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그라운드·뉴컨템포러리 전문관, ‘중화권 MZ’도 사로잡아
#외국인 매출 425% 증가…택스 리펀드 줄 서는 중화권 고객들
최근 정부가 5월 1일부터 코로나19 위기 단계를 현행 ‘경계’에서 가장 낮은 ‘관심’으로 하향하기로 하면서, 지난해 엔데믹을 선언한 뒤 1년 만에 ‘완전한 엔데믹’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백화점을 찾는 외국인 고객의 발길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16일 백화점 3층 택스 리펀드(tax refund) 앞에는 대만 고객들이 몰려 팬데믹 시국에는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대기줄이 생겼다. 이날은 대만 지룽에서 3천800여 명을 태운 크루즈선이 부산항에 도착한 날로, 당일 대만 관광객 매출이 전년 대비 588% 늘기도 했다.
실제로 1분기 외국인 고객 매출 추이를 분석해보니, 전년 대비 425% 신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적별로 보면, 미국 160%, 일본 55% 등 주요 국가의 외국인 매출이 고루 증가한 가운데, 중국 802%, 대만 360% 등 중화권 고객의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재까지 중국인 고객의 매출은 지난해 외국인 전체 매출에 육박할 정도로 급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고객이 늘어난 이유는 완전한 엔데믹과 지역 크루즈 관광이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선 점을 기본으로, 중국의 2월 ‘춘절’ 특수, 부산과 대만 타이베이를 오가는 비행편 증편 등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4~5월은 중국 노동절(5월 1~5일)과 일본 골든위크(4월 27일~5월 6일) 등의 연휴로 부산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3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 쇼핑객의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 잡은 백화점에도 발길이 몰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외국인 전용 관광카드 ‘비짓부산패스’에 스파랜드에 이어 아이스링크를 포함시키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비짓부산패스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스파랜드를 방문한 외국인 고객 비중은 50%에 달하는데, 여기에 아이스링크를 추가해 체험형 관광을 원하는 외국인 수요를 흡수하며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이다.
#‘중화권 MZ’에도 통한 K-패션
중화권 관광객은 4050 연령대 위주로 여전한 명품 사랑을 드러냈지만, 2030을 중심으로 최신 ‘K-패션’을 선호하는 경향도 확인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리뉴얼한 지하 2층 영패션 전문관 하이퍼그라운드와 4층 뉴컨템포러리 전문관이 ‘중화권 MZ’도 사로잡은 점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화권 고객의 전체 매출에서 해외명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달해 외국인 평균 26%를 크게 웃돌았다. 명품 중에서도 하이엔드 브랜드인 일명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명품 선호 일변도에서 달라진 트렌드도 나타나고 있다. 중화권 고객이 해외명품과 해외패션 다음으로 많은 돈을 쓴 곳이 바로 하이퍼그라운드와 뉴컨템포러리 전문관으로, 각각 15%와 11%의 매출 비중을 나타냈다.
47개 브랜드 중 20개를 지역 단독 브랜드로 채운 하이퍼 그라운드와, 63개 중 23개를 지역 최초로 선보인 뉴컨템포러리 전문관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를 끄는 K-패션을 소개하면서, 중화권 2030 수요층을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화권 MZ의 ‘원픽’ 브랜드는 바나나를 닮은 귀여운 로고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트레디셔널 캐주얼 브랜드 ‘와릿이즌’이었다. 해당 브랜드 관계자는 “최근 중화권의 유명 인플루언서가 와릿이즌을 소개하는 SNS 영상을 게재한 뒤로 중국인과 대만인 손님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신세계 센텀시티는 돌아온 외국인 고객에 발맞춰 특화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이달부터 외국인 VIP 등급별 한도에 따른 세일리지 7% 할인 및 구매 금액별 7% 상품권 증정 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다.
신세계 센텀시티 길준호 영업기획팀장은 “전국구를 넘어 글로벌 랜드마크로 도약하는 백화점이 화장품과 명품에 이어 K-패션에서도 해외수요를 흡수하며 한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며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의 쇼핑·관광 랜드마크로서 외국인 관광객 유입에 따른 프로모션을 활발히 전개하고 관련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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