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라국제도시를 조성한 한국주택도시공사(LH)는 당초 2006년 청리시티타워 건설비용을 총 3032억 원으로 책정했다. 이후 공사비는 계속 불어나 2022년 시공사 추산 5600억 원 규모로 뛰었다. LH는 사업 추진 10여 년 만에 어렵게 선정한 시행사와 공사비 부담 문제로 갈등을 겪다 결국 지난해 5월 사업협약을 해지하고 시공사 선정에 직접 나섰다. 최근 기준 총사업비는 8000억 원대로 추산된다.
지난 1일 확인한 청라시티타워 건설 부지는 육각형 자리에 흙과 잡초만 보였다. 5년 전 기공식이 열린 뒤 약간의 기초공사만 이뤄지고 다시 멈춘 상태다.
주민들은 공사비 상승 등 갈수록 악화하는 사업조건을 보며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소민서 청라시민연합 기획국장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LH는 타워를 꼭 건설할 것이니 믿어달라고 했지만 주민들 입장에서는 17년 동안 너무 많이 속았기 때문에 믿음 반, 불신 반인 상태”라며 “그래도 타워 건설을 바라고 있어 그냥 한 번 더 속아보자는 마음으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청라시민연합은 앞서 지난해 1월 세종시 국토교통부를 찾아 타워 건설 무산을 우려하며 정부와 LH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시민단체인 전주시민회는 지난 4월 15일 성명에서 “자광은 막대한 부채를 떠안은 부실기업으로, 153층 타워 건설은 시민을 우롱하는 거짓말”이라고 꼬집었다. 이 단체는 “자광이 고위험 투기성 부동산PF 대출을 통한 자금조달을 계획하고 있는데, 일회성 부실기업에 5000억 원이 넘는 타워 건설 비용을 빌려줄 곳은 없다”며 “자광이나 전주시 모두 153층 타워(건설) 가능성이 작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가 이날 공개한 자광 감사보고서(2023년 말 기준)에 따르면 자광과 그 관계사들의 부채 총합은 1조 3362억 원, 순자산은 마이너스(-) 286억 원이다.
지역사회의 우려에 전은수 자광 회장은 지난 4월 16일 전주시가 주최한 주민설명회에서 “최근 PF 시장의 어려움 등을 토대로 회사 자금 유동성 등이 위험 요소로 꼽히고 있다”면서 “하지만 (건축)허가가 완료돼 올해 안에 공사를 시작하면 지금까지 쌓여 있던 위험 요소들은 상쇄시킬 수 있고, 자광은 결코 작은 회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전주시 관계자는 지난 1일 통화에서 “개인 회사의 재정 상태까지 전주시가 검토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고, 자광이 PF를 통해 해당 시설을 짓겠다고 해 필요한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며 “시민들이 염려하는 부분을 전주시도 어느 정도 공감하며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고양 일산에서는 대규모 공연장과 380m 높이(88층) 전망타워를 갖춘 ‘CJ라이브시티’가 2021년 착공했다가 공사비 조달 등에 어려움을 겪으며 지난해 4월 공사가 중단된 사례가 있다.
전문가들은 관광용 전망타워의 취약한 사업성을 지적하며 더욱 신중한 사업 추진을 권한다. 사업성에 따라 층수를 조절할 여유가 있는 업무용 빌딩과 달리 전망타워는 ‘높이’ 자체나 지역 랜드마크로서 상징성에 매이다 사업이 중도 무산될 위험이 더 높기 때문이다.
김현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보통 100층 이상을 짓겠다며 건설 인허가를 받았다가 공사비 부족 등으로 층수를 낮추면 당초 약속을 어기게 되는데 관광용이든 업무용이든 기능에 충실하며 초고층 고집은 버리는 것이 맞다”며 “이른바 ‘초고층 저주’에 걸리면 경기하락 시 공사가 엎어지거나 흉물로 방치될 수 있어 심사숙고해 건설계획을 현실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훈 기자 ygh@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