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을 수사 중인 특별검사팀(특검 이광범)의 칼날이 이 대통령의 아들과 큰형에 이어 김윤옥 여사까지 겨냥하고 있어 수사 추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검팀은 수사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34)씨가 큰아버지 이상은(79) 다스 회장에게 빌린 6억 원의 조달에 김윤옥 여사 측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이 사건을 처음 수사한 검찰은 6억 원의 출처와 관련해 이 대통령과 이 회장에게 초점을 맞췄다. 당시 시형 씨는 검찰 서면 진술을 통해 “아버지가 큰아버지에게 6억 원을 빌리라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었다.
하지만 특검은 김 여사와 이 회장의 부인 박 아무개 씨가 중심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지난해 5월 24일 낮 12시 쯤 서울 청담동 중국요리 전문점에서 김 여사 측근인 설 아무개 씨와 박 씨 등이 만나 모종의 대화를 나눈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특검은 박 씨가 누구의 연락을 받고 5월 24일 이 중국요리 집에 점심을 예약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특검 주변에선 김 여사가 박 씨와 6억 원 조달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고, 자신을 대리해 설 씨와 김세욱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실 행정관 등을 보낼 테니 잘 처리해 달라는 취지의 얘기를 나눴을 것이란 예기가 설득력 있게 나돌고 있다.
특검은 김 여사가 6억 원 조달에 모종의 역할을 담당했을 경우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및 자금 분담에도 깊이 관여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경우 김 여사 또한 배임 및 부동산실명제법 위반의 공범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잖은 정치적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특검은 설 씨, 김 전 행정관, 정 씨 등 김 여사 측근들을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5월 24일 전후의 행적 및 자금거래 내역을 집중적으로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 안팎에선 특검이 김 여사 측근들에 대한 전방위 조사를 통해 정황증거들을 확보한 다음 김 여사를 직접 조사하는 수순을 밞고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