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방송된 KBS 1TV <뉴스라인>에 이병헌이 출연해 ‘K-필름(한국영화)의 도약’이라는 주제를 갖고 박상범 앵커와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 94년부터 최근까지 평일 밤 11시에 방영되고 있는 <뉴스라인>에는 정치인, 공직자, 경제인 등의 유명인사가 대담코너에 출연한다. 이병헌 역시 ‘K-필름의 도약’이라는 시사적인 주제를 들고 스튜디오에 출연했다.
그렇지만 이날 방송으로 박상범 앵커가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가장 문제가 된 부분은 이병헌의 사생활에 해당되는 이성 교제와 관련한 질문을 던진 것이다. 한참 영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박상범 앵커는 “사적인 질문을 드리겠다. 여자 친구가 있으시다고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이병헌이 “방송사고 아닌가요?”라며 살짝 당황한 표정을 짓자 “그것도 뉴스는 뉴스니까요”라고 화답했다. 결국 이병헌은 “여자 친구 성함이…”라는 박상범 앵커의 질문에 또박또박 “이민정입니다”라고 답했다.
물론 연예정보 프로그램이었다면 충분히 가능한 질문이다. 그렇지만 네티즌들은 시사 보도 프로그램에서 갑자기 사적인 질문을 던진 것은 적절치 못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이미 대중이 다 알고 있는 여자 친구의 이름을 이병헌에게 직접 말하도록 한 부분이 너무 심했다는 지적도 있다.
네티즌들은 “그것도 뉴스는 뉴스니까요”라는 박상범 앵커의 표현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연예인 열애설을 ‘그것도’라고 비하하는 듯 발언했다는 것. 박상범 앵커의 이병헌 비하 논란은 이것뿐이 아니다. “연기한 지 얼마나 됐냐” “가장 최근 영화가 뭐냐” 등 박상범 앵커가 이병헌에게 기본적인 프로필을 물어본 부분이 문제가 됐다. “유명 정치인이 출연해도 정치한 지 얼마나 됐냐고 물어볼 거냐” “잠깐만 검색하면 다 알 거를 왜 물어보냐” “이병헌 열애설도 뉴스는 뉴스라면서 앵커가 그 대상이 누군지도 몰라서 이름을 묻냐” 등등 네티즌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반면 이런 질문이 연예계에 큰 관심이 없는 프로그램 주요 시청자 층에게 기본적인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앵커의 배려였다는 반응도 있다. 연예정보 프로그램 주요 시청자 층과 밤 11시에 방영되는 시사 보도 프로그램의 시청자 층이 다른 만큼 그들에게 이병헌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것 역시 앵커의 역할인 만큼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친절한 앵커라는 것.
다만 이날 인터뷰 내용이 큰 주제인 ‘K-필름의 도약’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는 지적에선 박상범 앵커와 <뉴스라인> 제작진이 자유롭지 못해 보인다. 그렇지만 연예관계자들은 이병헌 역시 자신의 새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홍보를 위해 나온 만큼 여자 친구 관련 언급 등을 사전에 조율하고 출연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박상범 앵커에게만 비난이 집중되는 상황에 대해선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