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신문 DB |
주변의 반응도 냉랭하기 그지없다. 여권은 물론 민주당 우상호, 당내 비당권파 출신 심상정, 노회찬 등 야권 인사들이 이 전 대표의 대선출마에 대해 노골적인 비판을 가했다. 더군다나 이 전 대표는 출마선언을 통해 “진실은 밝혀졌고 누명은 벗겨졌다”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지난 5월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해 “나를 겨냥한 마녀사냥”이라는 공격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여론의 냉랭함을 떠나 세간의 논란을 불러일으킬만한 수준이었다.
당내 경선 조작 혐의를 받아온 이 전 의원이 무혐의 처분을 받긴 했지만, 그의 보좌관들 중 일부는 여전히 혐의와 관련해 구속 기소된 상태다. 구당권파와의 갈등과 탈당에 따른 상처 역시 여전히 선명하게 남아있다.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공격적인 행보 자체가 무리수라는 비판도 많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의 대선출마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지적한다. 대선출마를 통해 잃는 것보다는 얻는 것이 훨씬 많다는 얘기다. 과연 이 전 대표와 통합진보당의 속내는 무엇일까.
기자와 통화한 한 비당권파 인사는 “통합진보당이 그동안 일련의 사태를 겪으면서 심한 출혈을 겪었다 해도 전국의 노동자를 포함해 유권자 중 최소 2~3%는 확보하고 있다. 당선 여부를 떠나 대선을 통한 미래 모색이 그들의 목적이다”라고 설명했다.
마레커뮤니케이션 이재관 정치컨설턴트는 이에 대해 “현실적으로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단일화 과정에서의 캐스팅보트 역할이다. 일단 어느 정도 지지율만 유지한다면 가능성이 있다. 문재인과 안철수의 단일화가 됐다는 가정과 1위와 2위 후보 간 격차가 이 전 대표의 지지율보다 적으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진보진영의 정치칼럼니스트인 넥스트블로우 미디어랩 박성호 대표 역시 비슷한 답을 내놨다. 박 대표는 “외부에서 보기에 이해가 안 될 수 있지만 그들로서는 살기 위한 처절한 선택이다. 지금 상황이 최악이기 때문에 단일화건 완주건 불리할 게 전혀 없다. 확실히 실보다는 득이 많다”라고 주장했다.
그밖에도 일단 총선에서 10% 이상의 지지율을 확보한 통합진보당은 대선에 참여함으로써 정부로부터 25억 원에 달하는 대선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