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아이돌 스타들이 총 출동한 MBC의 야심찬 런던올림픽 특집 <아이돌 스타 올림픽> 1부가 지난 25일 방영됐지만 6.4%의 저조한 시청률(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에 그치고 말았다. 게다가 너무 과도한 간접광고로 인해 시청자들의 눈살만 찌푸리게 만들었다.
MBC 런던올림픽 중계방송을 홍보하기 위해 마련된 <아이돌 스타 올림픽>에는 육상 윤여춘, 펜싱 고영춘, 탁구 석은미 등 MBC 런던올림픽 해설위원들과 김성주 임성주 등 앵커들이 출연했다. 예능 프로그램인 만큼 전문 MC인 김용만과 붐이 가세했다.
이날 방송에서 붐은 사실상 ‘PPL 전문위원’이었다. 우선 경기를 앞두고 휴식 시간을 갖고 있는 아이돌 스타들을 찾은 붐은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 엠블랙의 승호에게 “뭐하는 거예요? 추억을 남기려고요?”라고 묻는다. 이에 승호가 “이런 기회가 흔치 않잖아요”라고 답하자 “다 이렇게 모이는 것도 되게 어렵잖아요. 멋진 기념사진을 촬영하도록 하겠습니다”라며 아이돌 스타들의 단체 사진 촬영을 제안한다.
휴대폰을 들고 단체 사진을 촬영하려던 붐은 아이돌 스타들에게 “사진이 연속적으로 몇 번 촬영되는지 알죠?”라고 묻고 이에 아이돌 스타들은 “스무 번”이라 답한다. 이에 붐은 “바로 들어가요. 이십 장 연속으로. 자! 갑니다 시작!”이라며 사진 촬영에 들어간다. 스무 번 연속 촬영은 최근 새로 출시된 삼성 휴대폰의 새로운 기능 가운데 하나다. 아이돌 스타들의 단체사진 촬영을 명목으로 대놓고 간접광고를 한 것이다. 물론 붐이 아이돌 스타들의 단체 사진 촬영을 위해 들고 있는 휴대폰이 바로 그 새로 출시된 삼성 휴대폰이다.
탁구 경기 도중에는 아예 방송 프로그램인지 CF인지 구분하기 힘든 상황을 연출한다. 과거 탁구 스타들에 대해 얘기하던 도중에 김용만이 이 에리사 선수를 언급하자 또 한 번 붐은 “성함이 어떻게 된다고요?”라고 물으며 김용만의 입 앞에 휴대폰을 가져간다. 이에 김용만은 휴대폰에 대고 “이 에리사”라고 말한다.
이번에는 아예 브라운관 전체에 휴대폰 화면이 나온다. 탁구대를 배경으로 휴대폰이 나오고 그 위에 이 에리사 선수의 검색 내용이 나오더니 나중에는 브라운관 하단에 해당 휴대폰 브랜드와 말을 인식하는 특별 기능에 대한 광고 문구까지 나온다. 간접 광고의 수준을 뛰어 넘어 프로그램 도중에 아예 광고를 삽입해 버린 것. 이로 인해 <아이돌 스타 올림픽>은 예능 프로그램도 스포츠 프로그램도 아닌 삼성 휴대폰 CF가 되고 말았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