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마 수수 및 흡연 교사와 증거인멸 교사 부분에 대해 법원은 "유 씨가 대마 흡연을 권유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은 있으나 해당 행위가 대마 흡연 교사에 이르는 정도인지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면서 "또한 증거인멸 교사 부분은 유 씨가 휴대폰(문자 등 내역)을 지우라는 이야기를 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위와 같은 이야기를 한 것인지와 삭제된 증거가 무엇인지 특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하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해당 내역을 삭제한 행위가 실제로 증거인멸에 해당하는지, 유아인이 증거인멸을 교사했다고 볼 수 있는지의 판단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유아인의 사건을 수사해 온 검찰에 따르면 유아인은 2020년부터 서울 일대 병원을 돌며 미용시술 수면마취를 빙자해 약 200차례, 총 5억 원 상당의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를 상습적으로 매수·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수십 차례에 걸쳐 타인 명의로 수면제 약 1000정을 불법 처방받아 투약하고, 지난 1월에는 공범 최 씨 등 4명과 함께 미국에서 코카인, 대마 등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도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5월 1차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당시 법원은 이번과 마찬가지로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기각했다. 법원의 이 같은 판단에는 유아인이 이름이 알려진 유명인인 점, 또 경찰 조사 때와 달리 영장실질심사에서 말을 바꿔 일부 혐의를 다시 인정한 점 등이 작용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당시 법원은 유아인의 마약 혐의 중 코카인 투약에 있어서 일정 부분 다툼의 여지를 배제할 수 없어 유아인에게 방어권의 보장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날 함께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던 유아인의 지인 최 아무개 씨 역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대마 등 마약 혐의와 함께 보복협박 혐의를 받고 있는 최 씨에 대해 법원은 "대마 흡연 혐의를 인정하는 점, 수면제 매수 방조와 범인도피 혐의는 부인하지만 객관적 증거는 상당 부분 확보돼 있는 점, 보복협박 혐의는 최 씨와 피해자의 관계, 문자메시지 내용에 비춰볼 때 보복의 목적이 있었는지와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는지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또 유아인과 최 씨 모두 동종 범죄전력이 없고 성실하게 수사기관에 출석해 조사에 응했으며 도주 우려가 낮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유아인의 마약 투약 공범으로 지목된 유튜버 양 아무개 씨를 해외로 도피시킨 혐의 등(증거 인멸, 범인 도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을 받는 패션브랜드 대표 박 아무개 씨(40대·여성)에 대한 구속영장도 기각됐다. 역시 유아인의 지인으로 알려져 있는 박 씨는 지난 4월 해외로 도피한 양 씨에게 출국 당일 자정께 돈을 입금하는 등 총 3차례에 걸쳐 1300만 원을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양 씨는 그 돈으로 비행기 표를 구매해 같은 날 아침 출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기관은 박 씨가 지인과 대화하며 "유아인의 지인인 최 씨가 입금을 지시했다"는 내용을 언급한 정황을 확인하고 그가 문자 메시지를 삭제하거나 졸피뎀을 매수한 혐의도 파악 후 이번 구속영장에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법원은 "유아인이 박 씨에게 어떤 증거의 삭제를 지시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하고, 박 씨가 삭제한 자료의 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삭제된 부분이 본인의 범죄 사실에 관한 증거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다툴 여지가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 유아인은 심리가 끝난 후 호송차로 향하던 중 한 시민이 던진 실제 현금 뭉치를 얼굴에 맞았다. 해당 시민은 "영치금으로 쓰라" "어이가 없네? 감빵 가자!" 등의 비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차 영장실질심사에서도 유아인은 성난 시민이 던진 커피병을 맞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