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2TV <각시탈> 캡처 사진. |
공정엽 할머니의 위안부 모집 증언(출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중 일부다. 일제 시대에 일본은 한국의 가난한 여성들을 상대로 식당종업원, 간호사, 여공 모집 등으로 속이거나 유괴․강제 연행 방식 등으로 전쟁터에 끌고 갔다.
9일 방송된 KBS 2TV <각시탈>에서 일본이 간호부에 취업시켜준다고 속여 위안부를 모집하는 장면이 묘사돼 시청자들을 분노케 했다.
<각시탈>의 일본 관료들은 사기 진작을 위한 위안소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령을 받고 한국 여인들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와다 총독(송민형 분)은 중추원 관료들을 소집해 “중국군 병력은 워낙 강력한데 문제는 수적으로 열세인 우리 황국의 병력이다. 일러 전쟁 때부터 우리 군에게 가장 큰 병력 손실을 입힌 것은 적군이나 게릴라군의 공격이 아닌 성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와다 총리는 “명심할 것은 우리 대일본제국은 1925년 부녀 및 아동 매매 금지 국제 조약에 조인한 근대국가다. 절대로 관동군이나 우리 정부가 나서서 위안부를 모집했다는 사실이 알려져서는 안된다”며 이중적인 속내를 드러냈다.
한 달에 월급 50원을 주고 간호사로 일하며 공부도 할 수 있게 해준다는 달콤한 말에 넘어간 조선 처녀들은 간호부 명단에 이름을 적었다. 그 안에는 극동서커스단의 처녀들도 포함됐다.
간호부 모집에 속은 처녀들 중 순이와 할머니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기모라 타로(천호진 분)의 집 가정부 할머니의 손녀 순이는 할머니에게 “낮에는 간호부로 일하고 밤에는 공부도 할 수 있다. 유학생이나 다름없다. 열심히 공부해서 꼭 의사될 거다. 그렇게 할머니 모시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 거다”라고 약속했다.
멀리 가는 손녀가 걱정스러운 할머니가 타로에게 간호부에 대해 묻자 타로는 순이를 훑어본 후 “보내셔도 된다”며 거짓말을 하는 등 냉혹한 악역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너무 화가 나서 잠이 오질 않았다” “어떻게 거짓말을 해서 모집을 하나” “정말 인간도 아니다”라는 등 분노를 쏟아냈다.
김다영 인턴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