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포인트 11개로 리그 전체가 주목하는 선수 성장…ATM·맨유 등과 이적설
#팀 내 에이스, 리그 내 상위권
전성시대를 열고 있는 이강인이다. 공격 포인트 11개는 이강인이 프로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2018-2019시즌 이래 커리어 최다 기록이다. 이전까지는 컵대회 포함 공격 포인트 5개(1골 4도움)가 가장 많은 기록이었다. 도움 5개는 리그 전체 공동 14위의 기록이기도 하다. 아쉬운 마요르카 공격진의 결정력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기록이다.
마요르카 팀 내부로 시선을 돌리면 그의 포인트 생산 능력은 더욱 도드라진다. 팀 내 주포이자 중앙 공격수인 베다트 무리키(코소보)의 14골에 이어 팀 내 득점 2위다. 이강인 다음으로 많은 골을 넣은 이는 다니 로드리게스(스페인)로, 3골에 불과하다.
이강인의 진가는 공격 포인트에서만 나타나지 않는다. 이번 시즌 발군의 드리블 실력을 뽐내고 있다. 팀 내에서 전방으로 공을 운반할 수 있는 유일하다시피한 자원이다. 도움 순위는 팀 내 1위다.
이번 시즌 라리가 35경기에 출전해 드리블 돌파 86회를 기록 중이다. 이는 월드클래스로 불리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의 108회에 이어 리그 전체 2위의 수치다. 호드리구, 루카 모드리치 등 세계적인 선수들 다수를 앞섰다.
다만 이강인의 모든 지표가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발렌시아전에서 전반 경고를 받으며 시즌 열 번째 옐로카드를 적립했다. 라리가 규정에 따라 다음 경기에 출장할 수 없게 됐다. 이강인보다 많은 경고를 받은 이는 팀 내 3명뿐이다. 이들 모두 수비수다. 리그 전체를 통틀어서도 옐로카드 10장은 공동 11위의 기록이다. 이상윤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수비 적극성을 갖는 것은 좋다. 이전까지 이강인이 약점으로 지적받던 부분이기도 하다"면서도 "한 시즌 카드 10장은 많은 수치다. 앞으로 수비 노하우가 쌓인다면 해결될 일이다"라고 말했다.
#친정팀에 꽂은 비수
이강인이 5호 도움을 기록하고 10호 경고를 받은 발렌시아전은 다른 의미로도 주목을 받는 경기였다. 상대팀이 다름 아닌 이강인의 친정팀 발렌시아였기 때문이다.
이강인은 어린 시절부터 스페인으로 건너가 성장했다. 열 살이던 어린 이강인을 입단시켜 선수로 성장시킨 구단이 발렌시아다. 재능을 보인 이강인을 구단은 애지중지 키워나갔다. 유소년 시절부터 '월반'을 지속했고 17세가 되지 않은 시점에 B팀 경기에 출전하며 성인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데뷔 직후부터 가능성을 보이며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발렌시아와 이강인의 밀월 관계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구단주의 횡포 속에 감독 교체가 잦았고 이강인과 같은 유망주들의 성장에 어려움이 뒤따랐다. 2021-2022시즌을 앞두고 발렌시아는 브라질 출신 공격수 마르코스 안드레를 영입하며 구단의 논EU(3명) 쿼터를 넘기게 됐다. 이에 이강인이 방출 대상으로 지목됐고 계약 기간이 1년 남았음에도 합의하에 계약을 해지하기에 이르렀다. 10년간의 인연이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이어진 이강인의 선택은 마요르카였다. 2002년과 2004년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등 라리가의 꾸준한 강호로 군림해온 발렌시아와 달리 마요르카는 2010년대 들어 하부리그를 오가던 구단이었다. 이강인을 영입할 당시는 1부리그에 승격한 직후였다. 이에 승격팀으로 이적한 이강인의 하락세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존재했다.
하지만 이적 2년 차, 이강인과 발렌시아의 전세는 역전됐다. 부침을 겪은 이적 초기와 달리 이강인은 팀 내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마요르카 역시 1부리그 생존 경쟁을 펼친 지난 시즌과 달리 안정적인 팀 운영으로 중위권에 안착했다. 그사이 발렌시아는 혼란이 지속되며 이번 시즌 마요르카보다도 낮은 순위에 있다. 하위권 경쟁이 치열해 5월 26일 현재 순위는 13위이지만 강등권인 18위와 승점 단 2점 차로 강등을 걱정해야하는 위치다. 그런 상황에서 이강인의 일격에 승점 확보에 실패한 것이다.
#마요르카 다음 단계는
단숨에 라리가 내 수위급 미드필더로 올라선 이강인은 연일 이적설을 생산해내고 있다. 겨울 이적시장에서도 연결된 바 있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행선지로 지속 언급되고 있으며 이탈리아의 나폴리, 영국의 맨체스터 유니이티드 등도 후보지로 언급된다. 발렌시아에서 어려움을 겪던 시절, 프랑스, 포르투갈, 네덜란드 무대와 연결되던 것을 떠올리면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이강인은 이번 시즌 마요르카의 에이스로 자리잡으며 더 높은 위상의 구단들과 연결되고 있다. 이전까지 '활용하기 까다로운 선수'라는 평이 많았다. 주 포지션인 공격형 미드필더는 현대 축구에서 과거보다 중요성이 덜 강조되는 추세다.
하지만 발렌시아 시절과 달리 마요르카에서 측면 자원으로도 활용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지난 발렌시아전에서는 윙백에 가까운 형태로 뛰기도 했다. 수비 적극성과 스피드 등 신체 능력 부분에서 발전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변화에 출전시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국가대표팀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무대에서 도움을 기록하며 가치를 증명했다.
2022-2023시즌이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이강인의 행선지가 정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유력 후보지로 떠올렸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많은 이적료를 지출하길 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우 선수 영입보다 구단 매각 절차가 우선이다. 또 다른 행선지로 부상한 AC 밀란의 경우 이강인에 관심이 있지만 같은 포지션인 일본의 카마다 다이치(프랑크푸르트)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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