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10년 만에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최초의 올림픽 메달을 노리고 있는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에게 마치 데자뷰 현상 같은 일이 벌어졌다.
10년 전 대한민국 축구는 2002 월드컵에서 4강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뤄냈다. 8강전에서 만난 팀은 세계 최강 스페인. 연장전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승부차기에 돌입했고 결국 대한민국이 승리하며 4강에 진출했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조별 예선을 통과해서 8강전에서 만난 팀은 영국이다. 축구 종주국 영국을 그들의 홈에서 만났다.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팀은 지동원 선수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아론 램지 선수에게 페널티킥 골을 허용해 1대1 동점이 됐다. 이후 연장 후반까지 더 이상 골이 터지지 않으면서 경기는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승부차기 상황은 2002 월드컵과 똑같은 양상으로 진행됐다. 양국은 네 번째 키커까지 모두 골을 성공시켰다.
그리고 영국 팀의 다섯 번째 키커는 최전방 공격수 다니엘 스터리지였다. 다니엘 스터리지는 잠시 주춤 거린 뒤 골문 오른 쪽을 향해 골을 날렸지만 이범영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2002 월드컵에서 스페인의 네 번째 키커로 나선 호아킨 산체스가 잠시 주춤거리다 골문 오른 쪽으로 날린 슛을 이운재 골키퍼가 막아낸 상황과 거의 똑같은 모습이었다.
마지막 키커는 기성용 선수였다. 기성용은 홍명보 감독에 대한 오마주인 듯 2002 월드컵 스페인과의 승부차기에서의 홍명보 감독이 날린 슛과 같이 골문 왼쪽 윗구석을 향해 공을 보냈다. 결과도 똑같았다. 홍명보 감독과 마찬가지로 기성용의 슛 역시 골대로 빨려 들어가며 대한민국의 4강행을 확정지었다. 그렇게 10년전 주장 홍명보가 이끈 기적이 10년만에 감독 홍명호호의 기적으로 거듭났다.
마치 데자뷰를 보는 듯 비슷한 승부차기를 통해 4강에 진출했다는 점은 2002 월드컵과 비슷하지만 2012 올림픽 축국 대표팀에겐 커다란 차별점이 있다. 2002 월드컵은 4강이 종착역이었지만 2012 올림픽 팀에게 4강은 환승역에 불과하다는 것.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은 이제 브라질을 거쳐 종착역인 결승전을 향해 질주할 예정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