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극본 최희라/연출 권석장 이윤정)의 가장 큰 사건은 강대제 이사장(장용 분)이 쓰러진 것이었다. 해운대 세중병원이 발칵 뒤집힐 일이기도 했지만 할아버지가 쓰러져 자신이 일하는 응급실로 들어왔음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재인(황정음)이 가장 큰 충격을 받았다.
재인이 속내를 털어 놓고 이를 안타깝게 듣는 민우의 모습은 마치 사랑을 고백하는 연인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강 이사장이 쓰러지면서 재인의 정체가 드러나는 대목이 이들 두 캐릭터 사이에선 하나의 사랑 고백이 되어 준 셈이다.
반면 병원 수뇌부가 받아들이는 방식은 정반대였다. 강 이사장의 수술이 끝난 뒤 김호영 신경외과 과장 겸 기조실장(김형일 분)이 수술 경과를 설명하는 와중에 병실로 들어온 재인은 할머니인 박금녀(선우용여 분) 옆에 선다. 그리곤 갑작스럽게 “그럼 재출혈은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건가요?”라고 묻는다.
<골든타임> 돋보이는 편집을 통해 재인의 정체에 대한 각기 다른 반응을 보여주며 16회를 마무리했다. 놀란 표정의 병원 수뇌부와 사랑하는 이의 아픔을 함께 느끼며 안타까워하는 민우의 표정이 교차 편집된 것. 여기에 더해진 나병국 과장의 딸꾹질 소리는 최고의 음향효과가 됐다.
한편 16회에선 재인이 고모할머니와 말다툼을 벌이는 장면이 나온다. 여기서 다시 한 번 재인 부모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가 또 다시 등장하며 드라마 후반부를 더욱 궁금케 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