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혁은 미디어에서 쏟아내고 있는 두 사람의 결혼예정설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나타냈다.
“보배랑 좋은 감정으로 만나는 건 사실이지만 아직 깊은 관계는 아니다. 앞으로 이렇게 좋은 관계를 잘 유지하고 싶다.”
오진혁은 기보배에게 프러포즈를 했느냐는 물음에 대해선 “그런 일은 없었다”면서 “결혼은 나중에 생각할 일이고, 좀 더 지내봐야 확실한 계획이 세워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보배 또한 오진혁에 대해 “오빠랑 좋은 관계로 만나고 있지만 더 이상의 확대된 계획에 대해선 지금 할 말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양궁대표팀은 오진혁-기보배 열애설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에 적잖이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기자들의 관심이 너무 두 사람한테만 집중되다보니 장영술 총감독이 나서서 다른 선수들한테도 질문을 해달라고 부탁할 정도였다.
기자회견 이후에도 오진혁은 둘한테만 초점을 맞추는 부분에 대해 부담스런 심정을 토로했다.
“지금은 우리 둘만이 주목받을 상황이 아니다. 모든 선수들이 다 같이 고생했고 그들도 똑같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하는데, 자꾸 우리한테만 관심을 나타내시니까 다른 선수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든다.”
대표팀의 맏형답게 오진혁은 열애설, 결혼설에서 벗어나 양궁대표팀 전체가 올림픽에서 쾌거를 이룬 데 대해 더 많은 칭찬과 주목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기보배는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양궁의 모든 경기가 끝났고 한국으로 돌아가기까지 이틀 정도의 휴가를 받았기 때문에 런던 아이나 박물관 등을 구경하며 홀가분한 마음으로 런던 시내를 보고 즐기고 싶다는 얘기를 전했다. 물론 그의 옆에는 연인 오진혁이 함께한다.
오진혁은 기대를 모았던 임병현, 김법민이 줄줄이 탈락하는 걸 지켜보며 혼자 준결승, 결승전까지 오른 데 대해선 “남자 개인전에서는 원래 메달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적어도 내가 메달을 못 딴다고 해도 죄인이 되지는 않겠다는 생각에 마음 편히 경기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심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었던 데 대해선 솔직히 시인했다.
오진혁과 기보배는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박성현-박경모 양궁 커플이 열애설을 인정한 후 그해 12월 웨딩마치를 울렸던 전례에 비춰봤을 때 귀국 후에는 곧 결혼 날짜를 잡고 결혼식을 공식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두 사람은 대표팀 내에서도 소문난 커플이었고, 올림픽을 앞둔 상태에서 열애설이 터질 경우 선수단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에 어느 누구보다 가슴 졸이며 올림픽을 준비하고 치러냈다. 극적으로 두 사람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런던올림픽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지만 당분간 두 사람한테 쏠리는 관심에 대해선 담담히 견뎌내야 할 판이다.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