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가장 불안한 모습을 보인 곳은 단연 MBC다. 최근 파업이 마무리됐지만 런던올림픽 중계단은 파업 와중에 꾸려졌다. 그러다 보니 파업에서 이탈해 방송으로 복귀한 몇몇 아나운서들이 런던올림픽 중계단의 얼굴로 나서게 됐다. 여기에 MBC를 떠나 프리랜서로 활동 중인 김성주 전 아나운서와 음주 방송으로 물의를 빚었던 임경진 전 아나운서까지 합류했다.
파업으로 인해 어렵게 중계단을 꾸린 MBC는 다행히 노조 파업이 끝나면서 정상적인 분위기에서 런던올림픽을 방송하게 됐다. 그렇지만 야심차게 준비한 <무한도전>의 런던 현지 방송은 무산됐다. MBC는 이미 지난 베이징올림픽에서 <무한도전> 효과를 톡톡히 누린 바 있다.
MBC의 런던올림픽 띄우기 프로젝트 일선엔 예능국이 나섰다. ‘나는 가수다’ 출신인 박정현 김조한 국카스텐과 김연우 이은미 박상민 등이 참여한 음원을 적극 활용학고 있으며 <위대한 탄생> 출신인 손진영과 배수정 등도 런던올림픽 방송에 합류했다.
그리고 가장 야심찬 프로젝트로 런던올림픽 특집 <아이돌 스타 올림픽>을 준비했다. 기존 아이돌 육상선수권 대회에 탁구 양궁 펜싱 등의 종목을 더해 아이돌 올림픽을 방송한 것. <아이돌 스타 올림픽>은 올림픽 예고편 같은 성격을 띠고 있다. 인기 아이돌 스타들이 올림픽 종목 경기에 직접 나서서 해당 종목을 홍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방송 내내 캐스터와 해설위원, MC 등은 “마치 올림픽을 보는 것 같네요” “표정만큼은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 못지않아요” “올림픽만큼 박진감 넘치는 경기네요” 등의 표현을 연발했다.
두 번째는 자연스럽게 MBC 올림픽 해설위원들을 홍보하는 것이다. 어차피 같은 생중계 화면의 경기라면 좀 더 인기 있고 친숙한 해설위원이 해설하는 경기를 보고 싶은 게 시청자들의 심리다. <아이돌 스타 올림픽>을 통해 해설위원들의 지명도를 높이고 시청자와의 친근감을 높이는 게 MBC의 노림수였던 셈이다.
문제는 탁구 경기에서 벌어졌다. 남녀 혼성 복식 경기로 치러진 탁구 결승전에서 이겨 금메달리스트가 된 스타는 2PM의 닉쿤과 티아라의 지연이었다. 문제는 방송 하루 전 닉쿤이 음주 운전 교통사고로 물의를 빚은 것이다. 물의를 빚은 연예인의 경우 이미 녹화를 해 놓은 분량이 있을지라도 방송을 앞두고 편집을 하는 것이 방송가의 관례다. 이는 시청자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지만 자숙기간에 들어간 해당 연예인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MBC는 방송 강행을 결정했다. 닉쿤의 음주 운전 사고로 인해 일본 방송사 NHK가 2PM이 출연하고 있는 NHK <한글강좌> 방송 코너 ‘2PM의 원포인트 한글’의 방송을 당분간 중단한다고 밝힌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닉쿤이 CF 모델로 활동 중인 캐리비안베이 역시 홈페이지에서 닉쿤의 얼굴을 뺐다. 유독 MBC만 닉쿤의 방송을 강행한 셈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