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 회원설 부인했지만…월단회 만든 김종규 관장과 코바나 전시회 등 여러 행사에 함께 참석
두 사람이 문화예술계 모임 ‘월단회’를 통해 만났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여사가 월단회 회원이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사실. 김 후보자와 위키트리를 공동 창업한 공훈의 전 대표도 월단회 회원. 김 후보자는 “월단회 회원이 아니다”며 “무슨 조직인지 잘 모른다”고 해명했다.
#김건희 여사, 공훈의 전 위키트리 대표 등 월단회 활동
월단회(月旦會)는 김종규 삼성출판박물관 관장이 2011년 만든 문화예술계 모임이다. 김 관장은 2017년 경향신문에 “사회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과분하게 받아온 것들을 조금이나마 나눠 보고자 몇 년 전 ‘월단회’라는 젊은이들 모임을 만들었다”며 “한 분씩 모시는 멘토로부터 덕담을 듣고 이를 되새겨 그달을 잘 보내자는 것이 이 모임 목적”이라고 밝혔다.
월단회는 매달 첫날 인물을 비평한다는 중국 옛말 ‘월단평(月旦評)’에서 비롯됐다. 그 이름에 맞게 회원들이 정기적으로 모이는 날은 매월 첫날(月旦). 회원 자격은 사회 각계에서 중심적 활동을 하고 있는 1960년대생 이후 청장년들이다. 고 이어령 선생, 제15·16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김홍신 소설가, 조정래 소설가, 화폐 영정 화가로 알려진 이종상 화백 등 한국 사회에 저명한 원로 인사들을 멘토로 초청했다.
월단회는 김건희 여사가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실체 일부가 대중에 알려졌다. 김 여사는 2018년이나 2019년까지 회원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위키트리를 김행 후보자와 공동 창업한 공훈의 전 대표, 배우 이광기 등도 월단회 회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월단회 회원들은 2016년 코바나콘텐츠와 위키트리가 공동주관한 ‘르 코르뷔지에’ 서울특별전을 단체 관람했다. 코바나콘텐츠는 김건희 여사가 운영했던 전시기획업체. 공훈의 전 대표가 SNS에 올렸던 사진을 보면 김종규 관장, 공 전 대표, 김건희 여사, 배우 이광기 등이 있다.
2018년 11월 1일 모임엔 김종규 관장, 공훈의 전 대표, 배우 이광기 부부, 음악가 양방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현 회장은 월단회 회원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 측은 “정식 회원이 아니다”며 “현 회장은 김 관장과 오래전부터 개인적 친분이 있으며, 김 관장 권유로 몇 번 참석했다. 현재는 모임에 전혀 참석하지 않고 있으며 회원이 누군지도 정확히 모른다”고 밝혔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모임 뒤풀이 자리에 참석한 적은 있지만 회원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박 의원은 2022년 8월 유튜브 채널 ‘박시영TV’에 출연해 “(김 관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문화관광부 장관 후보로 거명될 정도의 문화계 인사다. 당에도 필요한 분이어서 교류하고 있었다”며 “밥 먹고 가라고 해서 옆 식당으로 갔더니 모임이 끝난 상태였다”고 밝혔다.
#공훈의 전 대표, 삼성출판박물관 강좌로 김종규 관장과 인연
김종규 관장은 삼성출판박물관에서 진행하는 문화행사 SMA(Samsung Museum Academy) 강좌를 통해 각계 인맥을 쌓았다. 김 관장과 공훈의 전 대표 인연은 여기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데이는 2010년 SMA를 소개하는 기사를 보도했다. 당시 SMA 강좌에 참여한 공 전 대표는 “한 포럼에서 제 소셜 네트워크 강의를 들으신 회장님(김종규) 권유로 이곳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김 관장과 공 전 대표는 비즈니스 면에서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김 관장은 2010년부터 현재까지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을 겸하고 있다. 문화유산국민신탁은 2007년 특수법인으로 설립된 민간단체이며 문화재청이 감독한다. 관리가 소홀해진 문화유산을 신탁 받거나 국민 기부금으로 매입해 보존하는 것이 설립 취지다. 올해 9월 25일 기준 문화유산국민신탁 임원 명단에 공 전 대표가 이사로 내정돼 있다.
문화유산국민신탁과 위키트리는 2013년 7월 SNS 홍보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공 전 대표는 문화유산자산신탁 회원의 날 행사인 ‘2017 신나는 세계음악여행’에 참석했다. 당시 배우 이광기가 사회를 맡았던 것도 눈길을 끈다. 2019년 위키트리는 문화유산국민신탁 창립 12주년을 기념해 김종규 이사장과 영상 인터뷰를 가졌다.
월단회 회원들 책이 삼성출판박물관에 전시된 적이 있다. 삼성출판박물관이 2022년 10월 개최한 ‘책을 건네다 : 저자 서명본전 3’책 목록에 따르면 공 전 대표, 김행 후보자가 공동 저자로 2012년에 발행한 ‘소셜로 정치하라’가 전시됐다. 배우 이광기의 에세이집 ‘내가 흘린 눈물은 꽃이 되었다’도 전시됐다.
#김행 “월단회 모른다” 해명했지만
김행 후보자는 2013년 청와대 대변인으로 임명됐다. 이때 주식백지신탁위원회가 김 후보자 주식에 대해 신탁 결정을 했다. 청와대 대변인 지위와 주식 보유 간 이해충돌 가능성 때문이다. 김 후보자는 백지신탁 대신 주식 매각을 선택했다. 자신과 남편, 딸 몫의 소셜뉴스 지분은 시누이에게 매각됐다. 소셜홀딩스(소셜뉴스의 지주회사) 주식 전부는 공훈의 전 대표에게 넘겼다.
김 후보자는 위키트리 경영권을 되찾는 과정에서 공 전 대표와 법정 다툼을 벌였다. 현재 김 후보자는 소셜홀딩스 주식 97.89%를 보유 중이다. 소셜홀딩스는 소셜뉴스의 최대 주주이기에 위키트리 경영권은 김 후보자에게 있다.
김 후보자는 2022년 공 전 대표와의 민사소송에서 패소했다. 당시 판결문에 따르면 김 후보자와 공 전 대표는 2019년 5월과 10월 두 차례 약정서를 작성했다. 공 전 대표가 경영권 및 주식 양도 등 의무를 모두 이행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급여, 법인카드 이용대금, 퇴직금 등을 포함해 약 4억 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김 후보자는 월단회 회원설을 부인했다. 김 후보자는 9월 14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월단회) 회원이 아니다. 회원들에게 물어보면 전원이 다 내가 회원이 아니라고 말할 것이다”며 “무슨 조직인지 모른다. 누가 회원인지도 모르고 가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9월 15일 경향신문과 통화에선 “공훈의 위키트리 대표가 월단회 회원이었고 그 회장이 김종규 이사장이었다고 한다”며 “월단회가 문화계 인사들이 모인 단체인데 김(건희) 여사를 문화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그 멤버들한테도 완전히 스타였다고 하는데 나는 몰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최근 자신이 밝힌 입장과 달리 월단회를 이미 알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공 전 대표는 2014년 출간한 자신의 저서 ‘SNS는 스토리를 좋아해 - 사진 1장 동영상 10초의 스토리로 SNS 스타 되기’에서 머리말을 통해 김 관장에게 감사 메시지를 전했다. 이 책엔 “필자를 ‘SNS 최고 전문가’라고 늘 치켜세우는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이자 월단회 종장님의 헛헛한 웃음 속 깊은 지혜는 항상 필자의 중심을 잡아주는 거울”이라고 적혀있다. 김 후보자는 이 책에 추천사를 적었고 공 전 대표는 이에도 감사하다고 밝혔다.
또한 김 후보자는 코바나콘텐츠가 진행한 전시회에서 김 관장을 여러 차례 만났다. 2013년 위키트리가 주최하고 코바나콘텐츠가 기획한 ‘점핑 위드 러브(Jumping with love)’ 필립 할스만 사진전 개막식에 김 후보자와 김 관장이 참석했다. 2016년 ‘르 코르뷔지에’ 서울특별전 개막식에도 두 사람이 함께 있었다. 그리고 월단회 회원들이 해당 전시회에 단체 관람한 바 있다.
김 후보자와 김 관장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양평원), 문화유산국민신탁 행사도 같이 참석했다. 김 후보자는 2014년 2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양평원장을 역임했다. 김 후보자는 문화유산국민신탁이 주관하는 회원의 날 행사 ‘2015 문화유산사랑 향연’에 참석했다. 김 관장은 양평원이 주최한 행사 ‘포럼 본(forum BORN)’에 네 차례 참석했다. 2014년 8월 열린 제30회, 2014년 10월 제31회, 2014년 12월 제32회, 2015년 3월 제33회 포럼 본 등에서다.
일요신문은 월단회와 김종규 관장과의 관계 등에 대해 질의하고자 김행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에 연락했다. 하지만 아무런 답변도 오지 않았다. 다만 김 후보자는 9월 19일 “인사청문회 때까지 어떠한 의혹 보도를 중지해주길 바란다”며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을 중단했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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