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큐어 조항이란 주주간계약에서 특정 주주가 지명한 의사에게 의결권 행사 등 일정한 행위를 하도록 지시하는 것을 말한다. 앞선 심문기일에서 민 전 대표 측은 어도어의 지분 80%를 가진 하이브가 프로큐어 조항을 강제해 어도어 이사들에게 대표 선임을 지시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하이브 측은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맞섰다.
재판부도 "프로큐어 조항은 주주가 이사에게 특정한 업무진행을 지시하고 이사는 그런 지시에 따를 것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회사에 대한 효력은 물론 그 계약 당사자 사이에 채권적 효력이 있는지조차 논란이 있다"며 "그렇다면 이 사건 조항이 유효해 채무자(하이브)가 채권자(민희진)에 대해 조항에 따른 어떤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는 본안에서 면밀한 심리를 통해 판단돼야 할 필요가 있고 현 단계에서 그 유효성을 전제로 이행을 명하는 데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민 전 대표 측은 "하이브와 체결한 주주간계약은 여전히 유효하게 존속 중"이라며 "주주간계약에 의하면 민 전 대표의 어도어 대표이사로서의 임기가 2026년 11월 1일까지 보장되므로, 민 전 대표는 어도어 이사들에게 2024년 10월 30일 예정된 어도어 이사회에서 민 전 대표를 대표이사로 선임해 줄 것을 재차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이브와 하이브가 선임한 어도어 이사들이 주주간계약을 위반해 민 전 대표를 어도어 대표이사로 재선임하지 않을 경우, 민 전 대표는 하이브의 주주간계약 위반에 따른 민 전 대표의 권리를 행사할지 여부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10월 29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민 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어도어 대표이사 재선임 가처분 신청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렸다. '각하'란 청구가 법률에서 정하는 요건에 맞지 않을 때 본안 판단 없이 사건을 종결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소송에서는 하이브의 '민희진의 업무상 배임' 주장과 민 전 대표의 '하이브의 뉴진스 죽이기' 주장의 정당성이 모두 판단되지 않았다. 주주간계약의 효력 여부도 관련 본안 소송에서 심리가 이뤄질 것인 만큼 이 소송에서 추가 논의된 것은 없다.
이에 대해 민 전 대표는 "이번 결정은 법원이 하이브의 주장을 받아들였다는 의미가 아니"라며 "주주간계약의 충실한 이행과 뉴진스와 어도어의 발전을 위해 하이브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