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국방성 “평양서 발견된 한국 무인기 잔해 국군의날 기종과 동일, 삐라살포용 아니라면 별개 사건 증거물” 경고…우리 합참 “대꾸할 가치 없다” 일축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10월 1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무인기 잔해 사진을 공개하며 “한국 군부 깡패들의 중대 주권침해 도발사건이 결정적 물증 확보와 그에 대한 객관적이며 과학적인 수사를 통해 명백히 확증됐다”고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평양시안전국은 지난 13일 평양시 구역들에 대한 집중수색 과정에서 형제산구역 서포1동 76인민반지역에 추락한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다.
대변인은 “국방성과 국가보위성 등 전문기관이 이 무인기 잔해를 조사한 결과, 대한민국발 무인기라는 것이 과학적으로 확정됐다”며 “전문가들은 이 무인기가 한국군부의 드론작전사령부에 장비돼 있는 ‘원거리 정찰용 소형드론’으로, 국군의 날 기념행사 때 차량에 탑재돼 공개됐던 무인기와 동일한 기종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북한이 공개한 사진 속 무인기는 지난 1일 국군의 날 시가행진 때 차량에 탑재돼 공개됐던 드론과 외형이 유사하다. 군은 지난 2020년 신속시범획득사업을 통해 원거리 정찰용 소형 무인기를 도입한 바 있는데, 이 무인기는 평양을 방문한 뒤 복귀할 수 있는 비행 능력을 충분히 갖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해당 무인기가 ‘평양 전단살포’에 동원됐을지는 미지수다. 이 무인기는 무거운 삐라살포통을 달고 운용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이에 일각에선 우리 군이 정찰용으로 이 무인기를 평양에 띄웠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북한 역시 추락한 무인기에 삐라살포통이 부착돼 있었다고 했지만, 사진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대변인은 “무인기의 외형이나 비행추정시기, 삐라살포통이 부착돼 있던 점 등으로 볼 때 평양에 대한 삐라 살포에 이용된 무인기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그에 대한 결론은 아직 미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해당 무인기가 삐라 살포에 이용된 게 아니라고 부정한다면 “영공을 무단침범한 별개사건의 증거물”이라며 “적대국 군사깡패들의 연속 도발사례로서 보다 엄중시 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1일 외무성 중대 성명을 통해 한국이 지난 3일과 9일, 10일 무인기를 평양에 침투시켜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발표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한국 군부가 주범이라고 주장했지만, 관련 증거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대변인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영토 영공 영해에 대한 대한민국의 군사적 수단의 침범행위가 또다시 발견, 확정될 때에는 공화국 주권에 대한 엄중한 군사적 도발로 선전포고로 간주될 것이며 즉시적인 보복공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방성 대변인의 발표는 북한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에도 실렸다.
한편 한국 정부와 국방부에서는 북한이 ‘한국 군부가 무인기를 평양에 침투시켜 대북 전단을 살표했다’는 주장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관련 질의를 받자 “그런 적이 없다”고 부정했다. 이후 긴급회의를 거친 뒤 국감장에 다시 나온 김 장관은 “우리의 기본적 입장은 이러한 북한 주장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는 것”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이번 북한의 발표에 대해서도 우리 합동참모본부는 “확인해줄 수 없고,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밝혔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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