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서 삼성으로 옮긴 뒤 14경기 5홈런…과거에도 이적 후 상승세 타
KT 위즈에서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기회가 없을 정도로 힘든 모습을 보였던 박병호가 삼성 이적 후 맹타를 휘두르는 중이다. 박병호는 13일 대구 LG전에서 1루수 4번타자로 선발 출장해 0-0으로 맞선 2회 선두 타자로 타석에 들어서 LG 선발 케이시 켈리를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터트렸고, 시즌 8호이자 KBO리그와 메이저리그 통산 각각 388홈런, 12홈런 포함, 프로 통산 400홈런을 채웠다.
KT에서 세 번째 시즌을 맞이했던 박병호는 1루수 자리를 후배 문상철에게 내주고 벤치로 밀려나자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했고, 지난달 28일 오재일과 일대일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올 시즌 KT에서 44경기 타율 0.198 3홈런에 그쳤던 박병호는 삼성 이적 후 14경기에서 5홈런을 터트리며 ‘국민거포’로 완벽하게 부활했다. 박병호는 트레이드 다음 날인 29일 대구 키움전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삼성이 1-8로 끌려가던 4회 좌월 솔로포를 터트리며 이적 첫 경기부터 대포를 가동했다. 이틀 뒤인 31일 대구 한화전에선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올 시즌 초반 KT에서 부진을 거듭했던 박병호가 유니폼을 바꿔 입고 환골탈태한 모습이다.
박병호가 팀을 옮긴 뒤 달라진 모습을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5년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한 박병호는 만년 거포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절치부심했다. LG에서는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하다 2011년 넥센(키움) 히어로즈로 이적 후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박병호는 2011년 7월 LG에서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그해 13홈런을 때려냈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것이다. 2012시즌 31홈런, 2013시즌 37홈런, 2014, 2015시즌에는 각각 52홈런, 53홈런을 쏘아 올리며 4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 국내 복귀후 박병호는 ‘에이징 커브(나이가 들면서 운동 능력이 저하되는 현상)’가 의심될 정도로 저조한 타율을 기록했다. 부진을 거듭하던 박병호는 2021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를 통해 KT와 3년 총액 30억 원에 계약을 맺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박병호는 KT에서 반등에 나섰다. 2022년 124경기 타율 0.275 35홈런 98타점에 OPS 0.908을 기록했고, 개인 통산 6번째로 홈런왕에 올랐다. 역대 최고령 홈런왕이었다. 2023년 타율 0.283 18홈런 87타점의 성적을 낸 박병호는 올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보였고, 주전 경쟁에서도 밀려 출전 기회가 크게 줄어들자 방출 또는 트레이드 요청을 한 것이다.
KT와 이강철 감독은 고심 끝에 트레이드를 알아봤고, 삼성 오재일과 맞물리면서 전격적인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삼성 이적 후 박병호는 이전 이적 때와 마찬가지로 다시 상승세를 탔다. 중요한 순간에 홈런을 터트리며 팀의 승리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삼성의 홈구장인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가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란 점도 한몫했다.
한·미 통산 400홈런을 달성한 날 박병호는 자신의 야구 인생의 마지막 목표로 KBO리그 통산 400홈런을 꼽았다. 388개에서 12개의 홈런을 더 기록하면 목표 달성에 성공한다. 그라운드에서 다양한 희로애락을 경험한 베테랑 박병호의 야구 여정은 마침표 없이 계속 달려가는 중이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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