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인조에서 9인조로 변신한 티아라. 사진제공=KBS |
새 단장한 그룹을 선보이는 각 소속사들은 멤버 교체에 대해 다양한 이유를 댄다. 애프터스쿨은 입학과 졸업 제도에 따라 가희가 ‘졸업’하고 새 멤버 가은이 ‘입학’했다. 유이 역시 2009년 팀을 떠난 유소영의 빈자리를 메운 것을 감안하면 애프터스쿨의 멤버 교체는 새로울 것이 없다. 이 외에 EXID의 소속사는 “기존 멤버였던 유지와 다미는 학업 문제로 부득이하게 팀을 나가게 됐고, 해령은 연기자로 진로를 변경한 후 활동을 펼칠 예정”이라고 설명했고 써니데이즈 소속사는 “기존 멤버 민지가 연습 중 부상으로 팀에서 빠지게 됐다”고 밝혔다.
▲ 애프터스쿨의 가희(가운데)가 졸업과 입학 제도에 따라 팀을 떠났다. 사진제공=SBS |
한 가요계 관계자는 “명쾌한 설명 없이 기존 멤버를 뺀다는 것은 외부에서 볼 때 모양새가 좋지 않기 때문에 소속사의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팀 분위기를 위해 A가 떠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 실제 A가 탈퇴한 후 이 그룹의 분위기가 굉장히 밝아졌다”고 귀띔했다.
그룹 멤버가 직접 탈퇴할 뜻을 밝히는 경우도 있다. 또 다른 걸그룹의 멤버 B는 이 그룹 내에서 주축 멤버로 활동했다. 하지만 새로운 앨범을 준비하며 돌연 팀을 떠나겠다는 뜻을 전했다. 평소 B와 다른 멤버들의 관계도 좋고 소속사에 대한 별다른 불만 제기가 없었기 때문에 소속사 측은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B의 탈퇴 이유는 “힘들다”는 단순한 이유였다. 아이돌 그룹의 경우 일단 앨범 준비를 시작하면 노래와 안무 연습으로 하루에 15시간 맹훈련에 돌입한다. 게다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면 각종 방송과 행사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하루에 고작 2~3시간씩 쪽잠을 자기 일쑤다. 이런 생활을 견디지 못한 B가 먼저 백기를 든 것이다.
B가 탈퇴를 결심한 데는 그의 부유한 가정환경이 한몫했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B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 임원의 딸이다. 유복한 가정에서 별다른 어려움 없이 자란 터라 고된 연예계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다.
B의 소속사 관계자는 “소위 말하는 ‘헝그리 정신’이 없었다. 연예계에 집안이 어려운 이들이 많다는 것은 옛말이다. 좋은 집안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일찌감치 데뷔한 아이돌도 부지기수다. 이들 중 일부는 쉽게 데뷔의 기회를 얻은 만큼 쉽게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 결국 그로 인한 피해는 팀에 남은 동료들에게 돌아간다”라고 꼬집었다.
▲ 스텔라. |
또 다른 가요계 관계자는 “이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재계약이 어려울 것 같은 멤버들을 미리 탈퇴시켜 모양새를 좋게 갖추려는 소속사가 늘고 있다. 재계약이 결렬돼 팀을 떠나게 되면 이전투구처럼 보여 팬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더 이상 멤버 탈퇴나 교체가 팀 해체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기존 멤버만을 고집하는 ‘순혈주의’로는 통상적인 계약 기간이 끝나는 5년 후가 보장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적절한 멤버 교체는 팀의 생명력을 늘리는 순작용을 한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티아라의 소속사인 코어콘텐츠미디어의 수장인 김광수 대표 역시 보다 탄력적인 팀 운영에 한 표를 던지는 인물이다. 7월 컴백부터 당초 7인조에서 9인조로 활동한다고 밝힌 김광수 대표는 “필요시 멤버교체 및 새로운 멤버 영입을 과감히 단행할 것이다. 30년 가까이 연예인을 발굴하고 기획하면서, 연예인 중 일부는 인기가 많이 오른 뒤 3년 정도 되면 자만하고 나태해지는 선례를 많이 봤다. 티아라 멤버 중 열심히 하지 않고 자만하는 멤버들로 인해 다른 멤버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면 과감히 해당 멤버 교체 및 새 멤버를 영입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멤버 구성이 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으로는 대중의 인기를 등에 업고 팀 분위기를 망치고 안하무인처럼 행동하는 일부 스타들의 행태에 경종을 울리는 결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방출’이라는 극단적 카드를 들고 소속사가 가수들을 압박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한 걸그룹의 소속사 대표는 “탄력적인 팀 운영은 이미 가요계의 트렌드가 됐다. 향후 아이돌 그룹의 멤버 교체는 더욱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건 멤버 탈퇴 및 교체가 팀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발전적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안진용 스포츠한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