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에게 물어보세요’ 전화서비스 요즘도 매년 3만 개 질문 들어와
그렇다면 혹시 검색엔진이 없었던 과거에는 이런 궁금증을 어떻게 해소했을까. 이때는 ‘지식이 많은 사람들’이 말 그대로 ‘검색창’ 역할을 했다. 즉, 도서관 사서들이 바로 그런 역할을 했다.
가령 만일 지금이 1966년이라고 가정해 보자. 문득 궁금한 게 생겼다면 당신은 인터넷 검색창에 질문을 입력하는 대신 지역 도서관 사서에게 전화를 걸어서 도움을 구해야 한다. 1967년에 설립된 ‘뉴욕 공공 도서관’의 핫라인이 바로 그런 용도였다. 그나마 핫라인이 개설된 후에는 전화로 즉시 답을 얻을 수 있었지만, 전화 서비스가 도입되기 전에는 질문을 적은 카드를 사서에게 남겨두는 식으로 궁금증을 해소해야 했다. 사서들은 타자기로 타자를 치거나 손글씨로 적은 질문이 적힌 카드를 한데 모아 대답과 함께 설명을 적어 되돌려 주곤 했다.
당시 사람들은 다양한 질문들을 남겼다. 가령 1963년, 어떤 사람은 “방탕한 생활을 하는 여성의 수명에 관한 통계가 있나요?”라고 물었으며, 1947년 5월 27일에는 어떤 사람이 “만일 코끼리에게 쫓기는 꿈을 꾸면 그건 무엇을 의미하나요?”라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어떤 질문들은 약간 소름이 끼치기도 했다. 가령 1948년 11월 30일, 어떤 사람은 “시신 판매와 관련된 사업체의 수나 수입 등에 대한 통계들을 어디서 얻을 수 있나요?”라고 묻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1976년, 한 예술 애호가는 “왜 18세기 영국 그림에는 다람쥐가 그렇게 많이 그려져 있나요? 그리고 사람들은 어떻게 다람쥐가 화가를 물지 않도록 길들였나요?”라고 묻기도 했다.
다소 어처구니 없는 이런 질문에 사서들은 어떻게 답했을까. 혹시 바보 같은 질문으로 취급하고 그냥 무시했을까. 이에 대해 뉴욕 공공 도서관의 사서인 로사 카발레로-리는 “바보 같은 질문은 없다”고 말하면서 “우리는 모든 질문에 성심껏 응답한다. 결코 사람들에게 무안을 주지 않는다. 가능한 모든 질문에 정직하게 대답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도움이 될 만한 자료를 찾아주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뉴욕 공공 도서관은 구글이 존재하는 지금도 여전히 질문에 응답해주는 ‘애스크-어-라이브러리언(사서에게 물어보세요)’이라는 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이를 통해 들어오고 있는 질문은 매년 3만 개 정도다. 카발레로-리는 “물론 우리가 모든 걸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해줄 수는 있다”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출처 ‘NPR’.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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