극 <눈물꽃 기생>. 오직 한 사람만을 사랑한 기생이 결국 정인에게 버림받고 아이마저 빼앗기는 기구한 인생을 살아가는 이야기다. 신인임에도 여주인공을 맡은 우정원은 호연을 펼치며 연극관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대학로 연극계로 입문한 뒤 1년여의 짧은 경력으로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경기도립극단 단원이 된 우정원은 첫 작품에서 주연을 따내며 연극계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그렇게 7년째 연극배우로 활동 중인 우정원은 본래 한국화를 전공했다.
“사실 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했어요. 중학교 때부터 그림을 시작해서 예고를 나와 중앙대학교 한국화과에 들어갔으니까 미술만 거의 10년을 해왔죠.”
그가 연기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대학교 3학년 과 학생회장을 맡으면서부터다. 과 학생회장으로 활동하며 다른 과 학생들과 친분을 쌓을 기회도 많아졌는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연극영화과 학생들과도 친해진 것. 평면에 그림을 그리는 미술과 달리 입체적인 무대 위에서 다양한 역할을 경험하는 연기의 세계에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사실 성격이 상당히 내성적이어서 뭔가를 바란다고 얘기한 기억도 거의 없어요. 그런데 연기만큼은 너무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10년 동안 미술 공부를 지원해준 부모님께 연기를 하지 않으면 정말 후회할 것 같다고 말씀드렸죠. 그땐 어떻게 그런 용기가 생겼는지 몰라요. 평소 같지 않은 제 모습에 놀란 부모님은 흔쾌히 배우의 길을 허락해주셨고 지금은 가장 강력한 후원군이 되셨어요.”
연극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한 뒤 우정원은 탄탄대로를 걸어왔다. 당시 공연 중인 작품에 단역으로 출연한 우정원의 모습을 남달리 본 경기도립극단 단장이던 전무송이 그에게 차기작에서 주연 자리를 줬고 연극계 입문 2년여 만에 주연 자리를 꿰찬 것이다. 그 이후 줄곧 주연 배우로 활동해온 그는 지난 2010년 돌연 경기도립극단을 그만둔다.
“극단에서 나온 뒤 대학로에서 연극을 하고 있는데 수입은 반에 반 토막 났죠. 운이 좋아 대학로로 온 뒤에도 오디션을 통해 두 편의 연극에서 주연, 한 편에선 조연으로 출연했어요.”
우정원은 이제 더 넓은 무대인 드라마와 영화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려 하고 있다. 몰입도와 집중력이 가장 큰 장점이라는 우정원은 그 어떤 색감도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깨끗한 한지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그의 새로운 도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글=민웅기 인턴기자
사진=전영기 기자 yk00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