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전당대회가 치러졌던 일산 킨텍스에서 만난 박근혜 캠프 관계자는 “일각에서 90% 얘기까지 나왔지만 자체 추산으로는 80% 초반이었다. 생각보다 득표율이 높게 나왔다. 그만큼 박 전 위원장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유력 정당의 첫 여성 대선 후보가 된 박 전 위원장은 21일 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본격 대선 행보에 나설 계획이다.
2위 역시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전당대회 내내 박 전 위원장을 향해 날선 공세를 펼쳤던 김문수 경기지사가 6.8%로 2위를 차지했고 김태호 의원,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등이 뒤를 이었다. 개표 직전까지만 해도 ‘다크호스’로 거론되던 임 전 실장은 김 지사와 2위 다툼을 벌일 것으로 관측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부진을 면치 못했다. 김태호 의원에게조차 뒤지는 것으로 나오자 임 전 실장 측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았다.
반면, 김 지사는 ‘포스트 박근혜’로서의 입지를 다질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재오·정몽준 등 주요 친이 유력 주자들이 중도 포기한 가운데 유일하게 완주함으로써 ‘차차기’를 내다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박 전 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통해 대세론을 형성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 지사 역시 박 전 위원장과 대립각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정치권 관계자들은 김 지사 득표율이 한 자릿수인 6.7%에 불과하다며 영향력을 확대하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란 반론을 내놓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의 지지율이 너무 미미해 2위인 김 지사가 ‘박근혜 대항마’로 부각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재광 정치컨설턴트 역시 “박 전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접전을 벌였기에 당내에서 지분을 행사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 2위가 목소리를 내려면 두 자릿수 득표는 얻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