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자현.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아내의 유혹> 중국판 리메이크 드라마 <귀가의 유혹>에 출연한 추자현. |
스타를 남자와 여자, 성별로만 구분한다면 몸값의 규모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남자 톱스타와 여자 톱스타의 몸값 평균치는 대개 1.5배의 차이를 나타낸다. 물론 남자 스타의 출연료가 높다. 그만큼 극장가에서 막강한 티켓 파워를 과시하는 이들이나 드라마에서는 높은 시청률을 보장하는 배우들 역시 대부분 남자 스타다.
구체적으로 보면 영화의 경우 남자 톱스타의 편당 출연료는 5억~6억 원선인데 반해 여자 톱스타는 3억~4억 원에 그친다. 그나마 최고 출연료를 받는 남자 톱스타의 수는 대여섯 명에 이르지만 여자는 두세 명뿐이다. 드라마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회당 출연료로 1억 원을 넘긴 남자 스타는 여러 명 탄생했지만 회당 5000만 원 이상을 받는 여자 스타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시장을 해외로 돌려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남자 한류스타들이 점령한 일본을 제외한 중국, 미국 시장에서는 여자 스타들의 위치가 한 단계 위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 오랜 시간을 투자해 얻은 결실이다.
배우 김윤진은 한국 스타의 해외 진출을 이야기할 때 성공의 상징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미국의 지상파 드라마에 주인공으로 발탁돼 안방극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첫 번째 배우이기 때문이다. 김윤진은 세계 200여 개의 나라에 수출된 미국 ABC의 인기 드라마 시리즈 <로스트>의 마지막 시즌까지 참여하며 인지도는 물론 몸값까지 올렸다.
김윤진은 내년 5월 미국 ABC에서 방송하는 13부작 드라마 <미스트리스>에 주인공으로 발탁돼 현재 미국에서 촬영에 한창이다. 캐스팅 당시부터 미국 드라마 시스템에서는 이례적으로 마지막 회까지의 출연을 보장받았을 정도로 현지 관계자들이 김윤진에게 보내는 신뢰는 높다.
<미스트리스>에서 김윤진이 받는 회당 출연료는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았지만 1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남자 톱스타가 받는 최고 출연료를 앞서는 금액이다.
물론 김윤진이 처음부터 이 같은 고액 출연료를 받은 건 아니다. 미국에서는 무명의 신인이나 마찬가지인 상태에서 <로스트> 시즌1에 참여했을 때는 지금의 이런 대우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김윤진은 <로스트>에 참여하기 전부터 미국에 머물며 현지 진출을 치밀하게 준비해왔다. 직접 영화·드라마 제작사를 찾아다니며 오디션에 응했고, 한 편의 작품을 두고도 여러 단계별로 오디션을 거치기도 했다. 현지화 전략이 성공한 대표적인 스타로 꼽히는 김윤진이 만약 <미스트리스>로 더 높은 인기를 얻는다면 몸값이 어디까지 치솟을지 예측하기 어렵다.
▲ 김윤진. |
▲ 김윤진이 주연으로 발탁된 <미스트리스>. |
특히 이다해는 중국 판 트위터 ‘웨이보’에 한류스타 가운데 가장 많은 팬 수를 확보한 것으로도 이미 인기를 증명했다. 중국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패션브랜드의 모델을 맡아 단지 광고에만 참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의상 디자인까지 손수 하는 ‘친 중국’ 전략도 통했다.
▲ 이다해. |
추자현은 2000년대 초·중반에 출연해 중국에 수출된 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 <오! 필승 봉순영> 등으로 중국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한류 콘텐츠에 대한 인식이 다소 부족하고 스타들의 해외 진출 방식이 체계적으로 자리 잡히지 않던 시절 중국에 간 추자현은 자칫 반짝 인기에 머물 수 있던 위기를 딛고 발 빠르게 중국어를 익혀 현지 팬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섰다. 지금도 매년 한두 편의 중국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는 추자현은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한류 여자스타로 꼽힌다.
중국에서 의류 광고 모델로 활동하는 배우 송혜교 역시 억대의 출연료를 받는 톱스타다. TV 드라마와 달리 광고에서는 한국 스타들의 진입 장벽이 존재한다. 이런 중국 시장에서 몇 년째 의류 모델로 활동하는 송혜교는 대중적인 인기와 더불어 인지도와 지명도까지 확보한 스타로 통한다. 특히 왕자웨이 감독의 영화 <일대종사>와 우위썬 감독의 <생사련>에 주인공으로 잇따라 발탁될 정도로 송혜교가 중국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출연료 역시 상상을 초월한다.
한국 연예인의 중국 진출을 돕고 있는 매니지먼트사의 한 관계자는 “송혜교의 영화 출연료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영화 규모로 봤을 때 10억 원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일 것”이라며 “한국영화에서 가장 높은 출연료를 받는 톱스타와 비교해 두 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 송혜교. |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