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활동·팬덤 관리·TV 출연·기부 등 연예계 활동 ‘황금 비율’ 가장 잘 알아
임영웅은 2020년 TV조선 예능 ‘미스터트롯’의 우승을 차지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당시 전국 시청률은 35.7%. 2000년대 들어 최고 수준이며 향후에도 깨지기 힘든 기록이다. 더 중요한 건 지속성이다. 숱한 오디션 스타들이 우승 직후 ‘반짝 인기’를 얻고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지만 임영웅은 다르다. 지난 4년간 오히려 더 단단해졌다. 활동 영역을 넓혔고 팬덤도 커졌다. 이례적 행보다.
최근 임영웅이 일군 성과는 놀랍다. ‘시청률 실종시대’임에도 그는 ‘시청률 제조기’라고 불린다. 그는 8월 18일과 25일 자신이 구단주를 맡고 있는 리턴즈FC와 함께 JTBC 예능 ‘뭉쳐야 찬다 시즌3’에 출연했다. 전국 시청률은 각각 4.4%, 4.5%를 기록했다. 임영웅이 참여하기 직전 ‘뭉쳐야 찬다 시즌3’의 시청률은 1.6%였다. 그가 출연한다는 이유만으로 시청률이 3배 가까이 상승했다. 임영웅이 약 3% 정도의 시청률을 몰고 다닌다는 의미다. 요즘 지상파 드라마 상당수가 시청률 2∼3%를 전전하는 것을 고려하면, 임영웅의 대중 동원력은 가히 폭발적이다.
임영웅이 다음으로 눈을 돌린 곳은 침체기에 빠진 극장가다. 그가 지난 5월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한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이 8월 28일 개봉됐다. 공연 실황 외에 임영웅의 인터뷰, 이 공연을 준비하는 스태프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예매는 개봉 전 13만 장에 육박하고, 누적 매출은 38억 원을 넘어섰다. 28일 개봉 당일에는 약 5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영화 ‘에이리언:로물루스’에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이 멀티플렉스 CGV 단독 개봉돼 상영관 수가 ‘에이리언:로물루스’의 4분의 1 수준임을 고려할 때 효율성만큼은 비교 불가다.
팬데믹을 거치며 극장가는 깊은 수렁에 빠졌다. 코로나19 시대가 끝난 후에도 좀처럼 시장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투자자들은 지갑을 닫았고 신작 수급도 더디다. 이런 상황 속에서 매진을 거듭하는 유명 가수들의 공연 실황을 스크린으로 옮기는 작업이 일상화됐다. 역대 공연 실황 영화 1위 기록을 갈아 치울지도 관심사다. 1위 기록은 그룹 방탄소년단의 ‘러브 유어 셀프 인 서울’(34만 명)이 보유하고 있고, 2023년 초 개봉된 임영웅의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이 25만 관객을 모았다.
이외에도 임영웅은 다양한 활동을 이어간다. 이미 4년 만에 돌아오는 tvN 예능 ‘삼시세끼’의 촬영을 마쳤다. 9월 편성을 앞두고 ‘삼시세끼’를 이끄는 배우 차승원은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왜 임영웅이 인기 있는지 알겠다. 담백한 친구”라면서 치켜세웠다.
그리고 10월에는 그가 광고모델을 맡고 있는 하나은행 주최 자선축구대회에 참여한다. ‘팀 임영웅’과 ‘팀 기성용’으로 나뉘어 10월 12일 대전하나시티즌의 홈구장인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른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금 전액은 취약계층을 돕는 데 쓰인다.
임영웅 파워의 원천은 팬덤이다. 공식 팬덤 영웅시대와 임영웅이 상호 작용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이는 연예기획사 중심으로 팬덤을 구축하는 K-팝 그룹과는 다르다. 앨범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멤버별로 다른 포토카드를 넣는 행위 따위는 하지 않는다.
임영웅은 팬덤 가수이자 대중 가수다. 영웅시대의 지지를 받는 동시에, 대중성 있는 노래와 다양한 활동을 동시에 전개하며 대중과의 접점도 넓히고 있다. 시작은 ‘미스터트롯’이었기 때문에 트롯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최근 그가 발표하는 노래 중 트롯은 찾아보기 어렵다.
단순히 트롯과 거리두기를 시도하는 것은 아니다. 그의 공연장에서는 팬덤이 좋아하는 트롯이 울려 퍼진다. 단, 트롯 외 장르도 유연하게 수용한다. 임영웅이 부르면 팬들은 듣는다. 그렇기에 임영웅은 중장년층 팬들이 트롯 외 다른 장르까지 즐기게 만들었다. 임영웅의 공연장에는 10대부터 90대까지 모인다. 그들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노래를 부른다.
임영웅은 단연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슈퍼스타다. 가수로서 꾸준히 신곡과 앨범을 내는 성실함, 개인 유튜브 채널 및 공연 등을 통한 팬덤 관리, TV 출연 및 기부·자선 활동을 통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임영웅은 그 황금 비율을 가장 잘 아는 연예인이다. 그의 신드롬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는 이유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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