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을 막고 휴대폰을 빼앗기 위해 서 회장(박근형 분) 측과 강동윤 측이 급히 움직이고 결국 휴대폰은 서 회장 측 신혜라(장신영 분)의 손에 들어간다. 조 형사(박효주 분)를 차로 치어 위중한 상태에 이르게 한 채 납치한 신혜라가 백홍석을 협박해 기자회견을 막고 휴대폰까지 되찾은 것. 그렇지만 신혜라는 다시 서 회장을 배신하고 강동윤에게 돌아간다.
그리고 결국 이들의 맞대결에서 최정우 연합군은 신혜라 반군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이를 통해 최정우 연합군은 붕괴됐다. 조 형사는 사고를 당해 사경을 헤매고 있고 황 반장은 간호에 매달리고 있다. 최정우 역시 패배감에 빠져들었고, 그나마 조폭 박용식(조재윤 분)이 백홍석을 도왔지만 조 형사의 사고로 크게 낙심했다. 다만 패배의 아픔은 로맨스 라인을 강화했다. 조 형사의 사고로 그를 향한 박용식의 절절한 사랑이 피어났고, 패배감에 빠진 최정우의 옆엔 서지원(고준희 분)이 있었다. 흔들리는 최정우에게 서지원은 “아까처럼 그런 모습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말아요. 나한테만 보여요”라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승리한 신혜라 반군은 결국 강동윤에게 다시 고개를 숙였다. 연이은 승리를 거뒀지만 결국 신혜라보다는 강동윤의 그릇이 크다는 것이 새삼 확인된 것. 기자회견을 막고 휴대폰을 입수해야 하는 숨막힌 상황에서 불안해하는 부인 서지수(김성령)에게 강동윤은 “(신혜라는) 10년간 날 위해 일했지만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었다. 지금은 자신을 위해 일하고 있다”며 신혜라가 휴대폰을 입수할 것임을 먼저 내다봤다. 휴대폰을 앞세워 다시 한 번 우위를 점하려하는 신혜라는 결국 자신보다 한 수 앞서 보는 강동윤과의 협상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고 결국 백기투항한다.
13회 방송에서 가장 달라진 모습을 보인 이는 백홍석이다. 기자회견을 앞두고 백홍석은 “이제 나 화 안낼 거다. 저놈들이 화나게 만들 거다. 큰 소리도 안 낼 거다. 저놈들 입에서 비명이 나오게 만들 거다. 울지도 않을 거다. 저놈들이 울게 만들 거다”라고 말한다. 기자회견이 무산된 뒤에도 백홍석은 똑같은 말을 한다.
이후 백홍석은 뭔가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백홍석은 이미 최정우에게 “만약에 법으로 해서도 안 되면 검사님이 저를 도와주세요”라고 말한 바 있다. 그에게 뭔가 비장의 카드가 남아 있다는 복심이 투영돼 있다. 시장통 전자제품 가게에서 뭔가를 구입하고 열쇠 가게에도 들른다. 그리고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들고 어딘가의 사진을 촬영해서 또 무언가를 만든다. 대선을 하루 앞두고 시장통에서 유세를 벌이는 강동윤과 시장통을 다니며 무언가를 준비하는 백홍석의 모습이 묘한 긴장감 속에 교차 편집됐다.
대선 하루 전날 밤 백홍석은 밀항선을 타고 한국을 떠나고 대선 당일 강동윤 부부는 선거를 하는 모습만 놓고 보면 완벽한 강동윤의 승리로 보인다. 이미 선거가 치러지고 있는 만큼 어지간한 카드로는 이를 뒤집기 힘들어졌다. 관건은 백홍석이 준비하는 비장의 카드가 무엇인지 여부다.
가장 큰 변화는 백홍석이 강해졌다는 점이다. 이는 오히려 강동윤의 말을 통해 입증된다. 한강다리 위에서 신혜라를 만난 강동윤은 “상대방의 약점을 쥐고 있는 한 강해질 수 없다”고 얘기한다. 이 말에 신혜라는 강동윤의 약점인 휴대폰을 한강에 던진다. 그렇지만 백홍석 역시 이미 강동윤의 약점인 휴대폰을 신혜라에게 넘긴 뒤였다. 그 역시 상대방의 약점을 쥐고 있지 않은 상태였다. 강동윤의 논리대로라면 백홍석은 이미 강해진 셈이다.
<추적자 THE CHASER> 13회의 마지막 장면은 대선 당일 선거를 마친 강동윤이 부친의 이발소를 찾은 모습으로 마무리됐다. 그렇지만 거기서 강동윤을 기다린 것은 부친이 아닌 백홍석이다. 깜짝 놀란 강동윤과 또박또박 강동윤의 이름을 부르는 백홍석, 비로소 최정우 연합군과 신혜라 반군의 대결 구도가 다시 강동윤과 백홍석의 대결 구도로 돌아왔다. 아직 섣부른 결말에 대한 예측은 이르다. 종영까지 최소 3회, 연장방영이 결정되면 최대 5회 분량이 더 남아있는 만큼 또 어떤 반전에 반전이 등장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