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승기의 소속사는 공식 입장을 통해 “이승기 씨를 위해 가족만은 건드리지 말아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고 호소했다. 그런데 대중의 반응이 기존 연예인의 비슷한 호소 당시와는 사뭇 다르다. 연예계에서도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한 중견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리스크매니지먼트의 기본이 안 돼 있는 감정에만 호소하는 공식 입장”이라고 평하며 “무작정 가족을 건드리지 말라는 표현은 이승기를 위해서라면 대법원 판결을 무시해도 된다는 의미로 읽힐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소속사 공식 입장에는 “이승기 씨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한 집안의 사위로서 책임을 다하고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자칫 ‘한 집안의 사위로서 책임’이 ‘가족만은 건드리지 말아 달라’는 호소로 풀이될 수도 있다.
그 다음은 ‘이번 사안은 이승기 씨가 결혼하기 전의 일들이며, 가족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이승기 씨는 빅플래닛메이드엔터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의욕을 다지고 있습니다’로 이어진다. ‘사위로서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표현 바로 뒤에 연예계 활동에 의욕을 다지는 이승기와는 무관한 ‘결혼 전의’ ‘가족들이 해결해야 할’ 일이라는 표현도 잘 어울리진 않는다.
앞서의 연예관계자는 “공식 입장이 ‘이승기 씨의 장인 A 씨의 2016년 주가 조작 혐의와 관련 대법원이 최근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습니다’로 시작되는데 이에 대한 이승기의 입장은 전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면서 “그리곤 이리저리 말만 돌리니 전체적인 내용이 모두 꼬여버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6월 17일에는 이승기 팬덤 이승기 갤러리도 성명문을 냈다. ‘이승기가 결혼하기 전의 일들이며, 가족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소속사 측 입장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히며 팬덤은 “유사한 사건에서 주가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영부인이 4년 동안 검찰 소환조사를 받지 않는 상황에 대해서는 왜 언론이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지 않는 건지 의문”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연예관계자들은 이런 부분도 상당히 우려스러워 한다. 연예계 이슈에 정치적 이슈를 섞는 행위가 연예계에선 금기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씨 등은 2014년 11월∼2016년 2월 코스닥 상장사 보타바이오를 운영하며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유상증자로 받은 주식을 매각해 23억 7000만여 원의 차익을 챙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2015년 1월부터 3월까지 보타바이오는 여러 차례 공시로 배우 견미리와 김 대표가 각각 6억 원을 투자해 신규 주식을 취득할 것으로 알렸다. 이로 인해 2015년 보타바이오의 주가는 최고 1만 4850원까지 급등했다. 이후 2016년 유상증자 취소를 공시한 보타바이오는 주가가 4000원대로 하락했고, 결국 2018년 10월 상장폐지됐다.
그런데 견미리의 투자금 일부는 빌린 것이고 김 대표의 6억 원은 기존 주식 담보대출금이었다. 또한 2015년 12월에는 견미리와 김 대표가 각각 15억 원을 차입해 전환사채를 취득했는데 이를 자기 자금으로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검찰은 이런 허위 공시들이 자본시장법 178조에서 금지한 ‘사기적 부정거래’라며 기소했다. 2018년 1심 재판부는 이를 유죄로 봐 김 대표에게 징역 3년에 벌금 12억 원, 이 씨에게 징역 4년에 벌금 25억 원을 선고했다. 그런데 2019년 2심에서 무죄로 뒤집혔다. 2심 재판부는 해당 공시들이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의 판단 기준인 ‘중요 사항’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이번에 대법원은 “취득 자금 조성 경위에 관한 공시는 회사의 경영이나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중요 사항”이라며 “거짓으로 기재된 주식이 총 주식의 1.56%에 이르고, 이는 변동 보고의무 발생 기준이 되는 1%를 초과하는 규모”라고 판시했다. 또한 “원심은 피고인들의 공모나 가담 여부를 살펴보지 않은 채 취득 자금 조성 경위가 중요 사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피고인들이 자본시장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이승기가 이다인과 결혼한 시점은 2023년 4월로 당시만 해도 장인 이 씨는 2심에서 무죄를 받은 상태였다. 대법원 판결만 남겨놓은 상황에서 결혼과 출산이 이어졌는데 결국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이미 1심에서 징역 4년에 벌금 25억 원을 선고받았던 터라 파기환송심에서 이 씨에게 징역형이 선고될 수도 있다.

실제로 재판에서 이 씨는 횡령혐의는 무죄를 받았다. 다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인정돼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당시에도 허위 공시가 문제였다. 이 씨는 2014년 만기출소 이후 보타바이오의 공동경영자가 됐고 2015년 초부터 다양한 공시를 했는데 그 부분이 다시 문제가 돼 주가조작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전동선 프리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