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표 한국사회민주당 대표는 올 2월 노무현 당 시 당선자를 비판하며 민주당을 떠난 바 있다. 사진은 지난 3월27일 한국사회민주당 창당식. | ||
아직 초보 수준이긴 하지만 최근 박형규 목사, 함세웅 신부 등 재야 원로 인사들을 중심으로 세 사람을 축으로 한 ‘범 민주세력 신당’ 논의를 시작하고, 이부영 의원이 지난 27일 일본에서 “9월 정기국회 전 신당 만들 것”이라고 발언한 게 계기가 됐다. 민주당내 신당 논의의 ‘키’(Key)를 쥐고 있는 노 대통령으로선 세 사람의 움직임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세 사람은 노 대통령과 함께 민주화 운동과 정당생활을 같이한 경험이 있지만 우호적인 관계는 아니라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
정치권 일각에서는 그 원인으로 민주화 운동의 ‘적장자’를 자처해온 세 사람이 ‘방계’인 노 대통령을 과거에 무시했던 경향이 있던 데다 노 대통령도 이들의 사변적인 경향과 결단력 부족을 못마땅해 한 탓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노 대통령과 이 의원은 90년대 초 이후 통합민주당에서 함께 최고위원으로 지도부를 구성했으나 93년 8·12 대구 동을 보선 공천 문제를 놓고 격돌한 이후 소원한 관계가 됐다. 당시 노 대통령은 공천과 관련, 여론조사에서 앞서던 서훈 전 의원을 후보로 내세워 영남권에 교두보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이 의원은 이기택 대표와 함께 안택수 의원(현 한나라당)을 밀어 결국 안 의원으로 공천이 낙착됐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무소속으로 나선 서 전 의원이 45.4%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한 반면 안 의원은 8.1%를 얻으며 3위에 그쳐 ‘공천 책임론’이 거세게 일기도 했다. 노 대통령의 한 측근은 “노 대통령은 당시 공천 문제와 관련, 이 의원을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거세게 비판했고 그 후로도 두 사람은 자주 부딪친 끝에 97년 대선 직전 갈라섰다. 최근까지 노 대통령이 이 의원에 대해 좋게 언급한 것을 본 기억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과 김 의원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줄곧 ‘동지적 관계’로 지내다 지난해 대선 기간 중 김 의원이 후보단일화 노선으로 기울면서 관계가 틀어진 후 아직 복원이 안되고 있는 상황.
또 노 대통령의 고향(경남 김해) 선배인 장 대표도 지난해 8·8재보선 서울 영등포을 출마를 계기로 ‘한 둥지’에 몸을 담았으나 올해 2월 “노 당선자의 가벼운 처신은 노무현 정권의 앞날을 낙관할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민주당을 탈당, 다시 반목하는 관계가 됐다.
정가 일각의 ‘연합설’처럼 과연 이들 재야 출신 ‘트로이카’가 함께 손을 맞잡을지는 미지수이지만 노 대통령과의 ‘관계’가 향후 어떻게 변화되느냐에 따라 이들의 행보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영필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