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스커버스커의 멤버브래드, 장범준, 김형태(왼쪽부터). 데뷔앨범 5만 장이 팔렸는데 90년대로 치면 100만 장에 육박하는 수치다. |
2012년 상반기 가요계 최고의 스타는 단연 밴드 버스커버스커(장범준 브래드 김형태)다. Mnet <슈퍼스타K3> 방영 당시만 해도 버스커버스커의 결승행을 두고 비관적인 목소리가 많았다. 자신들의 음악을 하는 실력파 밴드임에는 분명했지만 리더 겸 보컬 장범준의 가창력이 다소 아쉬웠던 것.
그렇지만 정식 데뷔 음반을 발매한 뒤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정식 음반을 발매하고 가요계에서 입성한 뒤 장범준의 가창력은 ‘중독성 있는 편안한 보컬’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이는 곧 음반 수익으로 연결됐다. 버스커버스커의 데뷔 음반은 발매 20여 일 만에 5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음반 판매 전성기이던 90년대로 환산하면 100만 장에 준하는 판매고다. 올해 5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가수는 빅뱅, 샤이니, 씨엔블루뿐이다. 하나같이 음반 고정 구입 층인 막강한 열성팬을 자랑하는 아이돌 그룹임을 감안하면 버스커버스커의 5만 장 판매는 단연 돋보이는 기록이다. <슈퍼스타K2> 우승자인 허각의 데뷔 앨범 판매고는 1만여 장이었다. 허각이 가요계에 안착했다는 평을 받는 데 반해 버스커버스커는 가요계에 열풍을 일으켰다는 얘길 듣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버스커버스커 데뷔 음반의 제작·유통사인 CJ E&M의 음악사업부 관계자는 “버스커버스커의 데뷔 음반 음원 수익이 20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다. 버스커버스커 멤버들은 각자 수천만 원의 음원 수익을 받게 된다. 특히 리더 장범준은 앨범에 수록된 11곡을 모두 작사 작곡해 저작권료도 3억 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타이틀곡 ‘벚꽃엔딩’뿐 아니라 ‘이상형’ ‘여수밤바다’ ‘첫사랑’ ‘꽃송이가’ 등 수록곡 대부분 히트를 쳤기 때문. 게다가 5월 4일부터 사흘간 열린 서울콘서트도 전석 매진됐으며 각종 행사에서도 섭외 1순위다.
반면 버스커버스커보다 늦게 데뷔 음반을 발표한 울랄라세션은 다소 주춤한 모양새다. 각종 음원 차트에서 버스커버스커의 음반 수록곡 대부분이 한 달가량 상위권에 포진했던 데 반해 울랄라세션의 경우 ‘울랄라’ ‘다 쓰고 없다’ 등의 곡이 발매 당일 실시간 차트 1위에 잠시 올랐을 뿐이다. 음반 판매고 역시 아직 1만 장에 이르지 못했다.
▲ 울랄라세션. |
버스커버스커와 울라랄세션은 현재 <슈퍼스타K>를 제작한 CJ E&M에 소속돼 있다. CJ E&M 음악사업부 성나혜 씨는 “한시적으로 매니지먼트 업무를 봐주고 있으며 수익 분배는 통상적인 매니지먼트 계약 수준”이라며 “6월 말 이후에 각자 소속사를 찾아 전속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 밝혔다. 두 밴드 모두 <슈퍼스타K>를 통해 얻은 인지도에 데뷔 음반을 통해 입증한 수익성을 바탕으로 수억 원의 계약금과 유리한 수익 분배 조건으로 연예기획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더 큰 대박, 안정된 활동 기반, 유리한 수익 분배 등 앞날이 더 밝은 상황인 셈이다.
최근 종영한 SBS <케이팝스타> 출신들도 곧 대박 행렬에 가세할 전망이다. SM·YG·JYP 등 3대 가요기획사가 직접 참여한 오디션 프로그램인 터라 생방송 진출자들도 대부분 이들 3대 기획사로 소속사를 정했다. 우승자 박지민을 비롯해 백아연과 박제형이 JYP로 들어갔으며 이하이 이미쉘 이승훈 이승주 이정미 등은 YG에 둥지를 틀었다.
이미 YG는 <슈퍼스타K> 출신 강승윤과 김은비를 영입한 바 있다. 둘 다 연습생 신분으로 YG에 들어갔는데 강승윤은 시트콤 <하이킥>을 통해 연기자로 먼저 데뷔했으며 김은비는 9월 데뷔가 유력한 YG의 새 5인조 걸그룹 멤버로 정식 데뷔할 예정이다. YG 홍보팀 관계자는 “이번 <케이팝스타> 출신들의 경우 이승훈은 연습생으로 들어왔고 이하이 이미쉘 이승주 이정미 등은 곧바로 전속계약을 체결해 데뷔할 예정”이라며 “이들 네 명은 제2의 빅마마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수펄스로 데뷔하며 이하이는 솔로 활동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JYP에 들어간 이들 역시 우승자 박지민은 빠른 데뷔를 위해 전속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백아연과 박제형은 연습생이 된다.
YG와 JYP는 모두 이들의 전속계약금에 대해선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가요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이 유명하다고 해서 거액의 전속계약금을 받진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미 실력파 연습생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터라 이들과 같은 수준일 것이라고. 중견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3대 기획사의 경우 연습생으로 들어가는 것 자체가 힘겨운 데다 연습생 과정을 거쳐 정식으로 데뷔할 경우 스타 등극이 사실상 보장돼 있다”며 “<케이팝스타> 연습생으로 출발할지라도 정식 데뷔가 사실상 보장돼 있어 스타 등극의 기회를 붙잡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가요관계자들은 상반기 버스커버스커 열풍을 하반기엔 수펄스가 이어갈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오디션 스타들의 대박 행진이 가능해진 결정적 계기는 공중파가 닫힌 문을 연 것이다. 서인국 등 <슈퍼스타K1> 출신들의 경우 케이블 채널 출신이라는 까닭에 공중파에서 받아주질 않았다. 그렇지만 <슈퍼스타K2>가 높은 시청률을 바탕으로 한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더 이상은 문을 닫을 수가 없는 처지에 이르렀다.
SBS 예능국 관계자는 “오디션 스타의 출연이 공중파 프로그램의 시청률에도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선 섭외를 할 수밖에 없다”면서 “공중파 역시 오디션 프로그램을 신설하면서 타사 오디션 스타의 출연을 제한할 경우 자사 오디션 스타도 같은 피해를 보는 상황을 감안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잠깐씩 한시적으로 열리던 공중파의 문은 허각의 KBS <불후의 명곡> 고정 출연을 통해 완전히 열렸다. 허각은 MBC 인기 드라마 <최고의 사랑> OST에도 참여했다. 가요계에 완벽하게 안착하며 뒤이은 오디션 스타들의 길을 갈고 닦아 놓은 것. 그 길을 통해 버스커버스커와 울랄라세션이 대박 행진을 기록했고 <케이팝스타> 출신들도 그 뒤를 따를 전망이다. 또한 지난달 백청강과 이태권 등이 데뷔한 데 이어 MBC <위대한 탄생> 출신들도 올 하반기에 연이어 데뷔해 오디션 스타 대박 열풍에 동참할 예정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 <슈퍼스타K2>에서 우승을 차지한 허각(오른쪽)과 준우승한 존 박. |
허각보다 인기 많던 ‘존 박’ 어디 갔어~
<슈퍼스타K> <위대한 탄생> <케이팝스타> <보이스오브코리아> <코리아갓탤런트> <기적의 오디션> <슈퍼디바> 등 요즘 방송가엔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넘쳐난다. 그렇지만 해당 프로그램 출신들이 연예계에서 대박은 아닐지라도 안착에 성공하는 경우는 사실 흔치 않다.
우선 가요계에선 대형 회사의 힘이 중요하다. 버스커버스커와 울랄라세션의 경우 아직 연예기획사를 정하진 않았지만 <슈퍼스타K>를 제작한 CJ E&M에서 음반의 제작과 유통 및 매니지먼트를 대행해주고 있다. 허각 역시 포미닛 비스트 지나 등이 소속된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인 에이큐브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케이팝스타> 방영 이전에 3대 가요기획사에 픽업된 경우는 YG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간 강승윤과 김은비 등이 있다. <케이팝스타> 출신들의 경우 SM에는 아무도 들어가지 못했지만 JYP와 YG로 소속사를 정해 스타 등극이 유력해 보인다.
배용준이 이끄는 키이스트에 영입된 <위대한 탄생> 출신 권리세 역시 데뷔를 준비 중이다.
실력파 프로듀서와 아티스트들이 중심인 가요기획사로 들어간 이들은 데뷔를 앞두고 맹연습하며 만전을 기하고 있다. <위대한 탄생> 출신 데이비드오 이미소 등은 방시혁의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조형우와 장이정은 아이유가 소속된 로엔엔터테인먼트, 신예림 샘 카터 정서경 50kg(박민, 이찬영) 등은 윤일상의 내가네트워크와 전속 계약했다.
한편 <슈퍼스타K2> 출신 장재인은 김형석 작곡가의 키위뮤직에 들어갔지만 결별한 뒤 단독 콘서트를 여는 등 독립 활동에 들어갔다. 존 박은 김동률 이적 등이 소속된 뮤직팜에 들어가 지난 2월 데뷔 음반을 발매했다. 그렇지만 <슈퍼스타K2> 방영 당시 존 박과 장재인이 허각보다 더 높은 인기를 자랑했음을 감안할 때 최근 행보는 다소 뒤처진다.
두 번째는 출신 프로그램의 시청률과 인기도다. <위대한 탄생>은 아직 별다른 스타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태권 백청강 등은 멘토였던 김태원이 이끄는 부활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데뷔했지만 큰 주목을 받진 못했다. 이들보다 스타성이 돋보인 권리세와 데이비드 오 등의 하반기 맹활약이 절실한 대목이다.
세 번째로 데뷔 시점이 중요하다. 해당 프로그램이 종영하고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유명세가 살아 있는 시점에 데뷔해야 기존 인기를 끌고 갈 수 있는 것. 허각, 버스커버스커, 울랄라세션 등 성공한 오디션 스타들은 대부분 종영 6개월 이내에 데뷔했으며 <케이팝스타> 출신 수펄스와 박지민 역시 올 하반기 데뷔 예정이다.
한편 만능 엔터테이너의 시대인 만큼 연기자로 데뷔한 경우도 있다. <슈퍼스타K>의 김지수와 강승윤, <위대한 탄생>의 손진영과 50kg(박민, 이찬영) 등이 시트콤과 드라마 등을 통해 연기자로 데뷔한 것. 이들의 경우 연기 활동을 통해 유명세를 진행형으로 만들어 놓은 뒤 가수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실제로 최근 김지수는 지난 3월 말 드라마 <드림하이2>가 종영한 뒤 준비에 들어가 최근 두 번째 미니앨범을 발표했다. [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