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국제영화제가 4일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BIFF최초로 개막식 사회를 맡은 중국 배우 탕웨이. 그는 유독 BIFF와 인연이 깊다. 2010년 현빈과 호흡을 맞춘 영화 <만추>를 들고 부산을 처음 밟은 탕웨이는 이듬해 영화 <무협>의 여주인공 자격으로 다시 한 번 공식 초청됐다.
▲ 탕웨이 |
BIFF의 관계자는 “탕웨이는 중국어와 영어에 능할 뿐만 아니라 간단한 한국어는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 또한 BIFF를 좋아하기 때문에 개막식 사회자 자리를 제안했을 때 흔쾌히 응했다. 지난 2년간 BIFF를 찾으며 부산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섭외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BIFF가 탕웨이에게 특별한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영화제 기간 중 탕웨이의 생일이 끼어있기 때문이다. 10월7일생인 탕웨이는 지난해에도 BIFF의 공식 행사에 참여해 “2년째 부산에서 생일을 맞이했다. 부산 케이크를 먹어 봤는데 참 맛있더라”며 “부산에 와 떡볶이와 갈비를 먹었다. 이젠 한국과 위(胃)까지 통하는 사이”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런 그의 행동은 공식 행사에 30분이나 지각했으나 사과 한마디 없어 빈축을 샀던 또 다른 중국 배우 판빙빙과 비교되며 상대적으로 인기가 더욱 높아졌다.
▲ 레드카펫을 밟는 중국 배우 장백지.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장쯔이는 지난 2001년 영화 <무사>에 출연해 안성기 정우성 등과 호흡을 맞췄다. 이후 2003년작 <조폭 마누라2>와 2009년 <소피의 연애 매뉴얼>에 각각 신은경 소지섭 등과 함께 출연해 한국 팬들에게 익숙하다.
장백지 역시 지난 2001년 송해성 감독이 연출한 영화 <파이란>에서 배우 최민식과 함께 출연해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장동건과는 2006년작 <무극>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 다시 한 번 만났다.
장동건은 “한국 여배우와도 두 번 호흡을 맞춘 적이 없는데 장백지와 다시 연기하게 됐다. 배우로서 더욱 성숙해지고 여유로움이 생겼더라”고 장백지를 치켜세웠다.
개막식의 꽃이 탕웨이라면 개막작의 주인공은 곽부성과 양가휘다. 홍콩 영화 전성시대를 누렸던 두 사람은 이미 숱한 작품을 통해 수많은 국내외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홍콩누아르가 BIFF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BIFF의 새로운 도전이라 할 수 있지만, 돌려 생각하면 범아시아적 스타가 출연하는 영화를 전면에 배치해 관객들의 참여를 높이겠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칸국제영화제도 러셀 크로가 주연한 <로빈후드>나 애니메이션 <업>을 개막작으로 선정한 적이 있다. 영화제가 성장하기 위해 작품성뿐만 아니라 스타를 앞세운 대중성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BIFF도 잘 알고 있는 것이다”고 분석했다. 이 외에 13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도둑들>에 참여했던 중국배우 임달화 역시 영화제 기간 부산을 찾는다. 지난 7월에 이어 9월 초 영화 <나이트 폴>의 홍보 활동을 위해 내한했던 임달화는 불과 4개월 동안 세 차례에 걸쳐 한국을 찾는 전무후무한 외국 배우로 기억되게 됐다.
▲ 이병헌 |
<광해, 왕이 된 남자>의 한 관계자는 “국내 최대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연가시> 외에는 별다른 흥행작이 없었다. 때문에 <광해, 왕이 된 남자>에 올해 농사의 사활을 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BIFF 공식 행사 때 이병헌의 참석이 절실했다. 이병헌의 예기치 않은 귀국에는 익히 알려졌다시피 이병헌의 공식 연인인 이민정의 모친 생신과 BIFF 참석이라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고 귀띔했다.
배우 겸 감독인 방은진은 폐막식 사회를 맡았다. 제4회부터 제8회까지 5회 연속 BIFF의 개막식 사회자로 나섰던 방 감독은 9년 만에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방 감독은 이달 중순 개봉되는 연출작 <용의자X>가 BIFF의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 초청돼 감독 겸 폐막식 사회자로 부산을 찾게 됐다. 여기에 <건축학개론>으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배우 이제훈이 방은진 감독의 짝으로 나선다.
통상 폐막식은 일정을 마친 주요 감독 및 배우들이 모두 돌아가 한산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다. 하지만 올해는 쟁쟁한 인물들이 사회자로 나서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또 다른 영화계 관계자는 “<용의자X>의 개봉을 앞둔 방은진 감독에게 BIFF는 최고의 홍보의 장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배우 소지섭은 역시 개봉을 앞둔 영화 <회사원>의 언론 인터뷰를 BIFF 기간 중 부산에서 진행한다. <회사원>의 언론 시사회조차 열리지 않았지만 제작사와 홍보사는 인터뷰 일정을 잡았다. 전국민의 관심이 영화로 쏠리는 BIFF야말로 영화를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에 놓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BIFF의 관계자는 “모두 ‘영화인’이라는 이름 아래 모이는 행사지만 각 배우 감독 제작사 홍보사 관계자들의 속내는 모두 다르다”고 말했다.
안진용 스포츠한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