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최윤영이 최근 지인의 집에서 260여만 원의 금품을 훔쳤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 명문대 출신의 ‘엄친딸’에 미스코리아 출신 ‘연예인’이자 성공한 ‘사업가’였던 최윤영은 왜 지인의 돈을 훔친 것일까. 이를 두고 사업 실패 등으로 인한 생활고가 원인이라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일요신문> 확인 결과는 정반대였다. 현재 최윤영은 남편과 함께 최고급 빌라에 거주하고 있으며 여전히 요가 사업도 하고 있다. 남편 역시 상당히 부유한 집안의 자제다. 이렇게 부유하게 살고 있는 그가 왜 지인의 돈 260여 만 원을 훔쳤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일까.
# 최고급 빌라에 사는데 생활고(?)
한동안 세인의 관심권 밖에 있던 최윤영이 갑작스런 절도 사건에 휘말리면서 생활고가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렇지만 현재 최윤영의 거주 형태와 사업 현황, 그리고 남편의 재산 규모 등을 놓고 볼 때 그가 생활고로 힘겨워한다고 보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우선 최윤영이 살고 있는 곳은 서울 강남 소재의 수십억 원대 최고급 빌라다. 유력 정치인이 살고 있어 유명세를 탄 이 빌라는 매년 국토해양부가 발표하는 ‘공동주택 유형별 최고가 주택’ 순위에서 ‘다세대 주택’ 부문 10위 안에 꾸준히 이름을 올려놓고 있을 정도다. 다만 최윤영 부부는 소유가 아닌 전세 또는 월세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전세가 역시 10억 원대로 알려져 있다.
최윤영은 한때 ‘퓨어요가’라는 요가 사업체를 이끌었다. 서울 강남의 청담동 본점을 시작으로 전국적인 체인망을 갖추기도 했었다. 각종 송사에 휘말리며 결국 퓨어요가는 문을 닫았다. 이로 인해 최윤영이 요가 사업 실패로 생활고를 겪고 있다는 얘기가 나돈 것이다.
확인 결과 최윤영은 여전히 요가 관련 사업을 하고 있었다. 서울 강북에 H 요가 학원을 오픈한 것. 해당 요가학원의 인터넷 블로그에는 H 요가가 퓨어요가의 다른 이름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H 요가는 지난 6월 초 한 소셜커머스 업체를 통해 행사를 해 최근에는 회원도 급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초 기자가 해당 요가학원을 방문했을 당시 관계자들은 “최윤영 씨와는 무관한 요가학원”이라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각종 홍보 자료에 최윤영이 원장으로 기재돼 있는 부분을 지적하자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 최윤영이 서울 강북 지역에서 운영하는 H 요가학원. |
또 하나의 관심사는 남편 박 아무개 씨가 누구인지다. 뒤늦게 결혼과 출산 사실을 알릴 당시 최윤영은 남편 박 씨를 유학파 사업가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남편은 별다른 수입이 없다고만 알려져 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최윤영의 사업이 실패하고 남편도 무직이라 생활고를 겪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놨다. <일요신문> 취재 과정에서도 남편 박 씨의 정확한 직업은 확인되지 못했다. 그렇지만 박 씨는 지난 1월 매스컴에 인터뷰가 실릴 만큼 관련 분야에선 꽤 유명한 인물이었다.
중학교 시절부터 영국에서 유학을 한 박 씨는 조류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관련 세계 단체의 한국 대표를 맡고 있을 정도다. 당시 박 씨의 인터뷰 기사에선 직업이 회사원으로 소개됐으며 최윤영의 남편이라는 언급은 없었다. 박 씨와의 접촉을 위해 관련 조류 협회 측에 문의했지만 “요즘 아내 일로 힘겨워하고 있어 연락처를 알려드릴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을 뿐이다.
한편 박 씨는 상당히 부유한 집안의 자제로 알려져 있다. 박 씨의 한 지인은 “그의 부친이 강남에서 유명한 자산가”라며 “지난 봄엔 미국에 거주 중인 박 씨의 할머니가 사망하면서 박 씨가 상당한 유산을 물려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남편 박 씨의 정확한 직업과 수입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그 역시 생활고와는 거리가 있다. 결혼 이후 연예계 활동을 중단해 근황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절도 사건이 불거져 생활고를 겪고 있다는 추측이 난무했지만 최윤영의 결혼 이후 근황은 생활고보다는 부유한 삶에 가까워보인다. 물론 거주 형태와 사업 현황, 남편의 재산 규모 등은 겉으로 드러난 모습일 수는 있다.
▲ H 요가학원의 소셜커머스 홍보. |
남편 또는 시댁과 불화가 있는 상황이라면 얘기는 전혀 달라진다. 남편 또는 시댁과 불화가 있을 경우 겉으로 드러난 부유한 모습과 달리 최윤영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윤영이 현재 운영하는 H 요가학원은 시댁 가족 명의의 건물이다. 따라서 보증금과 임대료 부담이 적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절도를 해야 할 만큼 경영 상태가 나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남편과의 관계도 매우 좋다고 한다. 남편 박 씨의 지인은 “2010년 6월에 큰딸을 낳고 지난해 연년생으로 둘째를 낳았다”면서 “평소 매우 금슬이 좋았고 이들 부부 사이에 문제가 있다는 얘긴 전혀 듣지 못했다”고 설명한다.
# 훔쳤나 빌렸나
이번 사건을 담당한 강남경찰서 형사4팀 관계자는 “피해자가 미리 수표번호를 적어 놔 손쉽게 잡혔다”며 “우리가 잡은 게 아니라 거의 스스로 잡힌 것”이라고 얘기한다. 최윤영은 경찰 조사에서 “절도한 것이 아니라 돈을 빌린 것”이라 주장했다. 평소 가까운 사이였던 피해자와 합의조차 이뤄지지 않으면서 결국 사건은 검찰로 송치됐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최윤영의 한 측근은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며 “평소 돈이나 물건에 전혀 욕심도 없는 사람이었는데 뭔가 단단히 잘못된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