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기록은 깨지라고 존재하는 것이라지만, 깨지지 말아야 할 기록이 자꾸 경신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요즘 MBC 뉴스가 그렇다. 이미 지난 11일 <정오뉴스>에서의 자막 실수로 일주일 새 3번의 방송 사고라는 신기원을 기록한 MBC 뉴스이라는 다시 저녁 <뉴스데스크>에서 또 하나의 방송 사고를 냈다. 이로써 일주일 새 4번의 방송 사고라는 또 하나의 신기록을 작성했다.
네 차례의 방송 사고를 살펴보면 두 번이 자막 사고였으며 두 번은 앵커의 멘트 실수였다. ‘환자’ 등의 황당 자막을 내보낸 첫 번째 방송 사고와 해당 뉴스와 무관한 자막이 나온 것은 세 번째 방송 사고였다. 반면 뉴스 소개 도중 배현진 아나운서가 갑자기 4초가량 침묵했던 두 번째 방송사고와 ‘시사만평’ 코너를 소개하며 ‘알까기 대회’를 빗댄 만평을 ‘반장 선거’를 빗댄 만평이라 잘못 소개한 것은 네 번째 방송 사고였다.
문제는 두 번의 방송 사고 주인공이 배현진 아나운서와 양승은 아나운서라는 점이다. 둘 다 MBC 파업 당시 노조를 이탈해 방송에 복귀했던 이력을 갖고 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다양한 음모론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두 아나운서의 멘트 실수는 제작진의 실수로 인한 사고일 가능성이 높다. 제작진 제공 멘트가 잘못돼 화면에 나온 아나운서가 방송 사고를 내게 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들은 누군가 의도적으로 두 아나운서가 방송에서 실수를 해 방송 사고를 내도록 만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의혹은 두 아나운서의 파업 당시 방송 복귀에 불만을 가진 누군가가 이런 상황을 만든 게 아니냐는 음모론으로 연결되고 있다. 게다가 두 아나운서의 방송 사고가 MBC 김재철 사장의 해임안이 부결된 시점을 전후해서 벌어지면서 이런 음모론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물론 공중파 방송국에서 의도적으로 방송 사고를 연이어 내고 있다는 음모론은 설득력이 크게 떨어진다. 하필이면 파업 당시 노조를 탈퇴해 방송에 복귀했던 아나운서들만 방송 사고에 연이어 휘말리는 까닭은 무엇일까. 역시 가장 현실적인 이유는 두 아나운서가 주중과 주말 <뉴스데스크> 앵커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메인 뉴스의 앵커로 나선 아나운서는 배현진과 양승은 둘뿐인 터라 방송 사고가 터질 때마다 이들이 연루될 가능성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는 것.
거듭되는 MBC 뉴스의 방송 사고가 결국은 이 같은 음모론까지 양산했다. 언제쯤 MBC 뉴스가 방송 사고 신기록 경신이라는 안타까운 상황을 벗어나 정상화될 것인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